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물을 샀더니, 기부를 하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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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하여 보광훼미리마트와 CJ제일제당이 손을 붙잡고 함께 미네워터 바코드롭(BARCODROP) 캠페인을 펼쳤는데, 편의점 음료수 코너 앞에 서면 수많은 종류의 생수가 진열된 틈에 물방울 모양의 파란색 바코드를 부착한 특이한 페트병을 본 기억을 되살리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네워터 바코드롭 광고

 

아프리카에서 깨끗한 식수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후원하고자 시작된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은 해당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캠페인에 참여하고자 하는 경우, 계산 시에 물방울 바코드를 추가로 찍어 생수의 원래 가격에 기부금 100원을 추가로 지불하게 된다. 이렇게 소비자가 100원을 기부하면, 상품의 제조사인 CJ제일제당과 유통사인 훼미리마트도 각각 100원씩 덧붙어 총 300원을 깨끗한 물을 후원하는데 기부하여, 결과적으로  소비자 1명이 캠페인에 참여할 때마다 300명의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영리 기업과 비영리조직이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은 매출 증가, 브랜드 인지도 향상, 고객 확보 등과 같은 혜택을 보고 비영리조직은 후원금 증가, 코즈 혹은 비영리 기관의 미션 홍보, 새로운 후원자 확보와 같은 결과를 수확하여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는 이러한 마케팅방식을 바로 “코즈마케팅”이라고 하며, 미네워터 바코드롭은 바로 코즈마케팅의 좋은 사례에 해당한다. 

코즈마케팅, 아메리칸익스프레스사의 기념비적인 시도 이후 꾸준히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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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즈마케팅의 시초는 1983년 미국에서 아메리칸익스프레스사가 자사의 카드 신규 고객이 늘어날 때마다 1달러, 그리고 기존 고객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로 거래할 때마다 1센트를, 당시 심하게 훼손되어 있던 자유의 여신상 복원 프로젝트에 기부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신규 카드 발급 건수와 거래 빈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으며 총 170만 달러를 복원 사업에 기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최근에는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적 환경적 이슈를 위해 기부하는 이러한 코즈 마케팅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자유의 여신상 복원이라는 공익적 성격이 강한 이슈, 따라서 비영리조직이나 정부가 손을 뻗쳐야 한다고 간주되는 이슈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획기적인 시도였다. 그 이후로 코즈마케팅은 꾸준히 변화를 거듭하며 진화해 왔는데, 아직 코즈마케팅에 대해 익숙치않은 독자들을 위해 얼마전 미국과 캐나다에서 선보인 우수 코즈마케팅 사례 하나를 더 살펴보도록 하자.

 

Coca Cola와 WWF 의 Arctic Home: 코카콜라 캔이 흰색일 수 있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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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ner Brothers 영화사에서 제작한 코카콜라의 Arctic Home 광고. 뛰어난 영상미도 중요한 감상 포인트! 

 

코카콜라의 트레이드 마크 북극곰이 위기에 처했다면? 세계야생동물기금(World Wildlife Fund, WWF)과 코카콜라가 북극곰을 보호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잘 알고 있다시피 북극곰을 자사의 광고에 꾸준히 사용해 온 코카콜라에게 이 동물은 현재 산타클로스와 함께 브랜드를 상징하는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북극곰은 목마를 때 코카콜라 마시는거 아닌가요…???) 코카콜라는 지난 5년 동안 야생 동물, 특히 북극곰이 지구 온난화로 서식지가 사라지는 위기에 처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WWF를 지속적으로 후원해 왔는데, 특히 지난 겨울 시즌동안에는 코카콜라에서 매우 이례적인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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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코카콜라 캔, 빨간색을 버리고 처음으로 흰색을 입었다!

