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 프로필

김태영

성균관대학교 SKK GSB, 교수, mnkim@skku.edu

김태영 교수는 현재 SKK GSB에 2004년부터 경영전략, 조직이론, 네트워크 분야의 교수(부학장)로 근무중이다.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경제/조직사회학으로 박사 학위를 수여받았으며, 홍콩과학기술대학 경영학과 경영전략 담당 교수로 근무한 바 있다.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등 전략 및 조직이론 분야 내 세계적 권위를 갖는 여러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였으며, 2007년 인사조직학회 국제연구상, 2010년 Kelley-SKK GSB EMBA 과정 최우수강의상 등을 수상하였다.

 

공유가치창출 (CSV: Creating Shared Value) 담론은 각종 포럼 및 기업현장에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가운데서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는 주제중의 하나가 바로 공유가치전략 실행 문제이다. 공유가치전략 또한 비즈니스 전략이기에, 일반적인 전략 실행의 다양한 문제점과 직면하게 된다. 경영 전략의 실패는 전략 자체의 잘못이기보다 잘못된 실행으로 인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 성공적인 실행은 쉽지 않다. 임원과 직원간의 의사소통의 문제, 불충분한 자원 배분, 조직문화의 부재, 핵심지표관리의 부재, 그리고 전략적 인적자원의 부재 등으로 전략은 원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실행될 수 있다.

공유가치전략을 제시한 하바드 경영전문대학원 포터 교수와 FSG대표 크레이머도 사실 구체적인 전략실행의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공유가치전략은 기업의 다양한 내외부적인 환경에 의하여 도입 과정에서부터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기업은 CSV 전략을 신속하게 받아들이는 반면, 어느 기업은 매우 느리다. 두 가지 조직적 측면에서 이러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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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공유가치전략은 조직적 특징에 따라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falkvinge.net)

 
 

첫째, 기존 경영전략팀 (및 기존 사업부 임직원)의 조직적 관성이 매우 큰 경우다. 이들은 신시장과 혁신을 통해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몰두한 나머지, 경쟁자, 소비자, 정부, 비영리단체, 학계 등의 변화에 둔감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저성장시대에 부합하는 경영전략을 기존의 틀 내에서만 수립하려는 경향이 높다. 또한, 공유가치창출모델을 전략이 아닌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하나로 치부하는 경향도 있다. 이점이 바로 강연과 포럼 등에서 경영전략 및 기획팀이 아직 많이 보이지 않는 이유이다. 아직까지 CSR 및 사회공헌부서 종사자가 대부분이다. 경영전략팀 (및 기존 사업부 임직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은, 공유가치전략을 신속하게 받아들여 걸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기존 CSR 부서의 조직적 관성이 매우 큰 경우다. 큰 기업일수록 CSR 부서 인원도 많고 관련업무도 많기에, 나름대로 일을 하는 방식이 생긴다. 특히, 기업의 핵심사업과 관련도가 낮은 업무를 하다 보면, 긴장감과 효율성이 떨어진다. 습관적인 비효율성이 굳어져서 생긴 관성은 신념이 되고 지나치면 독선에 이르게 된다. 최근, 다양한 사회적 공헌 활동 및 기부금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기업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물론, CSR 부서에서 기업의 사회 공헌으로 좋은 이미지와 평판을 형성하고, 지속성장가능성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CSR 부서도 기업의 핵심역량과 미래의 전략 및 먹거리를 같이 고민해야 한다. 공유가치전략창출은 사회적 문제 (가치)를 전략의 핵심에 놓는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느슨하게 연결하지 않는다. 비즈니스 모델중심에 놓고 직접적으로 연결한다. 따라서, CSR 부서도 사회적 가치에 대한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의 핵심역량과 사업의 중심에 위치해야 한다. 이 때 비로소 융합을 근간으로 하는 공유가치창출 모델의 토대가 마련된다.

 

