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인사이트.01_The Journey to Shared Value (1) – 우리는 공유가치를 왜 알아야 하는가?]를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tooltip text=”우리는 모두 공유가치(Shared Value)로 가는 여정” gravity=”n”]The Journey to Shared Value 시리즈는 기업의 사회공헌과 공유가치창출 그리고 사회적 기업 등 임팩트 비즈니스 영역에서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필자가 2013년 5월 보스톤에서 열린 첫 공유가치 전문가 과정(Affiliated Professional Network Training)과 제 3회 공유가치서밋(Shared Value Summit)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유가치와 관련된 지식과 생각을 공유하는 글입니다.[/tooltip]에 있습니다. FSG는 조금 빨리 출발했고 다른 이들은 약간 늦게 출발했지만, 모두가 여정 중이라는 사실은 동일합니다.”
FSG의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 대표는 30명이 조금 넘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컨설턴트들 앞에서 이렇게 공유가치 전문가 과정의 첫 강의를 시작했다.
그림 1. FSG의 마크 크레이머 대표의 공유가치서밋 발표 사진
필자는 지난 5월 보스턴에서 열린 제 1회 공유가치 전문가 과정과 3회를 맞이한 공유가치서밋에 참가했다. 그 중 전문가 과정은 전세계에서 모인 20곳이 넘는 기업사회책임(CSR),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 등의 영역에서 활동중인 전문기업의 대표들에게, 공유가치창의 주창 조직인 FSG(www.fsg.org)가 처음으로 본인들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자리였다.
세계 각지에서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지출하며 모인 만큼, 공유가치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자세가 모두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전통적인 기업사회책임 혹은 지속가능성 영역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들의 경우에는 혹시나 공유가치가 본인들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그간의 일을 평가절하하는 방향은 아닐까 하는 위기감으로 예민하게 반응하는경우도 많았다. 때문에 서두에서 언급하였듯이 공유가치가 완성된 개념이거나 수정될 수 없는 이론이 아님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이야기를 이끌었다. 아직 과정이며 여정이기 때문에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는 권고와 권면이었다.
그림 2. 공유가치 전문가 과정이 열린 찰스강이 내려다보이는 Museum of Science
이러한 자리에서 마크 크레이머 대표는 포르투갈의 항해술과 관련된 예시를 들어 공유가치에 대한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대는 기술 발달로 활동반경이 매우 넓어졌지만 과거에는 대부분의 여행이 가까운 지역으로 제한되었었습니다. 포르투갈은 그 시절에 오랫동안 무역을 지배했었습니다. 발달한 항해술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이후에 네덜란드 사람이 포르투갈에서 일하면서 항해술과 지도를 그리는 방법을 배우고 본국으로 돌아가서 이 기술을 통해서 큰 돈을 벌기도 했었죠. 이렇게 네덜란드와 영국 등이 세계로 뻗어나가게 된 역사가 시작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어떠한 행동을 위한 지식이 공개되고 확산되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지식을 공유하고 발전시킵시다. 그렇게 세상은 변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실제로 공유가치는 완전히 새롭게 창조된 신개념이 아니다. 그보다는 현상을 보고 그 현상을 관통하는 흐름을 잘 해석해서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정리에 가깝다. 분명히 포르투갈 이전에도 개별적인 소위 전문가들의 배를 운행하는 방법에 대한 기술은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뛰어나게 잘 하는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개별의 지식들이 통합되고 정리되었을 때 쉽게 다른 이들이 적용할 수 있고 확산되어, 결국에는 모든 사회가 개선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마찬가지로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에 대해서 네슬레를 비롯한 몇몇의 기업은 ‘공유가치’라는 단어가 생겨나기 이전부터 각자의 고민에 의해서 그러한 활동을 수행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이를 좀 더 일반적으로 정리해낸 지식의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적용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다.
대항해시대를 앞두고 그러했듯이 시대의 변화가 공유가치에 대한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고 느끼고 준비하는 기업과 전문가와 사회 및 정부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마크 크레이머의 발표에서 얻을 수 있는 또 한가지의 통찰은, 기업사회책임과 갈등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항해술을 깨닫고 적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해로의 이용이 아무리늘어난들 육로의 이동이 중요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비유에 다소 비약은 있겠지만, 공유가치는 기업의 전략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항해를 하기 위한 사회적 가치의 방법론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옳다.
때문에 기업사회책임이나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활동이 폐지되고 공유가치창출활동으로 대체된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각각 활동은 모두 기업에게 요구되고 있는 것이며, 장단점을 보완하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관점에서의 이해와 접근이 강조되어야 한다. 한국은 기업의 성장역사도 짧고 그만큼, 기업사회책임의 역사도 세계의 선진 국가와 비교하여 매우 짧다. 그럼에도 2011년 12월에 있었던 제 1회 동아비즈니스포럼을 위하여 마이클 포터 교수와 마크 크레이머 대표가 방한한 이래로 수많은 기업들의 주장과 언론은 물론 신정부의 국정과제에서도 공유가치와 관련된 이야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적 측면에서 보면 그리 품질 좋은 지식이나 사례가 생산 혹은 공유되고 있는것은 아니다. 공유가치와 거리가 먼 사례들이 단순히 워싱(washing)용으로 언급되고 있고, 충분히 좋은 시도들이 개발되기 이전에 인증에 대한 논의가 먼저 부각되고 있다. 마크 크레이머 대표가 강조하였듯이 이 지식은 좀 더 긴 호흡으로 명확하게 구축되고 이해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사회적 가치, 공유가치의 대양이 새롭게 활동의 장으로 활짝 열릴때 그 대양에 대한 항해술이 충분히 발달한 조직에게만 대양을 누빌 기회가 허락될 것이라는 사실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