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케이스.24_한국 제조업의 공유가치 창출 기회 (1)]을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최근 동아비즈니스포럼 2014에 참석하여 마이클 샌델 교수와의 토론을 가졌던 CSV 전략의 창시자인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산업정책연구원(IPS)과 동아일보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딴 CSV 포터 상을 마련하였고, 이달 초 제 1회 CSV 포터상 시상식에서 12곳의 국내 CSV 선도기업 및 기관에게 상을 수여한 바 있다. 국내 CSV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CSV 포터 상을 수상한 이 12곳의 기업 및 기관에는 CJ, 현대자동차, KT, LG유플러스, 롯데마트, 교보생명, 풀무원, 김정문알로에, 한국전력공사, 서울 강동구청,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비브라운코리아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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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CSV 포터 상’을 수상한 기업 및 기관의 대표들과 CSV의 주창자 마이클 포터 교수
(이미지 출처 : blog.cj.net)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한국 제조업의 공유가치 창출

올해 CSV 포터상을 수상한 제조업체들은 한국 사회에서 아직까지는 생소한 개념인 공유가치 창출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단순히 경영학적 이론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한국의 산업 환경에 적합한 방식으로 CSV를 ‘실행’하는 차원으로 나아간 이들의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CSV전략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또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제조업체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앞으로 이어질 두 편의 글에서는 한국의 제조업체 중 CSV 전략을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자사의 가치사슬과의 연계를 통해CSV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실제 사례를 인터뷰를 통해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본 편에서는 그룹 전체 차원에서 CSV 전략 실현을 위한 프로세스를 정착시킨 점을 높이 평가 받아 이번 CSV 포터 상 시상식에서 ‘프로세스 부문’상을 수상한 CJ의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CJ는 최근 1년간 여러 계열사별로 각각의 고유한 CSV 모델을 개발하고 전체 그룹 차원에서 이를 조율하고 평가하는 방식의 CSV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는데, 이는 제조업과 더불어 이와 연관된 제조-유통-서비스의 상품 전달 프로세스를 관통하는 CJ그룹의 사업라인과 부합하는 실효성이 높은 전략적 선택이라 볼 수 있다. 현재 CJ CSV 경영실에서 CSV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전진철 상무와의 인터뷰를 통하여 그 내용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CJ, 기업의 생존전략으로서 CSV를 말하다

(Interviewee: CJ그룹 전진철 상무 | Interviewer: 임팩트스퀘어 이선화 연구원)

인터뷰이 프로파일

csv제조업 01.05전진철 상무

–    現 CJ㈜ CSV경영실 CSV담당 상무

–    前 CJ제일제당 식품기획관리담당 상무

–    前 CJ제일제당 중국사업관리담당 상무

–    前 CJ제일제당 경영관리팀장 상무

–    서강대 경영학과

 

Q. CSV 포터 상의 ‘프로세스 부문’에서 수상한 만큼, CSV에 대한 CJ의 초기 접근방식이 CSV를 실행하고자 하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CJ가 취하는 CSV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A. CJ는 지난해부터 그룹 60주년을 맞아 CSV경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CJ의 CSV는 작년에 갑자기 나온 경영철학이 아니라, 그룹 창업이념인 ‘사업보국’을 기반으로 “경영진의 의지와 이해”, “임직원의 mind-set”, “비전과 추진체계, 실행전략”을 통해 CSV를 기업문화로 정착을 시키고 있습니다. CSV적 기업문화가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CSV사업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CSV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취하는 SWOT 모델에 더하여 CEO의 강력한 철학과 의지가 있어야 하고, 그 다음으로는 사회적 니즈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이 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한 6개의 차원을 고려하여 CSV 전략을 짤 때 보다 효과적인 전략이 도출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CJ는 무엇보다도 앞서 말씀드린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여야 한다’는 회장님의 경영철학이 확고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더해진 것이 무엇이든 최초(First)로, 최고(Best)로, 차별화(Differentiate)하여야 한다고 정의되는 ‘온리 원(Only One) 정신’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와 같은 사업보국의 정신을 프로젝트 차원에서 살펴본다면 현재 CJ가 주로 추진하고 있는 ‘실버 택배’, 농업▪중소기업과 함께 하는 ‘즐거운동행’, CJ오쇼핑의 ‘1촌1명품’ 및 ‘1사1명품’ 등이 중소기업 및 사회와의 상생, 협력, 동반성장 등의 사회적 니즈와 합치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현재 CJ는 전체 그룹 단위로 보았을 때 7개 사에서 13개의 대표 CSV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각 계열사별로 추진되는 CSV 모델에 대하여 CJ 주식회사는 지주회사로서 전체적인 전략방향을 세팅하는 역할을 합니다.  글로벌 기업환경이 너무나 많은 도전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CJ의 생존을 도모하고 영속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 선택한 전략이 바로CSV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사회와 함께 하는 기업의 이미지라는 것이 단순한 윤리와 준법의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그러한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사업 그 자체가 고객과 주주와 사회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물론 기존의 진정성 있게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CSR 프로그램들은 전략적 CSR사업으로 진화, 확대해 나가는 것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프로젝트 및 모델 개발 차원에서 살펴본다면 계열사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 축은 기존 사업에 CSV적 요소를 접목하여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모델을 전환하는 것이라 할 수 있고, 또 다른 한 축은 기술과 서비스의 혁신을 통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앞서 말한 기존 CSR을 전략적으로 진화, 발전시켜서 진정성 있게 사회와 교감하는 모델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세가지 모두 혁신적 마인드와 전략적 마인드가 없이는 CSV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Q. CSV 전략을 생존전략으로서 결정하고 난 이후에도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하여 CJ 그룹 전사 차원에 걸쳐 많은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CJ는 CSV 포터 상 역시 특별히 ‘프로세스 부문’과 관련하여 상을 받았는데, 구체적으로 실행 체계와 관련하여 CSV 전략 추진을 위하여 어떠한 노력들이 있었습니까?

