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s type=”horizontal”] [tabs_head] [tab_title]기고자 프로필[/tab_title] [/tabs_head] [tab]

김남호

나인후르츠미디어 대표, nhkim@9fruits.com

김남호 대표는 코카콜라 브랜드 마케팅 부서와 제일기획 마케팅팀을 거쳐 2001년 디지털 광고 대행사 (주)나인후르츠미디어를 설립, 현재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지난 10년간 디지털 마케팅 시장을 주도해온 나인후르츠미디어는 2012년 코즈마케팅 전담 사업부를 신설하여 비영리기관의 사회공헌 프로젝트와 브랜드를 마케팅 관점에서 연결하는 코즈마케팅 서비스를 시작하였으며, 광고/마케팅 전문 출판 기획사를 설립하여 ‘아이디어라이터'와 ‘위키브랜드'를 번역 출간하기도 하였다. 김남호 대표는 현재 지난 20년 동안 익힌 지식과 경험을 통해 살림, 삶, 생명의 가치에 기반한 광고/마케팅의 혁신 서비스를 전달할 새로운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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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언어학자가 연구를 위해서 라다크라는 티벳 고원의 한 작은 마을에 머물렀다. 그 마을 사람들은 밭을 가는 짐승에게도 노래를 불러주며, 아이들은 마을 사람 모두의 아이들로 자라나며, 눈이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미소를 짓는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그 평화로운 마을은 광풍처럼 불어닥친 세계화의 개발의 바람 속에, 호텔과 접객업소가 100개가 넘는 관광지의 마을이 되어간다. 자연을 파헤치는 개발과 인간의 욕망을 파헤치는 소비만능주의에 의해 무너져가는 라다크를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 그녀는 ‘라다크 프로젝트’를 세운다. 그녀는 라다크가 회복되기 위해 추구해야 할 가치는 세계화와 선진화가 아닌, 그들이 살아왔던 라다크의 원형의 모습에 있다고 말한다. 그들의 원래의 삶의 양식, 즉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하며,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동체에 기반한 인간 본연의 삶에 우리가 가야 할 미래가 있다는 것이다. 라다크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은 이 세상의 진보(progress)는 결국, 우리가 존재했던 오래전 원형의 가치로 돌아가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광장, 시장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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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은, 시장(市場)이다. 사람들은 시장에 모여 먹고 마시고, 만나고, 나누고, 생각하고, 일한다. 이 시대는 시장에 기쁨이 없으면 사람들의 일상에서의 기쁨이 줄고, 시장이 평화롭지 못하면, 사람들의 일상의 평화가 위협받는 그런 시대이다.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는 이토록 ‘시장이 일반화된 사회’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시장은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곳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인간의 문명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지만, 고속 질주하는 자본주의가 일으킨 흙먼지 속에 뒤덮인 이 시대의 시장(市場)은 그림자가 너무 짙게 드리워져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시장을 질서 있고, 가치 있고, 삶의 즐거움의 공간으로 진보시키기 위해 우리가 붙잡아야 할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 라다크의 교훈에서 보았듯이, 시장의 진보 또한 시장이 존재했던 태고의 원형의 가치로 다시 돌아가는 데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은 인간의 생존과 삶을 위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장소이다. 고대의 시장은 각자가 생산한 곡물 또는 제작한 물건을 한 장소에 모여 서로 소개하고 교환하는 만남의 광장이자 문명의 발생지, 생활이 진보하는 길목으로 기능했다. 그리고 이 수요와 공급이 정확히 만나는 지점에서는 만족의 기쁨이 생성된다. 또한, 시장은 인간의 창조성이 연합되는 곳이다. 서 있는 것이 불편해서 누군가는 의자를 만들었고, 그 의자는 또 다른 누군가가 만든 책상과 만나서, 사람들에게 ‘공부’, ‘식사’, ‘대화’라는 새로운 가치를 낳게 한다. 시장의 본래 목적은 필요와 공급이 만나는 생존의 터전이자, 삶의 기쁨의 공간이었고, 개별의 창조성이 만나 새로운 창조성으로 도약 되는 협업의 플랫폼인 것이다. 

