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케이스.01_공유가치로 짓는 집 – CEMEX의 Patrimonio Hoy 사례 분석]를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전세계 경영 리더들이 CSV를 주목하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저마다 공유가치를 창출하고 있노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내용들을 들여다 보면 원래의 “공유 가치”(shared value)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점을 종종 발견한다. 공유 가치란, 사회적 이슈 혹은 문제에 대해 개선과 발전을 이루어내는데 기여하는 사회적 가치와 실제 재무제표 상 수치로 나타나는 분명한 경제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내고자 계획된 경영 전략 활동의 의도적인 결과물이지, 기업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에게 선의를 더 베푸는 활동, 혹은 사회적 가치 창출과 분명한 연결고리(linkage)가 부재한 비즈니스 활동을 일컫는 개념이 아니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비즈니스 혁신을 통해 저소득층의 주거(housing)라는 사회적 문제의 개선을 이루어낸 CEMEX의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Who? – CEMEX는 어떤 회사인가  

CEMEX는1906년도에 설립되어, 북미, 남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전대륙 50여 국가에서 생산 설비를 운영하고 있는 세계적인 건축 자재 공급 및 시멘트 생산 기업이다. 2012년을 기준으로 매출은 150억, 임직원 수는 약 5만 5천 명이며, 멕시코에서 전체 매출의 1/3 정도를 올리고 있다.

CEMEX는 시멘트의 고객을 크게 두 분야로 본다. 첫째는 일명 비공식 또는 자가 건축 분야(informal or self-construction segment), 나머지는 공식 건축 분야(formal construction segment)라고 부를 수 있는데, 첫번째 자가 건축 분야에 속하는 고객들은 저소득층 가정이 대부분인 스스로 집을 짓는(do-it-yourself homebuilder) 사람들이며, 두번째 공식 고객들은 건설 회사와 같은 대규모 구매자 혹은 중산층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가구들이 중심이었다.

또한 회사는 일찍부터 유통(distribution) 인프라에 투자를 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얻을 수 있었는데, 넓은 멕시코 국토를 아우르는 효율적인 배급망 구축과 중앙의 꼼꼼한 모니터링을 통한 정시의 제품 배달은 CEMEX의 전통적인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혀 왔다.

 

Why? – 그들이 변화를 고민하게 된 계기 

CEMEX는 1990년대까지 법적으로 보호 받는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 가격만으로 경쟁하면서 시장 점유율 65% 이상을 누리고 있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법적인 보호 장치들이 사라지면서 다국적 기업들과 가격 외의 다양한 경쟁 요인에 함께 노출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와 더해 1994년~1995년에 있었던 멕시코의 경제 위기 시기, CEMEX는 전체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내수 시장에서 큰 타격을 맞는다. 특히 공식 고객 분야(formal segment)에서의 매출이 50%나 급감하였는데, 이에 비해 자가 건축 고객 분야의 매출은 10~20%의 비교적 적은 감소폭을 보였다. 이러한 위기를 겪으며 CEMEX는 공식 고객 분야에 대한 매출 편중을 줄이고, 고객 분야를 고르게 가져가는 보다 안정적인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는다. 그러나 자가 건축 고객의 거의 대부분은 멕시코의 저소득층이며, 멕시코 인구의 60%가 일일 소득이 5달러 미만인 상황에서 자가 건축 고객 분야에 대한 사업 전략을 어떻게 구상하고 실행할지는 경영진들에게 여전히 미스테리였다.

 

What? – 무엇이 문제였는가

이러한 위기 상황과 새로운 전략 과제를 받아들고, 경영진은 약 1년 간의 면밀한 시장 조사를 지시한다. 이를 통해 그들이 발견한 것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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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CEMEX의 시장 조사

 

CEMEX의 조사에 따르면 자가 건축 고객 분야는 멕시코 시멘트 전체 소비량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5억~6억 달러 수준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이들 대부분의 주거 환경은 그 퀄리티가 매우 낮아 평균적으로 6명에서 10명에 이르는 가족이 질 낮은 벽돌, 혹은 녹슨 철판이나 골판지 등으로 지어진 방 하나의 주택에서 함께 사는 수준에 이른다. 이러한 환경은 가족간의 불화와 아이들의 가출과 같은 또다른 사회적 문제를 연쇄적으로 야기한다.

이와 같이 스스로 집을 짓는 저소득층 가정들을 주요 고객으로 재인식하는 것은 결국 이들의 수요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를 분명하게 파악하는 작업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CEMEX는 전략 구상과 실행에 있어 몇 가지 중요한 고려점들을 도출한다.

그 첫번째는 이들이 신용과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권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저축 예금을 영위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충분한 소득을 올리지 못하기에 멕시코의 저소득층은 우리나라의 계와 유사한 “tanda”라는 방식의 공동 저축을 통해 돈을 모으는데, 이 방식은 적절한 수입/지출의 관리와 예측이 가능하지 않다. 이러한 저축 방법은 결국 다른 문제들의 근본 원인이 되는데, 우선은 꾸준히 구매력을 비축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택을 짓고 있다가도 시멘트가 떨어지거나 다른 자재가 부족해지면 필요한 재료를 바로 구매하지 못한다. 이렇게 공사의 진행이 끊기면 전반적인 관리가 소홀해지고 이 과정에서 자재가 상하거나 도난 당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결과적으로는 주택 완성에 지나치게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한 가족이 하나의 방을 짓는데 4년, 네 개 방을 가진 주택을 완성할 때 평균 16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 집을 짓다보니 구매력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들 스스로 효율적 자재 관리가 어렵고, 완성된 주거 환경의 수준 또한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CEMEX는 이러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전략을 필요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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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멕시코 저소득 지역의 일반적인 주거 환경