 

2011년 1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진행된 Arctic Home 캠페인 기간 동안 코카콜라는 역사상 처음으로 자사의 아이콘인 빨간색을 과감히 버리고 하얀색 캔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였다는 사실! 소비자들은 이 하얀색으로 탈바꿈한, 북극곰을 위한 관심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새겨진 코카콜라 캔의 포장지 안에 새겨진 코드를 문자 메시지로 전송하여 기부에 동참하면서 북극곰을 돕기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이 1달러를 기부할 때마다 코카콜라는 WWF에 우선적으로 200만 달러를 기부한 것과 별도로 최대 1백만 달러까지 추가로 기부하기로 약속한다. (캠페인이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진행되어 한국에서는 직접 볼 수 없었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하다) 

코즈마케팅의 허와 실을 뜯어보자! : 임팩트씨 vs 스퀘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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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구체적 사례를 통해 맛을 본 코즈마케팅, ‘사회적으로 좋은 일’에 기업이 동참한다고  반기는 이들도 있지만 적잖은 이들이 코즈마케팅에 회의적인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업이 ‘착한 이미지’를 활용해서 기업의 이윤만을 늘리는 것일 뿐 진정으로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주장부터 시작해서 실제로 기부되는 돈보다 마케팅 홍보 비용에 사용되는 비용이 더 나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라는 비난까지 그 내용과 범위도 다양하다. 그리고 여기, 임팩트스퀘어에서 일하고 있는 임팩트 씨와 스퀘어 씨도 코즈마케팅에 대해 서로 의견 차이로 각을 세우고 있다는데… 이 둘의 코즈마케팅에 대한 맞짱토론 현장을 엿보면서, 과연 코즈마케팅을 둘러싸고 어떤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앞으로 이어지는 대화 는 SSIR 에 University of Nebraska at Omaha 의 공공 정책대학원 조교수로 있는 Angela M. Eikenberry가 2009년에 기고한 <코즈마케팅의 숨겨진 비용 (원제: The Hidden Costs of Cause Marketing)>과  이  글에 대한 반론으로 Cause Marketer’s Journal 에 실린 <코즈마케팅을 변호하다(원제: Defending Cause Marketing)> 의  내용을 참고로  하여, 필자가 (이해하고 해석한 내용을 덧붙여) 임의로 각색한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 

 

임팩트 스퀘어씨, 안녕하세요. 코즈마케팅에 대한 저의 생각을 먼저 말씀드릴게요. 전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코즈마케팅의 핵심은 바로 사회적인 이슈와 영향력을 고려하여 소비 생활을 하는 소비자들의 등장에 있다고 봐요. 상품을 구매할 때 가격, 퀄러티, 브랜드에 신경을 쓰는 것 뿐만 아니라 나의 구매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환경젹 영향력을 덧붙여 고려하기 시작하는 거죠. 많은 연구 결과들이 소비자들이 실제로 윤리적인 공정 과정을 거친 상품, 코즈와 연계된 상품에 대해 그렇지 않은 상품 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어요. 

스퀘어 네 저도 이전 세대와는 다른 소비자 그룹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는 지나치게 이들의 중요도가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요.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매를 할 때 디자인, 가격, 브랜드와 같은 요소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뿐, 이 상품이 윤리적 기준을 준수하여 만들어졌는지, 환경 오염에 어떠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등의 이슈는 매우 사소한 문제에 불과할 거라 보이는데요. 

임팩트 중요한 점은 이러한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거에요. 극단적으로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현대인들에게 소비 행위는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증명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았죠. 또한 베이비붐 세대 이후의 현재 젊은 세대들은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관심을 표현하는 방식 역시 이전 세대와 달라요. NGO 혹은 비영리기관에 가입하거나 그 외 조직적인 사회 및 정치 활동에 참여 하는 대신 이들 보다 유동적이고 자유로우며 개인적인 방법을 선호하죠. 이들이 정치나 사회적인 문제에 무관심해진 게 결코 아니에요. 다만 이들이 사회적 이슈에 관여하는 형태와 방식이 변한 것 뿐이죠. 저는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 양상이 목적(purpose)을 생각하는 소비, 윤리적 소비, 소비자 자선(consumer philanthropy)인데요. 같은 조건일 경우, 비영리단체를 후원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고자 하는 이들은 사회적 이슈에 대응하는 것과 소비 행위를 별개의 것으로 구분하지 않고 행동해요. 그렇기 때문에 코즈마케팅에 주목해야 하는 거죠. 