만남의 기쁨, 필요 충족의 행복, 창조성의 연합이라는 시장 원형의 가치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마케팅의 실패에 있다. 마케팅이란 시장이 시장으로서 기능하고 유지되는 동력의 기제이기 때문이다. 수요를 발굴하고 공급을 창출하며 이 둘이 만나 교환되는 모든 과정의 제반 활동이 마케팅이다. 다시 말해, 시장이 하드웨어이고 소프트웨어가 시장에 놓여있는 재화와 서비스라면, 마케팅은 그 시장이 돌아가게끔 하는 운영체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마케팅을 시장 실패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시장의 왜곡이나 결점을 가속화하거나 강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욕망을 끊임없이 부풀리기만 하는 마케팅은 오히려 건강하고 선순환적인 시장 작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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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필립 코틀러의 굿워크 전략> 필립 코틀러, 데이비드 헤스키엘, 낸시 리 저. 김정혜 역. 와이즈베리 출판. 2013년 1월 25일 출간. <Good Works! : Marketing and Corporate Initiatives that Build a Better World… and the Bottom Line> Philip Kotler, David Hessekiel, Nancy Lee, Wiley. June 5, 2012.

 

시장을 구하는 마케팅의 새로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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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부작용과 시장의 혼탁을 가속한 데에 마케팅이 영향을 끼친 것처럼 시장의 본래 원형을 회복시키는 데에도 마케팅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 있다. 물론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는 경제 시스템과 국가 사회 정책으로 이루어질 수 있겠지만, 새로운 가치에 기반을 둔 마케팅은 보다 건강한 시장과 소비자, 기업 간의 상호 접점을 마련함으로써, 시장 원형의 기능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 욕망이 아닌 필요, 나 홀로 존재하는 개인이 아닌 공동체 속의 개인, 독점과 배타가 아닌 공유와 협력의 가치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가치 기반의 마케팅은 분명 혼돈의 시장에 새로운 길을 낼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시장을 시장되게 하는 마케팅의 원형의 가치로 돌아가는 마케팅 회복 프로젝트의 출발점에 바로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이 있다.  

코즈마케팅은 기업의 사회적 활동의 책임이 강조되는 요즘,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코즈마케팅의 한계는 이를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으로 정립하는 데서 온다. 기업의 활동을 사회 공헌활동과 그렇지 않은 활동으로 경계를 나눌 때 외려 사회 공헌 외의 활동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역기능이 있듯, 코즈마케팅을 사회 공헌 마케팅으로 정의한다면 마케팅의 주류 활동은 사회 공헌과 별개의 영역에 놓은 채 코즈마케팅은 선택적으로 펼칠 수 있는 비주류 마케팅 활동으로 고착되는 위험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코즈마케팅을 철저하게 마케팅 기능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시장 운영체계로서의 마케팅 역할의 근원적 회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시장 회복의 필요성을 차치하고서라도, 마케팅의 효과 측면에서 볼 때 또한 코즈마케팅은 마케팅의 본질이자 중심에 놓여야 한다. 

코즈(Cause)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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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즈마케팅을 논하기 전에, 일단 ‘코즈(cause)’라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코즈’는 사전에 따랐을 때 흔히 ‘대의명분’으로 번역된다. 국어사전에서 말하는 ‘대의명분’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키고 행해야 할 도리나 본분’, ‘어떤 일을 꾀하는데 내세우는 합당한 구실이나 이유’라는 뜻을 갖고 있다. 코즈마케팅에 있어서 코즈를 대의명분이라는 단어로 번역할 경우에는, 이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배타성으로 인해, 코즈마케팅의 보편적 의미 전달과 대중화에 분명 한계가 있다. 

코즈라는 단어의 일반적인 의미는 ‘원인, 이유’이다. 이러한 단어적 의미를 살려 설명하자면, 대의명분은 개인이나 조직이 추구하는 ‘행동의 원인’이다. 코즈의 일차적 의미인 ‘특정 감정이나 행동의 원인으로서’의 의미는 ‘대의명분’이라는 단어에도 깔려있다. 이러한 단어 해석에서 코즈마케팅에서 코즈의 단어가 갖는 의미는 ‘이 브랜드가 마케팅을 펼치는 정당한 이유’이다. 다시 말해, 브랜드의 신조, 가치, 이상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이 코즈마케팅이다. 코즈마케팅은 ‘브랜드의 가치 기반 마케팅’. ‘브랜드의 목적 기반 마케팅’ 또는 ‘브랜드의 이상 추구 마케팅’의 의미로 번역되는 것이 적절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코즈마케팅은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이라는 의미보다 브랜드 마케팅의 중심으로서의 의미로 보는 것이 보다 적절한 관점이다.  

