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포커스_19. 사회를 바라보는 제조업 혁신 (1)]을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제조업, Time to Innov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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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이 재조명되면서 떠오르는 가장 핵심적인 화두는 “혁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논의의 저변에 깔린 함의는, 제조업의 잠재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짐에 따라 G2를 필두로 하는 선진국들이 연이어 동참하고 있는 ‘제조업으로의 귀환’ 선언이 제조업계에 있어 단순한 청신호로만 받아들여져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 현재 경제 위기의 타개책 혹은 예방책으로써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이 기존의 제조업 그 자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달리 말하자면,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제조업 속에 내재된 혁신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제조업 회귀가 아닌 제조업 혁신의 필요성은 제조업이 처한 사회적 맥락에 근거한다. 제조업이 국가의 전 산업의 근간이며 특히나 자원이 부족한 한국 사회에서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왔음은 자명하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어 온 제조업의 이면에서 크고 작은 사회 문제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제기되는 규제완화 요구는, 제조업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사회적 압력과 기존의 제조업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라마다 제조업 3.0, Advanced Manufacturing 등으로 불리는 제조업 혁신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여기에서부터 비롯된다. 기존의 제조업으로의 단순 회귀는 이미 발생한 문제들의 지속 또는 증대와 더불어 그와 같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있어 한계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조업이 기존의 대응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룸으로써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제조업 혁신이 추구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방향성을 도출해본다면 그것은 사회와의 연결고리에 대한 고려라 할 수 있다. 즉, 제조업과 관련하여 양산되는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업계의 성장과 발전을 사회적 가치 창출의 증대와 연계시킬 수 있을 때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의 도약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제조업 혁신과 관련하여 CSV(Creating Shared Value)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게 되는 배경 역시 이러한 논의에서 출발한다 볼 수 있다. CSV적 관점은 사회적 가치의 창출과 경제적 성과의 창출이 연동되는 모델을 통해 제조업체와 사회 모두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시리즈에서는 먼저 제조업계가 현재 비즈니스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과, 이와 관련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CSV적 관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글부터 총 3회에 걸쳐 진행될 앞으로의 논의에서는 우선 제조업이 가지는 특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그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사회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후, 이에 대한 제조업계의 기존 대응과 향후 CSV적 관점의 적용 방안을 다루어볼 것이다.


제조업의 분류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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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은 일반적으로 산업을 1차, 2차, 3차 산업으로 분류하였을 때 1차 산업에서 얻어진 원재료들을 가공하여 유형의 제품을 생산해내는 2차 산업을 의미한다. 이 때 만들어진 결과물의 성격에 따라서 제조업을 개인에 의한 최종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소비재’와 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중간생산물인 ‘산업재’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용어에 대한 정의를 보다 엄밀히 하자면 이와 같은 개념적 구분 자체는 산업 구조를 소비재와 생산재로 분류한 호프만(Walther Hoffmann)의 2분류법으로부터 비롯되었다 할 수 있지만, 특히 산업재와 관련하여 오늘날에는 산업재가 에너지, 소재와 함께 생산재의 하위 개념으로 쓰이기도 하고, 생산재와 동일한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 등 엄격한 구분이 없이 혼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본 시리즈에서는 편의상 제조업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자 한다.

 

[tabs type=”horizontal”] [tabs_head] [tab_title]제조업의 분류[/tab_title] [/tabs_head] [tab]

  • 산업재 제조업 :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재화, 원자재, 설비, 소모품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
    ex) 반도체, LED, 철강, 석유·정밀화학 등

  • 소비재 제조업 : 개인 소비자가 직접 소비하는 재화, 식료품, 의류, 가구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
    ex) 음식료, 의류, 가죽, 신발, 가구, 가전, 자동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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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와 같은 구분은 편의상의 구분이기 때문에 제조업을 통해 생산되는 모든 재화를 산업재 또는 소비재로 구분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이와 같은 구분을 통해 본 글에서는 이후 논의할 제조업과 관련된 사회 문제가 나타나는 배경이라 볼 수 있는 제조업의 특징을 산업재와 소비재로 나누어 다루어보는 것으로 제조업의 특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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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는 한국의 대표적인 산업재라 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files.thinkpool.com)


우선 ‘제조업’이라 했을 때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이미지와 가장 부합한다고 볼 수 있는 산업재는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최종적으로 소비되는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기계설비와 장치, 원자재와 반제품 또는 부품, 수리용품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현재 국내의 주요 생산재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제철, 자화전자, 한라비스테온공조, 콘티넨탈오토모티브, 동서석유화학 등이 있는데,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반도체, LED, 열연, 냉연, 후판, 티타늄, 컴프레서, 이오나이저, 컨트롤러 등으로 일반 소비자에게는 낯선 것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산업재를 생산하는 제조업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tabs type=”horizontal”] [tabs_head] [tab_title]산업재 제조업의 특징[/tab_title] [/tabs_head] [tab]

  • 대규모 시장의 형성

  • 소수의 Buyer와 Seller 간의 긴밀한 관계

  • 기술력의 중요성

  • 대중에 대한 상대적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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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규모 시장의 형성

산업재는 전 업종의 산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재와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큰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개인 소비자가 아닌 기관이나 기업체가 구매 주체가 되고 규모의 경제가 발생함에 따라 한꺼번에 대량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별 거래 당 소비재보다 훨씬 거액의 거래가 이루어지게 된다.