 

How? – 그들은 어떻게 문제를 풀었길래 

CEMEX는 이에 대해 1998년 “Patrimonio Hoy”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Patromonio Hoy는 영어로 “Property Now” 또는 “Savings Now”라고 번역될 수 있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자가 건축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파이낸싱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한 고객들은 주택 건설을 할 때 CEMEX를 통해 담보 없이 고정금리로 대출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수입을 저축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금융지원 서비스가 대출 혹은 저축만 지원하는데 비해 Patrimonio Hoy는 이 둘을 동시에 가능케 한 것이다. 프로그램의 운영은 tanda 방식을 활용하여 세 가정을 한 그룹에 묶고, 각 그룹의 가정이 돌아가면서 동일한 금액을 매주 소액 상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한편 CEMEX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유통업자와 CEMEX와의 독점 계약을 맺는 것을 조건으로 내건다. 일반적인 건설 자재 유통 마진이 평균 15%인데 비해, 이러한 관계는 마진을 12% 수준으로 떨어뜨리지만 이러한 손실은 시멘트 뿐만 아니라 최고 45%까지 훨씬 높은 마진을 갖는 모래와 자갈 같은 기타 건축 자재에 대한 꾸준한 수요 덕분에 상회되며, 따라서 유통업자들은 프로그램에 높은 참여의사를 보였다. 이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CEMEX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가정들이 구매하는 자재의 품질 보전과 안전한 보관 뿐만 아니라 적정 시기의 공급과 배달을 가능케 하여 이들이 기존에 겪었던 문제를 해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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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건축 플랜에 대해 상담하는 참가자 부부

또한 CEMEX는 “Cell”이라는 단위를 개발하는데, 이는 약 2만 가구로 구성된 커뮤니티 혹은 5천명의 고객을 목표로 나눈 지역을 의미한다. 본사는 한 cell에 대해 1명에서 4명의 관리자를 배치하는데, 이들은 건축가, 엔지니어, 기술 어드바이저, 자재 공급자와 같은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이들은 프로그램에 가입한 가정이 보다 질 높은 주거환경을 완성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지원, 예를 들어 건축 기술 자문, 자재 관리 팁, 시공 스케줄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CEMEX는 각 cell에 8명에서 12명까지의 프로모터(promoter)를 선발하는데, 이 프로모터는 해당 지역사회에서 넓은 대인관계를 가진 개인이다. 이들은 각 가구를 방문하고 입소문을 내는 프로그램의 홍보 대사이자 판매원이며,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가구수를 성과로 소정의 보수를 받는다.

 

Results & Returns? – Patrimonio Hoy의 결과와 성과는 

비록 CSV라는 이름으로 그 개념이 발표되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이지만, CEMEX의 Patrimonio Hoy는 효과적으로 공유가치를 창출한 전략 활동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Patrimonio 프로그램의 직접적인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저소득층이 기존에 접근할 수 없었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함
  • 합리적이고 고정적인 가격으로 주택 건설 자재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
  • 프로그램 가입자 입장에서 건설 비용을 평균 30%, 건설 기간은 60~70% 감소시킴

그렇다면 공유가치 측면에서, 동 프로그램이 실제적인 비즈니스 가치 창출과 저소득층의 주거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개선을 어느 정도 이루어내었는지 살펴보자.

 

Business Impact

재무적 성과 측면에서 동 프로그램은 2004년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였고, 이후에는 자체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을 내고 있다. 특히 건설 경기의 침체 속에서도 동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60만톤씩 안정적인 시멘트 판매량과 약 7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비자 만족도가 80%를 상회하며, 입소문을 통한 추천으로 프로그램 참여한 가정이 60%에 달하는 등 매우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쌓게 되었는데, 이와 더불어 CEMEX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의 평판이 매우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CEMEX는 동 프로그램을 통해 UN Habitat Business Award 뿐만 아니라 전세계 각국의 다양한 기관에서 지속가능경영과 사회공헌 관련 우수 케이스로 수상 받기도 하였다.) 한편 동 프로그램은 오늘날 새로운 CEMEX가 새롭게 진입하거나 시장 지위 확대를 목표하고 있는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등의 멕시코와 유사한 환경을 갖춘 중남미 국가에서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Social Impact

사회적 성과 측면에서 동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265,000,000명에게 주거환경 개선의 기회를 제공하며 빈곤경감에 기여한것으로 조사된다(2011년 기준). 한편 지역 경제와 관련하여서도 동 프로그램은 프로모터 등을 통해 상당 수준의 고용 창출을 달성하였으며, 누적 금액이 1억 3천 5백만 달러(US)에 달하는 마이크로파이낸싱 대출을 집행한 가운데 정시 상환율을 99% 이루었다. 더나아가 이렇게 집을 지은 프로그램 참여자 중 대략 ⅓은 집 혹은 여분의 방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데에 활용하는 등 개선된 주거 환경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적 기회를 잡고자 한다.

또한 동 프로그램은 프로모터의 95퍼센트에 달하는 여성 중 절반이 근로경력이 전무했다는 점에서 소득 보장과 직업 훈련을 통한 여성 역량 강화에 큰 기여를 한것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관련 프로젝트를 파생시킴으로써 그 공익적 기여의 폭을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 Patrimonio Hoy Escolar는 학교를 짓는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발전한 예시이며, 이를 통해 500개 이상의 지역 공립학교의 교실, 화장실, 스포츠 설비를 포함한 인프라를 개선된 것은 물론, 멕시코 정부와 공공 인프라 구축에 대한 사업 파트너가 되어 지방 정부들이 실행하지 못하고 있었던 도로 포장 등의 공공 시설 개발 프로젝트를 협력 수행하는데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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