한편, 기업의 사회 참여 활동의 관점에서 볼 때, ‘코즈마케팅’이란 용어는 ‘마케팅을 기반으로 한 기업의 사회 참여 활동’을 의미하는데 쓰인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와 데이비드 헤스키엘(David Hessekiel)은 그들이 공저한 책, ‘필립코틀러의 굿워크 전략(원제- Good Works!: Marketing and Corporate Initiatives that Build a Better World… and the Bottom Line)’에서, 기업의 사회참여 활동을 크게 ‘마케팅 기반 사회 참여 사업(Marketing-oriented Initiatives)’과 ‘기업 중심 사회 참여 기반(Corporate-oriented Initiatives)’으로 크게 나눈다. 그 중 마케팅 기반 사회 참여 사업은 사회 공익에 대한 인식과 참여를 증대시키는 캠페인을 지원하거나 후원하는 식의 공익 캠페인(cause promotion), 제품 판매와 소비자 행동을 사회 참여 행동으로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공익 연계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 사회 공익을 위한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이루는 캠페인을 개발하거나 지원하는 기업 사회 마케팅(corporate social marketing) 등 세 가지 종류의 활동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코즈마케팅은 좁게는 공익 연계 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을 의미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위의 세 가지 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 참여 사업을 총괄해서 일컫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편집자주: 기업의 사회참여 활동의 6가지 종류는 ‘필립코틀러의 굿워크 전략’의 공저자 데이비드 헤스키엘이 기고한 본호의 아티클 «미국에서 온 코즈마케팅 인사이트» P.34를 참고 바란다.)

기업의 사회 공헌의 관점을 넘어 브랜드 마케팅의 본질적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코즈마케팅의 구체적인 필요성은 더욱 명료해지는데, 마케팅의 본래 원형 가치를 회복하는 데에 코즈마케팅이 그 중심에 있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관점으로 확인할 수 있다. 

1. 브랜딩의 출발점

마케팅의 역할은 재화와 서비스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부여된 의미를 통해 재화와 서비스의 독립된 가치가 정립된다. 그리고 해당 재화와 서비스는 정립된 가치를 척도로 다른 가치와 교환이 가능해진다. 즉, 인간이 필요로 하는 추상적 가치가 제품과 서비스의 구체적인 형태로 창조되고, 그 창조된 가치가 다른 가치와 교환되는 모든 과정이 작동하려면, 의미 정립과 소통이라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시장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의미 정립과 소통의 커뮤니케이션을 마케팅 관점에서 ‘브랜딩(branding)’이라고 한다.

브랜드는 제품의 기원이다. 모든 제품은 인간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에서 기원한다. 보편적 가치 아래서 그 가치를 충족시키는 나만의 방식, 해석, 스타일, 즉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한 자아(self)가 곧 브랜드이며, 마케팅이란 브랜드 자신만의 자아를 타자들에게 이해·소통시키는 활동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모든 마케팅은 브랜드의 기원을 담아야 한다. 브랜드의 기원은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상적 가치에서 출발한다. P&G의 세제 타이드(Tide)는 ‘위생과 안전’이라는 가치에서 기원한 브랜드이다. 그들이 아이티 재난 지역에 찾아가 그들의 옷들을 빨래해주는 ‘loads of hope’ 캠페인 활동은, 사회 공헌의 측면에서 보자면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이지만, 브랜딩 관점에서 보자면 가장 본질적이며 강력한 마케팅 활동이다. 토이저러스(Toys“R”Us)가 추구하는 브랜드의 이상 가치는 ‘어린이의 즐거움’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할로윈데이에 아이들이 사탕 대신 불우한 어린이를 돕는 기부금을 모을 수 있도록 캠페인을 펼치는 것 또한 매우 정통적이며 본질적인 브랜드 가치 기반의 마케팅 활동인 것이다. 페디그리(Pedigree)가 ‘동물 애호’의 가치가 이상이라면, 그들의 페이스북에 ‘좋아요’가 늘어날 때마다 동물 보호소에 사료 한 그릇을 기부하는 마케팅이 가장 페디그리 브랜드 가치에 부합하는 강력한 브랜딩 활동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렇듯 모든 브랜드는 이들이 본질적으로 품고 있는 코즈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하자면 브랜드가 시장에 존재해야 하는 근원적 이유, 목적, 당위가 바로 브랜드 코즈(brand cause)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코즈마케팅이야말로 브랜드 마케팅의 클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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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좌) P&G의 loads of hope 캠페인 선물 (출처 : ordernrelax.com)