 

  • 소수의 Buyer와 Seller 간의 긴밀한 관계

산업재 시장에서는 기관·기업 단위의 거액·대량 거래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소수의 Buyer와 Seller가 존재하게 되며, 이들 사이에서는 일단 거래가 형성되고 나면 서로 거래처를 쉽게 바꾸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 즉 지속성과 안전성이 높고 경로의존성(한번 일정한 경로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여전히 그 경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 기술력의 중요성

산업재 기업의 핵심경쟁력이 기술력이라는 것은 산업재의 용도와 목적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사실인데, 특히 산업재의 경우는 기술 모방이 쉽지 않고 제품의 Lifecycle이 길기 때문에 기술력이 곧 안정적인 수요 확보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 대중에 대한 상대적 무관심

산업재 시장은 주로 B2B 영업이 이루어지는 영역으로 기업의 고객은 또 다른 기업이기 때문에, 소비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의지가 낮은 편이다. 일반 대중에게는 명칭조차 생소한 경우가 대부분인 산업재 기업의 제품들을 소비하게 되는 사람은 대개 해당 산업재가 공급될 다른 기업의 엔지니어들이기 때문이다.

 

2-2

그림 2. 개인 소비자가 최종 소비자가 되는 소비재의 대표적인 예로는 음료수가 있다. (이미지 출처 : pepsico.com)

 

한편 산업재를 생산하는 제조업계가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특징을 띠고 있다고 한다면, 소비재는 대체로 이와 반대되는 특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보아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소비재의 대표적인 예로는 일상 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식음료, 가정용품, 전자제품, 의류, 화장품 등을 들 수 있는데, 주요 기업들 역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일반 소비자에게 익숙한 기업들이 많다. 이러한 소비재 업계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tabs type=”horizontal”] [tabs_head] [tab_title]소비재 제조업의 특징[/tab_title] [/tabs_head] [tab]

  • 불안정하고 비공식적인 구매과정

  • 마케팅의 중요성

  • 대중과 사회에 대한 높은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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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정하고 비공식적인 구매과정

소비재 시장의 구매자는 일반 개인 소비자이기 때문에, 구매 센터를 통해 공식적인 구매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산업재 시장과 비교했을 때 훨씬 불안정하고 비공식적인 구매과정을 거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산업재 시장에 소수의 Buyer와 Seller들만이 존재하는 것과 달리 다수의 Buyer와 Seller들이 존재하고 있는 소비재 시장의 성격으로부터 기인한다고도 볼 수 있다.

 

  • 마케팅의 중요성

경로의존성이 크기 때문에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지도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산업재 시장과 비교했을 때, 소비재 시장에서는 마케팅이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마케팅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소비재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들은 일반적으로 산업재에 비해 타사 제품과의 질적 차별화가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대중과 사회에 대한 높은 인식

개인 소비자가 최종 소비자인 소비재 시장은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들이 판매되고 해당 기업에 대한 인지도 역시 산업재 기업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도 다양한 의사결정에 있어 대중과 사회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개인 간 정보공유가 활발해짐에 따라 특정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이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까지 하면서, 소비재 기업들의 PR과 대중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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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제조업은 산업사회의 근간을 구성하는 거대한 톱니바퀴로서, 그 자체만으로도 거대한 파급효과를 지니고 있다. (이미지 출처 : iwallpapersfive.com)


이상에서 살펴본 제조업의 특징들이 중요한 이유는, 각각이 때로는 독립적으로, 때로는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다양한 사회 문제가 나타나는 배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흔히 제조업과 사회 문제의 관계에 대해 가지게 되는 오해 두 가지로는 첫째, 환경 오염과 같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는 이슈 외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과 둘째, 환경 오염과 같이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문제마저도 산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 할 부작용 정도로 취급되는 인식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제조업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사회 문제는 위에서 언급되었던 제조업의 산업적 특징에 기인하여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로 나타난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사회 문제들은 해결 가능한 영역에 놓여 있으며 그 해결의 실마리는 이상에서 살펴본 특징들을 통해 나타나는 제조업의 본질과 사회의 연결고리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 글에서는 이번 글에 이어 제조업의 특징으로 인해 나타나게 되는 사회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해보고,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제조업계가 기존에 취하고 있었던 대응 방식을 살펴본 후, CSV적 관점에서 어떠한 혁신의 기회가 내재되어 있는지를 조망해보고자 한다.


(제조업 CSV #3. 사회를 바라보는 제조업 혁신 (2)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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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가치는 그가 세상으로부터 무엇을 받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가 세상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 Albert Ei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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