공유가치전략, 어떻게 실행해야 할까

그렇다면, 공유가치전략을 어떻게 실행하면 좋을까? 첫째, 무엇보다도 최고경영진의 공유가치전략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공유가치전략은 비즈니스 전략이기에 사업의 핵심역량에 기반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모든 임직원과 공유가치전략의 내용과 방향을 공유해야 한다. 매일 신시장과 혁신의 기회를 찾고 있는 임직원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요성을 소개하고 설득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임직원들이 미래의 신시장과 혁신은 사회적 문제와 기업의 핵심역량의 접점에 있다는 점을 공감할지라도, 당장 급한 업무들로 인하여 공유가치전략은 우선순위가 낮을 수 있다. 또한, 임직원 간에 기업전략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전략에 대한 의견의 차이가 실행의 비효율성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최고경영진이 열린 마음으로 임직원들과 공유가치전략에 대한 토론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직원들에게 각종 세미나 혹은 포럼 참석을 권장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둘째, 기업의 공유가치전략 사업을 주도할 컨트롤 타워로서의 CSV조직이 필요하다. CSV전략이 완전히 비지니스  전략으로 자리잡혀 전체 조직을 아우를 수 있는 수준까지 나아가야 한다. 최근, 공유가치전략을 추진하는 많은 기업들이 CSV부서를 만들고 있다.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춘 기업부터 간판만 걸어놓은 기업까지 매우 다양하다. 주로 기존의 CSR부서가 명칭을 바꾼 경우가 많다. 공유가치전략CSV팀이 홍보 혹은 마케팅 부서에 속한 경우도 많다. 어느 기업은 부서명칭을 CSR에서 CSV로, 최근에는 또 다른 이름으로 바꿨다. 이런 정체성의 혼란은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안되어 있거나 CSR 팀에 CSV 전략을 맡겨두기 때문에 생긴다. CSV 조직에는 기업의 가치사슬을 대표하는 부서들의 임직원들이 배치되어야 한다. 당장 힘들지라도, 그 직원들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핵심부서들의 적극적인 관심 없이는 CSV전략이 성과를 내기 힘들다.

셋째, 공유가치전략 전략적 마인드를 가진 임직원이 필요하다. 경영전략과 사회적 문제의 연결점에 대한 균형감각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CSV전략을 실행에 옮길 임직원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양성해야 한다. 한마디로, 이들은 CSV 융합 인재다. CSV융합인재는 경영전략팀과 사회공헌팀 양쪽의 의견을 바탕으로 더 좋은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때론, 이들을 위한 별도의 성과 및 보상체계도 필요하다. 단기성과보다는 과정에 대한 평가를 통한 보상체계를 마련하여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해야 한다. CSV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한 융합인재들은 전사적으로도 좋은 자원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진행중인, CJ 제일제당의 CSV 베트남 닌투언성 사업에는 현장에서 뛰고 있는 CSV융합인재가 있다. 김재운은 CJ제일제당의 식품브랜드매니저로 영업, 기획, 마케팅지원을 담담하다가 해외지역전문가로 베트남에서 파견, 근무하고 현재 CSV경영실에서 CSV 기획 및 실행사업을 하고 있다. CSV의 사업적 측면과 베트남 현지 실정에 대한 지식으로 CSV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소속은CJ제일제당과 한국국제협력단에서 운영하는 현지 실행 조직인 PMO (project management office)이다. 또한 베트남 닌투언성 현지에서 CSV 현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김지영은 건설업계 및 한국국제협력단 베트남 사무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현재 소속은PMO 소속으로, CJ와 한국국제협력단에서 임금도 양쪽에서 절반식 받고 있으며, 빈농들의 사회적 문제해결과 사업적 측면을 관리하는 CSV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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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CJ그룹은 CSV사업의 일환으로 베트남 닌투언성에서 고추재배 농가를 지원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news.hankyung.com)

넷째, CSV전략을 뒷받침할 기업 내 조직구조가 필요하다. 기업의 핵심사업과 거리가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사업부제 내 홍보 및  마케팅부서에서 실행할 수 있다. 사회공헌 전문가가 기업의 정당성 혹은 평판개선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면 된다. 하지만, CSV는 기업의 핵심역량기반사업이므로 사업부제 CEO가 책임을 지고, 연구개발, 제조, 마케팅 등 기존의 사업조직 내에 깊숙이 녹여내야 한다. 추구하는 CSV 사업이 기존의 사업내용과 기술공학적 혹은 소비자 가치적 측면에서 다를 수 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기존 사업조직과 독립된 ‘별동부대’를 편성해야한다. 기존 사업구조의 예산 및 인력 등에서 예속되지 않고 독자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기존 조직의  사고방식에 휘둘리면, 새로운 혁신을 담보로 하는 공유가치모델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공유가치전략 전략의 수립과 실행는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인력’들과 ‘조직’이 필요하다. 임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더불어, CSV 융합인재를 키우고, CSV조직을 정비하고, 기존사업과의 연관성을 점검하는 등 조직정비에 나서야 한다. 홍보 혹은 마케팅 부서에서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CSV가 미래에 설 자리는 매우 좁다. 공유가치전략 전략이 더욱 높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공헌 및 경영전략의 아이디어가 융합되어야 한다.  이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드시 ‘조직내부의 융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조직 융합’의 정도가 공유가치전략 전략의 성공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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