(중) 토이저러스의 어린이 펀드 조성 코즈 캠페인 (출처 : autismnj.org)

(우) 페디그리의 코즈마케팅 'adoption drive' (출처 : marketingsociety.co.uk)

 

2. 결속 역량이 뛰어난 마케팅 매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미디어는 브랜드의 메시지 전달에서 필수적인 매개체 역할을 한다. 컨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비즈니스는 미디어의 한공간을 할애해서 컨텐츠와 관계없는 광고 메시지를 실어줌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으로 더 필요한 컨텐츠를 만들어내 독자들에게 광고의 삽업을 이해시켜 왔으며, 따라서 대중 매체의 발전은 광고 산업의 발전과 그 보폭을 같이 해왔다. 그러나 미디어와 광고가 과잉으로 공급되고 극심한 경쟁이 생겨나자, 광고의 본래의 목적인 ‘차별화’가 무뎌지게 되고 매체 공간이 지나치게 혼잡해졌다. 결국 오늘날 독자들의 피로감만 양산되고 광고 메시지의전달력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 시대의 소비자들은 선택권과 정보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브랜드 선호는 단순한 광고 메시지의 노출에 의해서가 아닌 유의미한 경험을 동반한 브랜드 결속(brand engage-ment)에 의해 일어난다. 이러한 마케팅 환경의 시대에서 매체 전략은 매체가 보유하고 있는 메시지 노출 총량(reach & frequency)적 특성이 아닌, 매체가 보유하고 있는 커뮤니티 청중(com-munity member-ship)들을 광고 메시지와 어떻게 결속시킬 수 있는가의 결속 역량(enga-gement power)에 달려 있다. 

마케팅 매체의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비영리 단체나 사회적 기관들이 전개하는 사회 공익 프로젝트(cause project)들은 브랜드 결속 역량이 매우 뛰어난 매체이다. 마케팅 매체는 통상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달되는가(contacts), 브랜드 메시지와 얼마나 관련있는 내용의 매체인가(contents), 매체 소비 환경이 얼마나 깊게 몰입되어 있는가(context)의 3요소가 주요 평가 기준이다. 이 평가 기준으로 볼 때, 비영리 기관에서 전개하고 있는 사회적 이슈의 코즈 프로젝트는 브랜드 메시지를 연계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매체로 볼 수 있다. 브랜드의 소비자들은 사회 속에서 여러 사회적 문제와 연계되어 있으며, 사회적 이슈의 코즈 프로젝트에는 결속되고 헌신할 수 있는 사람들의 참여 커뮤니티가 있다. 타겟 대상, 미디어 컨텐츠, 미디어 환경적 평가 기준으로 볼 때, 코즈 프로젝트는 브랜드 메시지가 연계될 수 있는 좋은 매개체이다.

3. 공감 가는 크리에이티브

디지털과 소셜 미디어의 시대에서 공유와 협력이라는 인간 보편적 가치가 빛을 발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가치 아래에서 조명받는 컨텐츠는 투명하고, 단순하고, 공감을 자아내고, 의식을 깨우고, 보다 긍정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컨텐츠이다. 그동안 광고 메시지는 전통적으로 ‘과장’과 ‘조작’을 크리에이티브의 축으로 사용해왔다. 과장과 조작을 활용하여 부정적 요소를 감추기 위해 화려하고(beauty), 감성적이고(baby), 재미있는(beast) 자극적 크리에이티브 장치를 필수적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공유와 협력의 시대, 진실이 소통되는 시대에서 크리에이티브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은 투명성(transparency), 연결성(connection), 협업성(collaboration), 긍정성(positivity), 사랑(compassion) 등이다. 사회적 소셜 코즈 프로젝트에는 투명성, 연결성, 협업성, 긍정성을 모두 담고 있기 때문에, 소셜 코즈와 연계한 마케팅 프로그램은 크리에이티브의 트렌드 요소를 담은 컨텐츠 소스 측면에서 그 어떤 다른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보다 우월하다. 

