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s type=”horizontal”] [tabs_head] [tab_title]기고자 프로필[/tab_title] [/tabs_head] [tab]

박찬영

제일기획프로, cycy.park@samsung.com

박찬영 프로는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광고학과를 졸업한 뒤 글로벌 광고 에이전시의 경험을 살려 현재 제일기획에서 근무 중이다. CJ 제일제당의 백설, 프레시안, 해찬들 등의 주요 브랜드들을 맡아 진행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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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을 선언했던 박 프로는 치킨&맥주 앞에서 무너졌고, 올 초 금연을 선언했던 김 프로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주일 만에 다시 담배를 들고는 흡연실로 사라졌다. 이러한 주변 사례들을 보면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생각하고, 결심한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남을 돕기 위한 기부 활동도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항목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먹지 못해서 혹은 적절한 의학적 처방을 받지 못해서 고통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당장에라도 아이 한 명쯤은 후원을 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을 하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면 그냥 잊어버리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왜 그런 걸까? 사람들이 이러한 아이들의 현실에 무심하거나, 잠깐 기부할 시간을 내지 못할 만큼 바빠서이기 때문일까? 필자가 생각한 첫 번째 이유는 바로 ‘게으름’이다. 기부를 하겠다는 결심을 하더라도 기부를 할 단체를 찾고, 돈을 보내든 물품을 보내든 뭔가 행동을 한다는 것이 의외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기존의 기부 캠페인들이 감정만을 자극하느라, 정작 기부 행동을 하게 하는 아이디어 개발에 대해서는 소홀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기부 캠페인들을 보면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는 아이들이나 배가 산만큼 부풀어 고통받는 아이들의 이미지로 자극이라기보다는 충격을 주어 사람들의 즉각적인 행동을 유발하고자 했다. 하지만 정작 기부를 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모금함을 두거나, ARS를 걸게 하거나, 계좌이체를 하게 하는 등 추가적인 행동을 하게 하는 전통적인 방법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들로 인해 순간 기부를 해야겠다 생각했더라도 귀찮은 기부 방식들로 인해 기부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분명 많았을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기부 캠페인의 목적은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 시키는 것이 아닌, 실질적으로 기부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되거나 감정적 자극만 주고는 끝나버리는, 그간 우리가 많이 보아왔던 ‘One of them’으로 끝나버리는 그런 기부 캠페인이 되지 않기 위해선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비주얼 대신 기부 행위를 좀 더 쉽게 만들어 주는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귀찮고, 어떻게 보면 번거로운 기부를 쉽게 만드는 것. 그래서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기부 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바로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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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소비자·유통사·제조사 3자가 함께하는 새로운 방식의 기부캠페인: 바코드롭 캠페인 기부금이 조성되는 구조 

 

기부를 쉽게 만드는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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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이 정보가 넘쳐나고, 재미난 것들이 많은 세상에 광고 한 편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것만으로도 매우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거기에 정보 전달을 넘어서 행동까지 유발시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 구매를 통해 기부까지 연결시켜야 하는 이 아이디어는 매우 간단 명료하면서도 쉬워야만 했다. 특히나 이번 캠페인은 어마어마한 돈을 투여할 수도, 빅 모델을 이용할 수도, 다양한 홍보 방식을 취할 수도 없이 오직 제품과 아이디어 하나로만 승부를 보아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렵고 힘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제품에 기부를 위한 바코드를 하나씩을 더 붙이는 것만으로 애초에 의도했던 바와 같이 매우 심플하고, 쉬운 기부 아이디어를 만들어 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세상의 모든 제품에는 제품을 인식하게 하는 바코드가 하나씩 붙어 있다. 이 바코드에는 제품에 대한 정보 및 가격이 들어가 있고, 이 바코드를 찍음으로 인해서 사람들은 값을 지불하게 된다. 미네워터의 바코드롭 캠페인은 여기에 기부를 위한 바코드를 하나 더 붙이고,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기부 바코드만 한 번 더 찍을 수 있게 하는 것뿐이었다. 이렇게 바코드를 하나 더 붙임으로 인해서 사람들은 기부를 위해 기부할 단체를 찾을 필요도, 계좌를 이체할 필요도 없다. 단지 바코드를 한 번 더 찍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다시 설명해 보면, 1) 미네워터를 집어 계산대에 가서, 2) 제품 바코드를 찍고, 3) 기부 바코드도 찍고 끝! 

너무나도 간단해서 별 거 아닌 아이디어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이 작은 아이디어가 바로 바코드롭 캠페인 성공의 핵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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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 제품의 디자인 (출처 : 제일기획 제공)

 