A. CJ는 CSV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지난 1년간 프로세스와 조직을 정착시키는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먼저 각 사 대표이사와 대표 부문장, CFO들, 그리고 CSV경영실이 참여하는 CSV경영위원회가 분기에 한번 열리면서 각사 CSV전략과 모델에 대한 총평과 성과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CSV에 대한 경영진의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특히 CSV 추진 성과와 관련한 평가가 활발히 이루어져 CSV 전략 실행의 가능성을 실현하는데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에 더하여 각 계열사별로 이미 CSV 모델이 개발 및 실행되고 있기 때문에 CJ는 주요 계열사별로 CSV 전담팀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열사별 CSV 전담팀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CSV경영실을 중심으로 개최되는 월례회의를 통하여 향후 전략방향에 대한 고민과 실제 진행상의 애로사항 등에 대한 토론을 나누고 있는 것이 CSV 전략실행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외부의 객관적 평가를 수렴하기 위하여, 대학 전문 교수 등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CSV경영 자문위원회를 통해 정기적으로 외부 평가/피드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월간 CSV경영 자문위원회의에서 도출된 실무전략 피드백은 계열사CSV경영실을 통해 사업실행에 반영되며, 경영전략 피드백은 분기 그룹경영위원회를 통해 차기 경영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임직원의 mind-set 강화를 통해 CSV경영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습니다. 외부 강연자를 초청해 CSV관련 내용을 함께 듣고, 사내 채널을 통해 해의의 사례나 CSV트랜드, 사내 추진되고 있는 CSV사업에 대한 내용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임직원 평균 약 3.3시간씩 CSV관련 교육을 필수 이수토록 제도화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CSV담당자는 물론 전 임직원들이 CSV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중요성을 인지하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Q. CSV 성과의 측정 및 평가는 마이클 포터 교수 역시 CSV 전략 실행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점이기도 한데요. 실제 CJ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각 계열사의 CSV 전략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CJ에서는 CSV경영 첫 해인 금년에는 세 가지의 CSV 관련 KPI 항목을 설정하여 각 사의 CSV 모델에 대해 평가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전략 적합도 평가로, CSV경영위원회에 참여하는 외부 CSV자문위원과 CSV경영실에서 각 사가 자가평가한 내용을 심사하고 이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코칭을 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실행체계 구축여부에 대한 평가로, CSV 전담팀을 비롯하여 CSV의 전략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체계를 얼마나 잘 준비해두었는가에 대해서도 평가 하였습니다. 셋째는 실제 실행성과 평가로, 각 사에서 초기에 발표하였던 CSV 전략의 내용과 목표 효과 등에 대하여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일어났는지, 얼마나 많은 변화를 만들어내었는지에 대해 평가하였습니다.

이상의 세 가지 항목이 CJ에서 CSV와 관련한 KPI로 삼고 있는 것들이며, 정량화하여 전체 경영성과에 반영하는 등 평가의 실효성을 기하였습니다.