여태껏 살펴보았듯이 브랜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 마케팅의 관점에서 볼 때 코즈마케팅은 브랜드 마케팅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브랜드 마케팅의 중심인 코즈마케팅을 성공적으로 기획하고 집행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코즈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한 단계에 따라 코즈마케팅을 위한 4가지의 핵심 요소를 살펴본다.

1. 브랜드 코즈 정립 하기

성공적인 코즈마케팅을 펼치기 위해서 첫째로 집중해야 할 일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상, 즉, 브랜드 코즈를 명확하게 정립하는 일이다. 심화된 경쟁으로 반복되는 마케팅 속에서 브랜드의 내면을 잊고 살아온 브랜드의 잃어버린 영혼, 그 이상과 가치를 다시 정립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상과 인간이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의 접점, 즉 브랜드가 탄생한 존재의 목적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흔히 코즈마케팅을 착한(good) 마케팅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사물 혹은 가치의 ‘착함(goodness)’은 결국 본래의 존재 목적대로 기능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착한 마케팅을 위해서 사회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것이든 좋다는 태도는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은 될 수 있어도, 좋은 코즈마케팅으로 볼 수는 없다. 2010년 KFC가 Komen 유방암 협회와 연계한 코즈마케팅은 의도는 선했을지 몰라도, 많은 염분과 비만을 일으키는 튀김옷의 패스트푸드가 추구하는 브랜드의 근본적인 코즈가 ‘질병 치유’일리는 없기 때문에,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에게 강한 거부감과 비판을 받았다. 

브랜드 코즈는 그 브랜드의 존재 목적이다. 브랜드의 존재 목적에 기반한 마케팅이 바로 사람들에게는 착한 마케팅인 것이며, 이 때문에 코즈마케팅의 출발점은 브랜드의 코즈, 즉 존재의 목적 가치를 정확하게 정립하는 것이 시작이다.

2. 사회적 코즈와 파트너 찾기

둘째로 해야 할 일은 브랜드가 놓여져 있는 시장과 지역 사회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회적 이슈, 사회 정의 활동들을 관찰하고 연구하여, 브랜드 코즈와 연계되는 적합한 소셜 코즈 프로젝트와 파트너를 찾는 일이다. 브랜드 코즈와 적합한 사회적 코즈 프로젝트를 발견하고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조직을 만나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다. 오랜 기간 동안 지역 사회를 관찰해온 기업만이 보다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발견할 수 있고, 비영리 기관이나 사회적 단체와 유대를 이루어온 기업일 수록 좋은 파트너를 만날 가능성이 더 높다. 마이클 포터 교수는 지역 사회와 기업의 친밀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예전부터 경제적 목표와 사회적 목표가 별개의 것이거나, 가끔은 충돌하는 것들로 여겨져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이분법이다. 자신들을 둘러싼 사회와 고립된 채 기능하는 기업은 세상에 없다. 사실 기업의 경쟁력은 그들이 기업활동을 하는 지역사회의 주변 환경에 크게 의존한다.” 평소 지역 사회에 대한 깊은 관심과 지속적인 연대 활동은, 브랜드 코즈와 연결할 수 있는 좋은 사회적 코즈와 파트너를 찾는데 필수적이다. 협업할 수 있는 좋은 코즈 파트너가 다수 발견되었을 때는 1) 브랜드 코즈와의 연계성, 2) 사회 문제의 시급성, 3) 파트너가 운영하고 있는 결속된 커뮤니티와 경험 등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3. 소비자 참여 동기 구축

