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포커스_21. 사회를 바라보는 제조업 혁신 (3)]을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사회 문제에 대처하는 제조업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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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은 전 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스스로가 야기하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로 인하여 사회적으로 이에 대한 대처를 요구받는 경우가 많다. 제품 품질의 질적 차별화보다는 마케팅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없는 산업적 특성을 지닌 소비재 제조업의 경우에는 일반 소비자들의 호감도가 구매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하여 이목을 끌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실시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한편 산업재 제조업의 경우, 특히 오염물질을 다량 발생시키는 중화학 공업 분야에서는 아예 사회적, 법적으로 탄소배출권 제도가 거론되거나 탄소발자국 등의 압력이 작용하면서 기업은 스스로 야기한 사회 문제에 대한 일정한 조치를 취하도록 강요받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법제에 의한 강제적 압력에서부터 일반 대중 소비자의 시선과 같은 간접적 압력에 이르기까지, 제조업은 결코 사회적인 비용과 압력을 간과할 수 없는 입장에 놓여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사회에 있어 제조업이 필수적인 근간을 제공하는 만큼, 제조업 역시 사회와의 관계를 간과하고서는 성립할 수 없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조업과 사회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는 세계적인 자동차기업 포드의 임금인상 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는 1914년 1월 5일 자동차회사 포드가 자청하여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임금을 두 배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사건으로, 당시 기존 업계 평균 임금이 일당 2.34달러인 상황에서 포드는 자사의 노동자 평균 일당을 5달러로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파격적인 조치의 내막에는 포드의 연간 이직률이 바로 직전 해인 1913년에 370%를 기록하였다는 사실이 숨겨져있었는데, 당시 이민 생활로 인한 생활고와 반복 단순작업으로 지친 노동자들의 이직이 잦았던 것이다. 이에 지속적으로 근무하는 숙련공들을 사내에 머무르도록 유도하는 것이 포드의 지상과제로 자리잡음에 따라 숙련공들의 처우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파격적인 임금 인상이라는 결과가 나타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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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산업혁명의 정점이라 불리는 포드의 컨베이어 벨트 생산방식

(이미지 출처 : wbur.org)

 

물론 이러한 임금 인상 사건의 배경에는 단순히 노동자들의 생활고 문제만 엮여있었던 것이 아니라, 1913년 도입되어 오늘날까지 포드는 물론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된 ‘컨베이어 벨트 생산방식’으로 인한 인간 소외 문제가 그 근원에 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임금 인상은 이로 인한 노동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조업과 사회의 관계를 논함에 있어 포드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는 함의는, 제조업 또한 여느 산업과 마찬가지로 사회와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기능하는 것으로써, 자사의 노동자 처우 문제에서부터 환경 문제에 이르기까지 해당 산업과 연관된 다양한 사회적 문제나 비용에 구애받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라 할 수 있겠다.

 

제조업, 지금까지 어떻게 대처해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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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유와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추세에 힘입어 제조업 역시 사회 문제에 대하여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소비재 제조업은 물론이거니와 중금속과 화학물질 등의 사용으로 인해 환경적인 영향이 비교적 큰 중화학 공업계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원에서 크고 작은 CSR 활동들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CSR 활동의 주제는 아동, 환경, 대학생/청년 창업,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활동의 형태 또한 임직원 봉사활동, 전문성을 기부하는 프로보노 활동, 기부금 지급,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수도 없이 다양하다. 이와 같이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제조기업은 수없이 많은데, 이러한 제조업의 사회공헌/CSR 활동은 상당 부분 유의미한 가치를 지니는 활동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에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하던 정부나 민간 비영리섹터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자본력과 인력 등의 자원을 바탕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기존에 제조업이 사회와 사회 문제에 대하여 취하고 있는 자세에서는 두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첫째는 이와 같이 제조업이 사회적 압력에 대하여 기존에 취해오던 대응은 제조업과 사회의 관계를 유기적인 상생 관계로 보기보다는 서로 상반된 입장에 있는 것으로만 볼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이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 문제에 대처할 경우, 해당 문제에 대한 책임을 수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히 ‘비용’으로만 간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러한 활동에 대해 적극적이기보다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만을 취하게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제조업에게 있어 ‘사회’의 존재는 비용을 인상시키는 불필요한 고려대상에 다름 아니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위험을 잘 보여주는 사례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제조업체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3년 말 중국 내 임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중국 내 인권단체들이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제조업체들의 운영행태를 비판·폭로하여 한국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입게 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국내 제조업체들이 상당한 자금을 들여 현지 법규 이상으로 관리 수준을 높이고 해당 지역사회에 상당한 금액을 기부하면서 CSR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법규대로만 운영하기 위해서는 중국 현지 업체들에 비해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이로 인해 불만을 표하며 베트남 등 다른 지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고자 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두번째 문제는 앞서 말한 첫번째 문제에 대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다 할 수 있다. 즉, 제조업에게 CSR 활동이 그저 ‘비용’으로만 치부될 경우 이러한 활동은 지속가능성을 가지기가 무척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에게 있어 단순 비용으로서의 사회공헌 또는 사회책임 활동은 여타 다른 중요한 요소에게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경제 위기 등 환경이 변화하게 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게 되는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한계는 제조업이 보다 지속가능한 형태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기 어렵도록 만들 수 있다 하겠다.