 

Q. 이와 같이 전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CSV 전략 추진을 위한 노력 덕분에 각 계열사별로 다양한 우수 CSV 모델들이 탄생하였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CJ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CSV 사업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케이스들에 대한 설명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A. CJ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CSV 모델들 중에서는 기본적으로 사회 양극화가 심해짐에 따라 소외계층도 저희 CJ의 서비스에 컨택할 수 있도록 그 접점을 늘려주어야 한다는 방식의 접근을 취하는 모델들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CJ제일제당이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즐거운동행’ 사업입니다. ‘즐거운동행’은 지역의 유망중소기업들이 양질의 제품을 만드는데도 판로 개척에 어려움이 있다는데 착안한 것인데요. 경쟁력 있는 제품을 시장에서 팔 수 있게끔 경영관리, 마케팅, 홍보, 유통 등을 CJ제일제당이 지원해 양사가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농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해서 CJ제일제당의 비즈니스 생태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모델인 ‘실버택배’ 역시 ‘즐거운동행’처럼 CJ대한통운의 업 자체와 연관하여 기업과 사회가 모두 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CSV 모델로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통운에서 시행중인 ‘실버택배’ 사업은 노인인력개발원과 협력하여 노인층에게 택배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인데, 이 사업이 다른 노인고용사업과 구분되는 점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니는 고층 아파트와 같이 청장년층의 건장한 택배원이 일일이 찾아 다니기에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곳들에 노인 택배원을 배치한다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청장년층이 수행하는 일반 택배에 비해 소일거리 수준의 적정한 일자리를 청장년층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지급하면서 제공함으로써, 청년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닌 노인의 능력에 맞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단가를 낮출 수 있어 투입 대비 산출의 생산성이 제고될 수 있고, 사회의 입장에서는 신체 건강과 정신건강을 개선하며 일자리까지 제공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실버택배’는 처음에 부산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서울로 올라와 은평구 등 지자체 내 노인인력개발원과 협력을 통하여 어느 정도 안정화되어 확산 단계에 들어섰고, 2020년까지 약 4,3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계속해서 추진 중에 있습니다.

그 외 다른 사례가 헬로비전의 ‘이어드림’으로, 헬로비전은 시각장애인들이 소리만 듣고서는 비 오는 소리와 고기 굽는 소리를 제대로 구분할 수 없어 TV문화를 향유할 수 없는 점에 착안하여 방송 시 이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시각장애인 시청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사회공헌처럼만 보일 수도 있겠지만, 헬로비전의 업자체가 케이블넷을 운영하는 SO(Service Operator)임을 감안한다면 시각장애인이라는 소외계층까지도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CSV 모델로서의 의의가 있다 할 수 있는 것입니다.

 

Q. 자세한 설명과 통찰이 담긴 이야기들이 CSV 전략을 구상중인 단계에 있는 많은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향후 CSV의 실행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제언 한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A. 최근 한국 사회 여기저기에서도 CSV에 대한 많은 담론들이 나오고 있지만, CSV 전략을 실행한다는 것은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 성과를 보겠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결코 CSV 전략에서의 해답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익을 창출하는 일반 비즈니스의 관점은 물론, 그 위에 확고한 경영철학과 더불어 자사가 수행하고 있는 사업의 핵심역량과 연결되는 구체적이고 특정한 사회적 니즈에 대한 통찰을 얹어 그로부터 기회를 찾아내야 하는 것이 CSV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초기에 고정 인프라 비용이 많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으며,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CSV 전략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어야 하겠지요. 뿐만 아니라 사내에서 CSV 전략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컨트롤 타워가 갖추어져야 하며, 컨트롤 타워를 중심으로 CSV에 접근하여 실제 시행을 해나감에 있어서도 컨트롤 타워가 비즈니스를 다 만들기보다는 실제 실무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주고 그에 대한 끊임없이 전략적인 토론을 통해 이를 발전시켜나가면서 사내에서 전체적으로 CSV 정신이 살아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CJ, 제조업의 CSV전략에 대해 말하다

Q. 이번에는 특히 제조업과 관련하여 CJ가 취하고 있는 CSV 접근과 실제 실행상의 이슈들에 대해 질문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조업과 관련하여 CJ가 특히 관여하고자 하는 사회 문제는 무엇이며, 그러한 이슈가 귀사의 사업 기회 및 도전들과는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리겠습니다.

A. 제조업에 국한하여 설명하자면 우선 현재 제조산업의 환경 자체가 굉장히 열악하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CJ 내의 산업군을 제조업, 유통업, 서비스업으로 살펴보았을 때 제조업에는 식품제조 및 도매유통, 유통업에는 온▪오프라인 소매유통 등이 포함되고 서비스업에는 각종 프랜차이즈나 식당 등이 포함될 것입니다. 그런데 제조업은 현재 기본적으로 경제구조상 내수 산업에서는 이미 수요가 정체된 상황이라,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려가지 않으면 인건비와 재료비 등 전체에 투입되는 비용의 원가 상승을 커버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의 핵심은, 원가 및 기술을 혁신해나가는 방향과 더불어 CSV 관점에서의 사회적 니즈에 기반한 새로운 신규사업을 창출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것입니다.