코즈마케팅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체는 역시 소비자이다. 모든 마케팅의 최종 목적이 소비자들을 움직이는 것이듯, 코즈마케팅 생태계의 핵심은 소비자이다.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활동으로 코즈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처럼 소비자 또한 코즈마케팅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 코즈마케팅 컨설팅 전문회사인 콘(Cone)의 통계조사(Cone Cause Evolution Study, 2010)에 의하면 소비자들은 기업이 사회적 이슈를 활용하여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에 80%가 찬성한다. 또한, 61%의 소비자는 사용경험이 없는 코즈 연계 제품을 시도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심지어 19%의 소비자는 코즈 연계 제품이 일반제품보다 더 비싸더라도 구매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한편 PR 컨설팅 회사인 에델만의 조사(Edelman good-purpose study 2010)에 따르면 글로벌 소비자들이 브랜드 선택 시 고려하는 요소로 42%가 사회적 목적, 31%가 디자인과 혁신, 27%가 브랜드 로열티를 꼽았다. 이러한 코즈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인도와 중국, 멕시코, 브라질과 같은 신흥 시장에서 유럽과 미국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렇게 최근에 기업의 사회적 활동과 연계한 구매 행동으로 시민의식을 표현하는 새로운 소비자 집단이 등장하며 ‘의식 있는 소비자(Consci-ous Consumer)’라는 개념이 대두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또한 자본주의의 여러 부작용을 겪으면서, 사회 정의와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이 최근 매우 높아졌다. 경제 민주화라는 개념이 정치적으로 소구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해졌으며,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친환경, 친사회 기업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소비자의 제품 구매 동기의 근본은 제품의 효익이다.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얻는 기능적 효익과 감성적 효익은 소비자에게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동기이다. 코즈마케팅에 참여하는 소비자가 아무리 사회 가치를 추구하더라도 그의 행위는 ‘구매 행위’이다. 따라서 아무리 선하고 좋은 사회적 가치를 내세우더라도 코즈마케팅은 제품 효익이라는 소비자가 추구하는 구매의 동기를 희생해서는 안된다.

우수한 기능과 디자인의 제품은 코즈마케팅을 작동하게 하는 기본 요소이다. 그 위에 사회 가치에 참여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욕구, 즉 자아실현이라는 감성적 효익의 충족이 더해질 때 코즈마케팅은 강력한 힘을 작동한다. 코즈마케팅의 성공을 위해서는 마케팅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의 동기를 끌어올리고 지속시킬 수 있는 제품의 효익 체계를 재검증하여 분명하게 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정립된 제품의 효익을 기반으로 마케팅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를 증대시키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이나 보상 시스템 등이 마케팅 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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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4. 크리에이티브 개발, 도구(Tools), 플랫폼(Platform) 구축

코즈마케팅을 전개하는 마지막 단계는 코즈 연계 마케팅을 위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소비자가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이다. 성공적인 코즈마케팅의 타임 프레임과 관계된 원칙은 첫째, ‘장기성’이다. 사실 코즈마케팅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코즈마케팅을 대하는 기업의 스스로의 진정성인데, 이러한 사회적 참여 활동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때이다. 코즈마케팅은 결국 근본적인 브랜딩에서 출발하며 진정한 브랜딩이란 일회성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브랜드가 활동하는 모든 것이 브랜딩이듯, 코즈마케팅은 브랜딩 관점에서 장기적인 목표와 설계 아래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타임 프레임의 둘째 원칙은 ‘적시성’이다. 코즈마케팅의 진정성은 장기성이 결여된 일회성 이벤트에 의해서도 위기를 맞지만, 특별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와 연계된 코즈의 브랜드가 그 사회적 문제에 어떤 식으로도 참여하지 않을 때 또한 의심받을 수 있다. 브랜드의 진정성은 해당 브랜드와 관계된 사회적 이슈와 문제에 대해 장기적인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적절한 시기에 창조적으로 개입하고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어야 빛이 난다. 

코즈마케팅이 이렇게 장기적 관점과 적시적 관점에서 이루어지려면, 참여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도구와 플랫폼 위에서 진행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회적으로 끝나는 마케팅이나 광고는 커뮤니티를 형성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브랜드 활동에는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그렇다면 커뮤니티가 보다 결속하고 참여하는데 효과적인 소셜 도구와 플랫폼을 개발하여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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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좌) 브랜드코즈를 잘못 정립한 실패한 캠페인, KFC의 Pink Bucket (출처 : causemarketing.com)

(중) 에델만 goodpurpose 홈페이지 (출처 : purpose.edelman.com)

(우) P&G의 Future Friendly (출처 : akblessingabound.com)

 

코즈마케팅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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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즈마케팅의 성공 사례는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을 기준으로 코즈마케팅을 측정하고 평가할 것인가는 코즈마케팅을 진행하고 성공을 가늠하는데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여러 가지 평가 매트릭스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코즈마케팅의 두 축인 브랜드 마케팅 측면과, 사회 문제 해결 측면에서의 결과적 균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두 가지 평가 기준에 있어서 매우 의미 있는 사례를 각각 소개한다.