스퀘어 네, 임팩트씨 의견 잘 들었습니다. 임팩트씨가 코즈마케팅의 부상 배경에 대한 설명을 해 주셨다면 저는 코즈마케팅의 부정적인 면에 이야기해 보고 싶은데요. 소비자들의 힘을 이용한 자선이라는 새로운 모델은  이상적인 솔루션으로 보일 수 있어요. 기업은 이윤을 높일 수 있고 좋은 평판까지 누리는 효과도 볼 수 있고 브랜드 이미지도 높아지죠. 코카콜라는 북극곰의 서식지 북극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착한’ 이미지를 가져가고 Arctic Home 캠페인으로 호기심에 하얀색 코카콜라 캔을 구매하고자 몰린 소비자 덕분에 경제적인 이윤도 톡톡히 봤을 거에요. 자선 단체 역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기부금을 모으고 소비자들을 교육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또한 소비자들 역시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한 것 같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니 매우 이상적으로 보이죠. WWF 가 코카콜라와의 캠페인으로 얼마나 많은 홍보 효과를 누렸겠어요, 후원금 증가는 말할 것도 없죠.

하지만 이러한 모든 야단 법썩이 정말 중요한 문제, 즉 전반적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는 조금 다른 문제라 생각해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빈곤, 교육 불평등, 지구 온난화 같은 사회적 문제들은 콜라 한 캔을 사서 기부금을 늘리는 방법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게 결코 아니에요.  마치 물건을 몇 개 구매하면 마술을 부리듯 쉽게 빈곤, 실업, 교육 불평등, 주거 문제, 환경 오염이 뚝딱 해결될 것처럼 접근하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요즘 코즈마케팅을 바라보고 있자면, 마치 ‘착한 소비’를 더 많이 하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듯한 인상을 받는 걸 어쩔 수 없네요. 

많은 소비자들은 사실 코즈마케팅에 참여하면서도 세상의 문제를 바로잡는데 관심 없는 경우가 많아요. RED 프로젝트의 상품을 에이즈 퇴치에 뜻이 있어서 구매한 소비자도 물론 있겠지만, 상당 수는 그러한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빨간색이 좋아서 물건을 구매했을 수도 있다는 거에요. 이걸 과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임팩트 코즈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이 지나치게 쉽게 사회적 이슈에 접근하고 있으며, 마치 저절로 사회적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인식하게 되는 점에 우려를 표현하셨는데요. 솔직히 저도 기부 요청을 받을 때, 제가 의미있는 코즈를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 이상으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아요. 만약 이것이 문제가 된다고 보신다면 스퀘어 씨는 모든 자선 기부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과 적절한 솔루션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선 잘 모르겠는데요. 그리고 사실 현실은 스퀘어씨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에 더 가까워요. 현재 비영리기관이 기업의 자선으로 거두어들이는 모금액은 전체 모금액의 5-15%에 불과해요. 이 중에서도 코즈마케팅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금액은 그 보다 당연히 적을테니, 스퀘어씨의 표현대로 라면 계산대에서 지나치게  "가볍게" 동참하는 이들은 전체 자선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에 비해 매우 미미하답니다. 직접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고 봉사활동으로 참여하는 이들도 있을테고, 코즈마케팅 같은 캠페인에 참여하는 정도로만 자선에 동참하는 이들도 있는 것인데 스퀘어씨의 발언은 마치 모든 이들이 진지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자선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스퀘어 흠, 그런 점도 있지만 사실 제가 더 우려하는 부분은 그러한 관점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사회적인 문제에 개인적인 접근만을 솔루션으로 강조하면서 정말로 시급하고 중요한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관심과 자원들을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볼게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코즈마케팅 중 하나는 유방암 치료와 예방을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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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Susan G. Komen 재단을 후원하는 Race for the Cure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분홍색 리본은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방암 코즈의 심볼로 자리잡았다. 

 

1991년 부터 Susan G. Komen 재단이 Race for the Cure 캠페인에서 분홍생 리본을 나누어 준 것을 계기로 핑크리본을 내걸고 코즈에 호소하는 제품들이 넘쳐나기 시작했죠. 미국에서는 이정도로 강력한 코즈도 없을 거에요, 코즈 마케팅의 성과로만 본다면 말이에요. 제품의 양만을 본다면 마치 유방암이 오늘날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질병이라도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미국의 여성 사망을 유발하는 가장 심각한 병은 심장병이에요. 유방암에 쏠리는 집중적인 조명 때문에 오히려 더 해결이 시급한 문제는 등한시되고 있진 않을까요. 