왜 그런가 하면, 8~90년대까지는 그나마 제조업이 유통에 대한 바게닝 파워가 있었으나, 2000년대 이후 산업 고도화로 인해 유통의 바게닝 파워가 커지면서 마진이 유통업으로 전이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과거에는 직접 제품을 구매하러 멀리까지 쇼핑을 가던 소비자들이 점점 편리를 추구함에 따라 전통적인 유통(대리점 등)은 쇠퇴하게 되고 온라인, 대형마트 등의 신유통이 부상하면서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제조업의 마진이 유통 쪽으로 지속 전이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조업의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CJ가 자체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 이슈는 중소기업 동반성장입니다. 위에서 말한 문제들이 결국은 대-중소기업의 양극화 및 대기업의 하청업체 문제와 연결되는 것인데, CJ는 근본적으로 그러한 문제에 대한 노출을 방지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중소기업 상생과 관련하여 실제 계열사별 프로젝트들을 살펴본다면, CJ오쇼핑의 ‘1사1명품’ 사업이 있을 것입니다. CJ오쇼핑은 글로벌로 진출한 오쇼핑의 기존 유통 인프라와 플랫폼을 활용하여 중소기업들의 제품을 받아 판매하면서 이들의 판로 개척과 나아가서 해외 진출까지 돕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지방의 품질 좋은 농축산물들을 브랜드화하여 판매하는 ‘1촌1명품’은 농업과의 동반성장 사업이기도 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계절밥상’에서도 100% 국산 농가에서 직구매한 신선한 원재료들을 가져다 쓰면서 매장에서 매대를 꾸려 이러한 농산물들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들을 발굴하여 육성하는 상생전략이 제조업과 관련한 CJ의 주요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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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CJ의 CSV 사업, ‘즐거운 동행’
(이미지 출처 : http://www.cj.net/share/share_01.asp)

 

Q. 그럼 마지막으로, CJ와 같이 현재 국내 제조업계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CSV를 추진하고자 구상 중인 제조기업들이 있다고 한다면 이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되시는 지에 대한 한 말씀 부탁 드리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A. 제조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는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면서도 기존의 공정을 확 줄이거나 원재료 값을 줄이는 방법이 필요한데, 이것은 혁신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혁신이 어느 상황에서나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 또 다른 난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제조업이 CSV를 하고자 한다면 결국은 제조업 자체에서만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제조업의 전후방에 위치한 농수축산업(1차산업)이나 유통업을 건드려 전 산업(Total industry) 가치사슬적인 접근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자동차 제조이냐, 아니면 식품 제조이냐 등 산업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을 것입니다만, 예를 들어 CJ가 수행하고 있는 식품 사업 같은 경우에는 농수축산물의 원료 구매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전체 제품의 가격과 원가를 혁신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와 더불어 유통업체와의 교섭력을 키워나가고 건전한 중소기업(히든챔피언)과 협력하면서 동반성장 시너지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다시 말하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기업의 대외적 신뢰 향상과 제품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기업의 경쟁력 또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생산(제조)의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지 못한다는 것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기업이 지속할 수 없게 되는 직접적 요인이 됩니다. 또한,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신뢰를 잃는다는 것은 반기업정서 형성의 원인이 되어 궁극적으로 기업의 이미지 하락과 함께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이에 CJ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이 기업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직시하고 있고, 때문에 앞으로도 사회책임경영에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CSV, 그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전사차원의 변화

이상의 인터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CSV 전략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점차 다변화 되어가는 도전들에 대응하기 위하여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CSV 전략은 짧은 기간 내에 쉽게 이루어질 수 없으며, 그 실행을 위하여 CEO와 임직원들의 근본적인 철학과 가치의 공유는 물론이거니와 실행 중 지속적으로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모델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유연하면서도 견고한 체계, 그리고 구체적인 실행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전문적인 측정 및 평가 중 어느 것 하나도 빠져서는 안 될 만큼 만만치 않은 도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각종 사업 부문을 넘나들며 전사 차원을 관통하는 일관적인 CSV 전략과 그를 실행하기 위한 안정적인 프로세스가 정착되고 있는 CJ의 사례는 CSV 전략을 구상중인 국내의 여러 기업들에게도 매우 고무적이라 평가해볼 수 있을 것이다.

CJ의 CSV 사업의 발전 및 그것이 창출하게 될 경제적•사회적 임팩트에 대한 기대를 가져보면서, 다음 편에서는 역시 CSV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LG의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제조업 CSV #8. 한국 제조업의 공유가치 창출 기회 (2)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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