사례 1. P&G, “Tide for Cold Water” 

코즈마케팅이 펼쳐지는 마케팅 믹스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제품’ 자체이다. 제품의 기능 안에 코즈의 솔루션이 들어있는 것이야말로 가장 성공적인 코즈마케팅의 모습이라고 본다.  P&G의 세제 브랜드 Tide는 찬물에도 빨래가 잘 되는 세제를 만들어 출시했다. 지구의 날에 P&G는 따뜻한 물에 빨래할 때, 찬물에 할 때 보다 80%의 에너지 비용이 올라간다는 사실과 함께 찬물로 세탁함으로써 주부들에게 지구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리고 그 해결책으로 찬물에도 잘 녹는 신제품 세제를 소개하며 1년 동안 찬물로 세탁했을 때 1,363시간의 TV를 볼 수 있고, 4개월 동안 새로운 냉장고를 가동시킬 수 있다는 정보를 함께 전달하였다. 이들은 또한 future friendly라는 페이스북의 캠페인 페이지를 운영함으로써, 장기적인 플랫폼도 구축하면서 브랜딩의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균형있게 성취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브랜드의 코즈와 사회적 코즈를 밀도 있게 연계하였으며, 또한 사회 문제의 솔루션을 제품 자체에 담았다는 기준에서 성공적인 코즈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


사례 2. Honda, “Connecting Lifelines” 

코즈마케팅의 가치가 대외적으로 강력하게 증명되는 지점은 사회적 문제가 해결되는 지점이다. 혼다 자동차가 쓰나미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한 ‘생명선(lifeline)’ 서비스는 코즈마케팅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2011년 3월, 쓰나미 재해가 일어난 긴박한 상황에서, 혼다 자동차는 자연재해로 엉망이 된 도로 상황을 그들의 네비게이션 시스템인 인터나비(Internavi)을 이용하여 아직 안전한 도로 상황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여 구호 물품이 재난지역에 도달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인터나비 장비가 장착된 차량들이 이동하는 정보는 구글맵과 결합함으로써 웹으로 접속한 사람들이 실시간 도로상황을 알 수 있게 했는데, 재난 상황 도로 정보 서비스는 재난 발생 48시간 이내에 완성되어 사람들이 긴박한 재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었다. 

위의 두 사례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점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가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브랜드는 자신의 존재 목적에 기반한 마케팅 활동을 펼침으로써,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 브랜드 마케팅의 혁신은 바로 이러한 혁신적인 브랜드 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

본질로 다시 돌아가는 마케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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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맨 처음에서 언급한 언어학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가 처음에 라다크를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그들의 가장 큰 특징은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이 미소를 머금고 있다는 것이었다. 세계화의 바람으로 피폐화된 라다크의 모습에서 그녀는 언제나 누구에게나 미소를 띈 라다크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라다크의 미래의 진보는 바로 그들이 살았던 라다크에 과거, 그 원형의 가치로 돌아가는데 있음을 깨달았다.

기업의 모든 활동은 사회 활동이다. 그들의 활동의 목적은 사익이면서 동시에 공익에 기반한다. 공익과 사익 어느 한쪽에 기울어진 상태는 기업이 있을 자리가 아니다. 마케팅 또한 마찬가지이다. 모든 마케팅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기반해야 한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의 종류를 나누는 데에 사회 공헌이라는 기준은 무의미하다. 기업이 창출한 브랜드가 사회 공헌의 통로이며, 제품은 사회 문제의 해결책이다. 이렇게 모든 기업이 정상적인 사회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마케팅이라는 운영 체계가 원형의 상태로 복원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마케팅 복원의 중심에는 브랜드 원형의 가치와 목적에 기반을 둔, 코즈마케팅이 있다. 그렇다. 코즈마케팅은 마케팅의 오래된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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