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케이스.03_요구르트와 함께 판매하는 건강 – 그라민-다농(Grameen-Danone)의 사례 알아보기]를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유제품 생산업체 다농 그룹(Groupe Danone)은 우유, 유산균 발효유 등의 유제품 가공업과 생수 사업를 전문으로 하는 그룹으로, 요구르트 브랜드 다농 외에도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볼빅(Volvic), 에비앙(Evian), 바두와(Badoit) 등의 생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리스트에서 29위에 오른적도 있는 규모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유럽, 미국 등지에서 다양한 낙농제품 및 생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다농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계적 낙농기업으로서의 자부심과 경쟁력을 한차원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보다 혁신적인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 전략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CSV 영역은 대기업으로서 가질 수 있는 인적, 재정적 자본과 노하우만으로 문을 두드리기에는 다소 문턱이 높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농이 그 문턱을 넘어 대기업이 공유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가장 혁신적인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손 잡기’였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진부한 속담이 시대를 넘어 이어질 수 있는 것은 ‘협력’의 가치가 시대를 뛰어넘어 의미를 창출해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농이 CSV라는 새로운 과제를 함께 넘기 위해 잡은 손은 바로 그라민 뱅크의 설립자 무하마드 유누스였다. 2006년, 방글라데시 소재 그라민 -다농(Grameen-Danone) 컴퍼니의 설립은 바로 이와 같은 배경에서 시작되었다.

그라민-다농, 무엇을 어떻게 팔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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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민-다농(Grameen Danone)은 마이크로크레딧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무하마드 유누스의 그라민 뱅크와 다농의 합작으로 설립된 방글라데시의 유제품 기업이다. 다농이 공유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집중한 역량은 다른 특별한 영역이 아닌, 다농의 기존 핵심사업 분야였던 유제품 사업이었던 것이다.

그라민-다농이 설립되기 전 방글라데시는 약 50%의 아이들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을 정도로 아동 영양 상태가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건강한 신체를 갖춘 성인으로 자라나서 사회의 성장 동력이 되어야 할 어린 아이 두 명 중 한 명이 영양실조일 정도로 열악한 국민 건강 실태는 방글라데시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였다. 그러나 당시 방글라데시는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을 위한 영양 대책을 세우기에는 공공 섹터의 역량이 역부족이거니와, 민간 섹터의 일반 기업이 아이들의 영양을 위한 식품 또는 제품을 만든다 한들 이를 구입할 능력이 없는 빈곤층에게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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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영양실조 문제가 심각한 방글라데시

 

이러한 상황에서 유누스는 다농에게 문제 상황 완화를 위한 가장 우선적인 노력으로 적정한 이유식 제품의 생산을 제안하였다. 이에 따라 다농은 그라민-다농을 통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담긴 요구르트를 생산하는 것에 주력하기로 결론을 내리고, 이를 위한 생산 공장들을 방글라데시에 건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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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그라민-다농의 요구르트 '샥티도이'를 들고 있는 방글라데시 사람들

 

처음 공장이 설립된 곳은 수도 다카(Dhaka)에서 200km 북쪽에 위치한 보그라(Bogra)였다. 그라민-다농은 아이들을 위한 각종 필수 영양소가 풍부하여 한 컵으로 아이들에게 1일 영양 섭취 권장량의 30%를 제공함으로써 매주 2개만 꾸준히 먹어도 영양실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구르트를 개발하였고, 이것을 한 개당 6 BDT(약 0.06유로), 한국 돈으로 약 80원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지역 공장에서 생산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더 나아가 공장에서 일하는 농부들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의 농촌 공동체와의 통합으로까지 나아가게 되었는데, 이는 마진을 적게 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농부 한 명이 한 주당 약 60달러(USD), 방글라데시 시골 지역에서는 상당한 액수에 해당하는 임금을 벌 수 있게 함으로써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라민-다농은 이러한 방법을 통해 제품 판매 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방글라데시 지역사회와 경제에 기여하며 그 속으로 융합되어 갈 수 있었다.

그라민-다농의 아동들을 위한 요구르트는 작은 삼륜 배달차를 통해 지역의 시골 마을들로부터 매일 배달되어 오는 우유와, 지역에서 재배한 설탕과 다른 재료들을 합쳐 만들어진다. 만들어진 요구르트는 해로운 박테리아가 포함되어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며, 또한 냉장고를 가진 사람이 많지 않은 방글라데시의 지역 특성상 냉장고 밖에서 1주일까지 신선하게 보관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영양소들이 첨가된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요구르트 중 일부는 가게로 이동되어 판매대에 진열 되지만, 무엇보다도 그라민-다농의 특징은 이 요구르트들을 여성 판매원들이 마을로 직접 배달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요구르트 아주머니들과 유사하게 요구르트 가방을 가지고 지역 마을을 순회하는 여성 판매원들은 그들 자체적인 조직을 이루고 있으며, 이들이 마을에 처음 방문할 때에는 다농의 대표들까지 함께하여 요구르트의 영양을 설명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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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샥티도이' 요구르트를 판매하고 있는 여성 판매원

 

이렇게 판매되는 요구르트 브랜드는 뱅갈어로 에너지를 뜻하는 '샥티도이(Shoktidoi)'로, 실로 어린 아이들의 영양 상태를 바로잡아 아이들에게 에너지를 충전시켜줌으로써 방글라데시 사회, 더 나아가서는 다음 세대의 세상을 위한 에너지를 더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라민-다농, 기업이 추구하는 공유가치의 본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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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민-다농의 사례는 기업이 추구할 수 있는 공유 가치의 두 가지 성격에 대한 명확한 함의를 품고 있다. 우선은 방글라데시 농촌지역 빈곤층 아동들의 취약한 영양 상태를 개선하는 것에서부터 우유를 공급하는 농부 및 여성 판매원들에 대해 고용을 창출하고 구매력을 증가시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까지, 방글라데시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해낸 것이 그 첫번째이다. 한편, 기존의 낮은 구매력으로 인해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았던 서남아시아 지역에 “그라민”이라는 존경받는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저렴한 가격과 영양 개선이라는 사회적 명분을 갖춘 프로젝트를 통해 큰 저항 없이 성공적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한 것이 그 두번째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사업을 통해 방글라데시 아동들의 영양 상태와 관련 지역사회의 경제적 여건이 개선되었음은 물론, 다농이 2008년 경제 위기 속에서도 성장과 상승세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굳혀나갈 수 있었던 하나의 동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라민-다농은 다국적 대기업의 합작을 통한 성공적인 CSV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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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샥티도이' 요구르트를 먹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아이들

 

다국적 대기업은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풍부한 인적, 재정적, 기술적 자본과 노하우로써 기존의 시장에서의 경쟁해 왔으며 이를 통해 본인들만의 핵심 역량과 자산을 구축한다. 하지만 변화하는 경영 환경, 그리고 사회적 문제가 점차 심화되는 오늘날은 이러한 기존의 역량만으로는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going concern) 관점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한다. 즉, 기존의 역량과 자산을 단순 이윤 창출을 위한 툴로만 사용해서는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돌파구는 이윤 창출을 통해 시장에서의 경제적 가치를 추구함은 물론이거니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까지도 동시에 창출해내는 공유가치 전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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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가치는 그가 세상으로부터 무엇을 받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가 세상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 Albert Ei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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