임팩트 미국의 대표적 비영리 기관들이 대중의 관심을 그들의 캠페인에만 집중시키는 사례를 보면 스퀘어씨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에요. 하지만 코즈마케팅이 사람들의 관심을 양극화시킨다기 보다는 사람들의 관심 분포를 코즈 마케팅이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사실 사람들이 신경 쓰는 코즈의 경중에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코즈마케팅으로 인해 더 중요한 문제가 밀려난다기 보다는, 코즈마케팅을 통해 대중이 관심을 갖고자 하고 더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슈가 드러나는 것에 다 가깝다고 생각하는데요. 

스퀘어 전 아직도 기업들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이슈를 정해서 사회의 우선순위가 아닌 기업의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코즈의 우선순위 분포도를 그리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드네요.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또 제기해 보죠. 1999년 Karen Flaherty 와 William Diamond 교수의 연구 결과(Karen Flaherty and William Diamond, “The Impact of Consumers’ Mental Budgeting on the Effectiveness of Cause-Related Marketing,” 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 Conference Proceedings, 10, 1999: 151-52) 에 따르면 코즈마케팅이 순수 기부 활동 참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쉽게 말해, 코즈마케팅으로 ‘착한 상품’을 구매한 것을 소비자들은 기부와 동일한 행동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그들이 비영리단체에 직접 기부하는 행위는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40 짜리를 구매하여 그 수익금의 1%를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는 캠페인에 참여한 소비자는 평소 같으면 비영리단체에 $10를 기부했겠지만, 코즈마케팅으로 자신은 이미 기부를 한 적이 있다고 생각해 직접 기부 금액은 줄어들 것이란 연구였죠. 

임팩트 스퀘어씨, 주장의 근거로 코즈마케팅과 순수 기부가 대체 관계에 있어서 한 쪽이 늘어나면 다른 한쪽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하셨는데, 그렇다면 저도 할 말이 있죠. 사실 그 연구들은 실험실에서 가상의 상황을 가정하고 진행한 결과에 근거한 것이며 둘이 전혀 상관 관계가 없다거나, 혹은 한 쪽이 늘어나면 다른 한 쪽도 늘어나는 보완 관계에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도 많아요. 그래서 이 화제에 대해서는 한 쪽만의 연구 결과로 주장하는건 어려울 것 같네요. 

스퀘어 상반된 연구 결과 중 어느 것이 현실을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군요. 그럼 다음 문제로 넘어가죠. 저는 코즈마케팅이 기업이 행하고 있는, 인류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활동을 모호하게 가려버리는 건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요. 핑크리본 제품을 가지고 다시 예를 들어 말해보죠. 만약 소비자가 $6짜리 핑크색 스폰지밥 인형을 샀다고 쳐봐요. (핑크리본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는 제품이니, 수익금의 일부는 유방암 관련 코즈를 위해 사용되겠죠)  하지만 이 제품이 사실 암을 발생시키는 독소와 기타 환경 오염물질을 유발한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왜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거죠? 소비자 자선주의는 소비자들이 사실상 구매를 통해 해를 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좋은 일을 했다는 잘못된 만족감을 주는 착각을 일으키죠. 애초에 문제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고민하고 그것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문제가 일어나는 시장의 상태는 그대로 두면서 물건을 구매하기만 하면 문제가 해결된 듯한 기분에 젖는 잘못된 감상에 빠진다는 게 문제에요.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에서 100원을 더 낸다고 해서 도대체 어떻게 300명의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건지 전 모르겠는데 소비자들은 이런 고민을 안하는 걸까요?  정말 생수 한 병을 샀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잘못된 착각만 심어주는건 아닐까요? 이렇게 해서는 절대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어요. 건드려야 하는 문제의 원인을 보는데 소홀하니까요. 

임팩트 그 부분에 대해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죠. 저는 결코 코즈마케팅 ‘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코즈 마케팅이 사회적 문제에 접근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 중 ‘한 가지’ 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보는 것이죠. 저도 결코 ‘더 많은 소비’ ‘더 좋은 소비’ 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복잡한 사회 문제를 규명하고, 원인을 밝혀서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고 소비자 뿐만 아니라 정책 전문가, 정부 관계자, 기업, NGO, 비영리가 협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스퀘어씨는 코즈마케팅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마치 이러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고, 그리고 이러한 접근의 중요성에 공감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것처럼 들리는데 두 가지가 상충되는 방식이 아니며, 오히려 함께 추진할 때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봐요. 