기대 이상의 호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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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에 대한 대내외적인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사실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주자는 기부 캠페인이 새로운 주제의 캠페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높은 호응을 해준 것은 바로 이 캠페인에 들어가 있는 ‘2개의 바코드’ 아이디어가 기부를 쉽고, 간편하게 해주자는 캠페인의 목표점, 즉 기존 기부 캠페인들의 실패원인을 명확하게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캠페인의 높은 호응으로 인해 애초에 남자 아이 디자인으로만 진행하기로 했던 제품 디자인은 여자 아이 디자인으로까지 확대되어 출시되었고, 그 동안 대외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 않았던 미네워터가 이 캠페인을 계기로 M.NET Voice of Korea 및 CJ E&M 채널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에 PPL 진행을 결정했으며, 이를 위한 TV광고까지 제작을 하게 되었다. 또한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성과는 그 동안 올리브영 등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되던 미네워터가 전국 7000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훼미리마트에 입점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또한 단순히 제품을 입점하는 것이 아니라 훼미리마트와 바코드롭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협의를 하여 관련 협약식이 소개되고, 기업들의 사회공헌 캠페인의 대표 사례로 언론에 소개가 되기도 하였다. ‘2개의 바코드’라는 작은 아이디어를 통해서 미네워터의 브랜드 자체가 새로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물론 일반 소비자들에게서도 큰 반응이 있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패키지를 개인 SNS에 찍어서 올리기도 하고 이 캠페인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적기도 하는 등 바코드롭 캠페인의 콘텐츠들은 특별히 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퍼트려졌다. 이런 호응으로 인하여 미네워터는 높은 매출 상승을 보여주었다. 물론 기부율 역시 높아지면서 쉬운 기부 방식은 더 많은 참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리의 가설을 증명해 주기도 하였다. 미네워터의 바코드롭 캠페인은 아직도 한창 진행 중이다. 지금의 결과치를 가지고 섣불리 성공 캠페인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단순히 매출과 관계된 부분 이외에도 이 캠페인의 진행 과정에서 우리는 몇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바코드롭 캠페인의 네 가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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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바른 문제 제기의 중요성
이 바코드롭 캠페인에서는 네 가지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 첫 번째는 바로 ‘문제점 발견(Finding Problem)의 중요성’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생수를 판매해서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자는 주제는 이미 다수의 브랜드·기업들이 시도했던 주제였다. 하지만 그만큼 적지 않은 캠페인들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았다. 왜 그들은 실패를 했을까? 충분히 감동적이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다. 그들은 기부 캠페인의 성공을 저해하는 걸림돌,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부 캠페인은 근본적으로는 좋은 취지의 활동을 통해 브랜드 혹은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강화하는 것에 있지만 이 캠페인의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잣대는 바로 사람들의 호응과 참여다. 사람들의 호응과 참여가 없는 기부 캠페인은 그들만의 잔치·생색 내기 정도의 캠페인으로만 치부되기 때문에 외면을 받기 마련이데, 이렇게 실패하는 캠페인들을 살펴보면 사람들이 왜 호응과 참여를 잘하지 않을까에 대한 문제 해결책(Problem Solution)은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채 홍보가 잘 되지 않아서, 예산이 별로 없어서 혹은 너무 뻔한 캠페인이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종종 나온다. 하지만 이에 반해 바코드롭은 캠페인을 성공하게 만들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찾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 캠페인의 성공 요인이자 바코드롭 캠페인의 첫 번째 의미라고 생각된다.

2. 디자인을 통한 메시지의 전달
두 번째는 ‘디자인의 중요성’이다. 기존 패키지에 바코드만 하나를 더 붙였다면 이 캠페인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기존의 기부 캠페인들이 보여주는 것과 같이 불쌍해 보이는 아프리카 아이 이미지를 넣으면 성공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좋은 취지의 캠페인이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패키지만큼은 다른 무엇보다도 훨씬 더 매력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POP들로 제품 주변에서 정보를 전달하려 하기보다는 제품 자체만으로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는 것이 좋다. 매대 위의 제품들은 좋은 취지의 여부를 떠나서 이미 전쟁터이고, 그런 판매 환경 속에서 제품이 관심을 받지 못한다면 캠페인 전체가 빛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많은 POP들로 제품의 정보를 전달하려고 한들 제품 자체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주지는 못할 것이다. 패키지 디자인에 공을 들인 미네워터 캠페인은 패키지의 매력이 캠페인 성공의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고 생각된다. 특히 유명 일러스트 작가인 김승연 작가에게 의뢰를 하는 등 전체적인 디자인에 많은 심혈을 기울였고, 그렇게 탄생된 미네워터의 패키지는 실제로 2030세대 소비자들에게 매우 큰 호응을 받아 매출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고 판단된다. 이 일러스트를 통해서 캠페인 제품은 기존 패키지에 비해 완성도도 매우 높아졌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일러스트 그림 하나로 이 캠페인의 이미지를 굉장히 밝고, 경쾌하게 만들어 주어 바코드롭 캠페인을 무겁지 않은, 그래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런 캠페인으로도 만들어 주었다는 사실이다. 디자인에는 말로는 표현되지 않는 또 다른 힘이 있다. 이것이 바로 디자인의 힘이고, 이번 캠페인이 주는 두번째 의미이다.

3. 창의적이고 적절한 기획의 힘
세 번째는 ‘선제안의 중요성’이다. 하지만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있는 그런 선제안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얘기하고 싶은 선제안은 넉넉치 않은 예산으로 광고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 못한 브랜드들을 위한 선제안이고, 미네워터의 경우가 바로 이런 선제안의 성공 케이스이다. 브랜드의 상황을 현실적으로 고려한, 잘 짜인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 기획자의 크리에이티브가 빛을 발할 수 있고, 이것이 진정한 브랜드를 살리는 아이디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러한 선제안이 브랜드를 위해 진정으로 고민하고, 노력하는 능동적인 크리에이터로서의 모습을 광고주들에게 만들어 줄 수 있고, 이런 관계가 지속될 때 우리의 영향력과 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4. 실행을 통한 실제 임팩트의 창출
그리고 마지막의 의미는 바로 ‘아이디어 실행의 중요성’이다.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의 경우는 제작팀에서 먼저 아이디어를 만들고, 그것을 AE에게 제안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현실 앞에선 타협과 절충을 필요로 할 때가 생기곤 하고, 그 타협과 절충의 벽을 넘지 못하는 아이디어는 그저 하나의 아이디어로만 남을 뿐이기 때문이다. 현실 앞에 이 아이디어가 빛을 잃지 않고, 아이디어의 핵심을 유지한 채로 더 큰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디어 실행의 중요성’이 이 캠페인이 남긴 또 하나의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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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CJ 제일제당은 미네워터 바코드롭 캠페인을 통해 1억 3천 2백 여만원을 조성하여 기부했다. (출처: 뉴스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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