 

혁신의 매개체, ‘사회적 가치(Impact)’를 창출하는 공유가치창출(CSV)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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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서 살펴 본 기존의 대응이 가지는 한계점들은 차세대 제조업에게 보다 지속가능하며, 사회와 상생적인 관계를 구축·유지해갈 수 있는 새로운 대응방안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제조업이 사회 문제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지금부터 논의할 공유가치창출 전략이 제조업과 관련하여 갖는 함의는 바로 그와 같은 ‘혁신’의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으로부터 기인한다 할 수 있다.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이란 1편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기업이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가치사슬 상의 활동에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혼합된(Blended Value), 또는 공유되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경영 전략이다. 따라서 공유가치창출 전략이 CSR과 구분되는 지점은 그 태생적 본질에 기인하는데, 즉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 기업의 활동과 분리되어 ‘비용’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핵심활동이 수행되는 가치사슬 상에서 ‘활동’ 그 자체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살펴본다면 세계 최대의 화학업체인 다우케미칼(The Dow Chemical Company)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인간의 가장 필수적인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화학 제품을 개척한다’는 비전 하에 설립된 기업으로, 화학 물질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영향에 대하여 별도의 비용을 들여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대신 제품을 통해 직접적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다우케미칼은 2012년 미국의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인 ‘비만인구 증가’를 해결하기 위해 카놀라유와 해바라기씨로 추출한 오메가9 식용유를 개발하였는데, 이는 트랜스지방을 완전히 제거하고 심장에 좋은 오메가-3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시중에 판매되는 다른 식용유과 비교하여 포화지방 함유량을 극적으로 줄인 것이었다. 이와 같은 다우케미칼의 오메가9 식용유는 기존의 일반 콩기름과 비교하였을 때 헥타르 당 두 배에 이르는 생산량을 보이며 농가의 생산성을 높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유통기한 또한 기존 식용유보다 길어서 식료품 유통업자들에게도 이익을 안겨주었다. 그 결과 다우케미칼의 오메가-9 식용유는 사회적으로는 전미 식단에서 6억 킬로그램의 트랜스지방 및 포화지방을 제거하는 효과를 낳았고, 자사의 경제적 이익의 관점에서는 시장 점유율 80%와 2012년 총매출 7억 달러를 달성하며 다우케미칼 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라인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다우케미칼의 공유가치창출 전략이 기존의 CSR과 구분되는 부분은 이와 같은 ‘혁신’에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CSR 차원의 대응을 취하는 관점에서는 사회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 ‘비용’으로 작용하여 ‘지속가능성’이 떨어질 위험이 있지만, 공유가치창출 전략은 사회 문제 속에서 시장 기회를 찾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에서 비즈니스 가치, 즉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 비용이 아닌 수익으로 작용하는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자사의 수익성에도 도움이 되고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이나 전략은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매우 강력한 이점을 가진다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제조업이 날로 증가하는 사회의 요구에 대하여 기존의 대응만으로는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솔루션을 강구하고자 한다면 그러한 혁신의 열쇠를 찾을 수 있는 곳은 바로 다름 아닌 사회 문제의 해결 그 자체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상 제조업이 스스로가 야기하거나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사회 문제를 비즈니스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할 때, 그것은 제조업체에게도 비용이 아닌 비용감소로, 더 나아가 수익창출과 거대한 시장기회의 포착으로까지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위기라 불리던 시기를 지나고 다시금 국가 산업은 물론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주역으로써 주목받고 있는 제조업이 기대받고 있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한계를 깨고 한 단계 더 도약하여야 한다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도약을 위한 가장 강력한 디딤돌은 다름 아닌 사회를 들여다볼 때 찾을 수 있으며, 이 때 공유가치창출(CSV) 전략은 효과적인 지침이 되어줄 수 있다. 오늘날의 제조업 혁신이 공유가치창출 전략을 통해 사회를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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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가치는 그가 세상으로부터 무엇을 받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가 세상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 Albert Ei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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