스퀘어 그렇군요. 그 지점에서는 임팩트씨와 이야기를 해 보니 저희 둘이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반갑네요. 그렇지만 가끔씩은 코즈마케팅에서 코즈를 위해 순수하게 지출되는 돈 보다 코즈마케팅을 홍보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주객전도가 된 듯한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요. 기업의 진정성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이 될 수 밖에 없죠. 

임팩트 네 그부분은 코즈마케터들 역시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코즈마케팅의 전통적 방법 중 하나인 쇼핑백을 사용한 방식이 최근에는 페이퍼리스 행사로 전환하는 등 더 나은 코즈마케팅을 만들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업과 비영리조직 모두 노력하고 있다고 봅니다.

스퀘어 그렇군요. 그러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건 반가운 이야기네요. 자, 이제 슬슬 저희 논의를 마무리지을 때가 된 것 같은데요. 임팩트씨와의 토론을 통해 제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점도 있어 개인적으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코즈마케팅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의 차이는 있지만요. 제가 코즈마케팅에 회의적인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실제 사람들'과의 접촉이 없이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공감과 의지가 발생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직접 문제의 현장에 가서 현실을 목격하고 부딪히고 움직이는 '행동'이 중요한데, 신용카드를 좋은 코즈를 위해 몇 번 긁는 건 그러한 '살을 맞대는' 경험에 비하면 제 눈에는 너무 피상적으로 보이거든요. 기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단체에 코즈마케팅을 통해 참여하는 것과 직접 빈곤 현장에 가서 왜 기아 문제가 발생하는지 보고 느끼는 건 사실 많이 다른 문제잖아요.

임팩트 그렇죠. 저도 코즈마케팅의 열렬한 지지자이긴 하지만, 스퀘어씨가 말하는 현실과의 직접적인 접촉, 공감 등의 중요한 이슈가 희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스퀘어 덧붙여서, 코즈마케팅을 통한 기업 자선 뿐만 아니라 기업은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에게도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직원들에게 공정한 수준의 임금을 지불하고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근로 조건을 제공한다든가 환경적으로 더 친화적인 제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한다든가 공정 무역 관행을 지킨다든가 하는 이슈 말이에요. 기업이 코즈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유방암, 빈곤, 교육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면서도 정작 기업 내부 직원들이나 지역사회, 글로벌 사회에 기업 자신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는 모습이 모순적으로 보이거든요. 이 둘이 병행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네요. 

임팩트 네 사실 스퀘어씨 말씀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장기적으로 다다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최종 목표이자 조금은 이상적인 목표라고 생각되는 데요. 기본적으로 코즈마케팅은, 기업이 착한 일을 하기 위해 펼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이익을 위해 추구하는 활동이라는 전제를 인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기업 역시 자신의 이익 – 그것이 무엇이든간에 – 을 위해 움직이는, 자율권을 가진 조직이잖아요. 그런 기업들에게 공공적인 선을 기업의 이윤보다 우선시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거겠죠. 기업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면서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기본적인 기준을 따르지 않는 기업들은 자연스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판매,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기 때문에 변화하는 소비자와 사회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거죠. 저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코즈마케팅 붐이 이러한 좀 더 장기적인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맞짱토론을 마무리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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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코즈마케팅 맞짱토론, 어떻게 보았는가? 초반부에는 둘의 입장 차이가 분명했고 그것은 토론이 끝날 때까지도 변하지 않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상대방의 의견을 부분적으로 수용하거나 혹은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서 서로 공유하는 지점을 넓혀간 수확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티즌 컨슈머(citizen consumer)들의 부상에 주목하며 코즈마케팅이 기업, 소비자, 비영리가 함께 사회적인 문제에 맞서는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그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는 임팩트씨, 반면 사회적 이슈의 성격을 단순화시키고 그 해결 방법을 지나치게 개인화시키며 기업의 비즈니스에만 결부시키는 움직임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는 스퀘어씨! 둘 모두 나름의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였는데 여러분은 어느 쪽에 더 공감을 하며 보았는지 궁금하다. 어느 한 쪽이 절대적으로 옳고 그르다기 보다는 결국 (기업의 힘을 잘 활용하여) 사회를 더 이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한 공동의 목표에 합의한다면, 어떤 접근을 취할지에 대해서는 좀 더 유연한 자세를 취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코즈마케팅의 향방을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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