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포커스_18. 제조업의 도약을 위한 혁신을 꿈꾸다]를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제조업은 사양 산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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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불황으로 한국의 경제 상황 역시 어려워질 때마다 산업 구조와 관련해서 제기되는 주장이 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 중심의 경제보다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 중심의 성장을 도모해야한다는 것이다. 언뜻보면 이러한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2013년 기준, 제조업의 GDP 비중은 31.1%로, 서비스업의 비중이 59.1%라는 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이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 역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2011년 기준, 최종수요 10억 원당 7.1명으로 서비스업의 15.7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고 있다(한국은행, 「국민계정」 2013 참고). 게다가 이러한 통계 수치 외에도, 세계 경제 상황이 악화될수록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며, 이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제조업의 성장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제조업의 전망이 밝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참고 : 제조업의 범위를 정하는 기준은 다양할 수 있으나, 앞으로 기고될 글에서는 한국은행이 매년 발간하는 「국민계정」의 분류에 따르기로 한다. 이에 따르면 제조업에는 서비스업/농림어업/광업/전기 ·가스·수도/폐수처리·자원재활용/건설 부문을 제외한 산업들이 포함된다. 대표적인 예로 자동차·조선· 철도·항공 등과 같은 수송 장비, 음식료·의류·가죽·신발·가구·가전 등과 같은 생활 용품, 통신기기· 컴퓨터·반도체·디스플레이 등과 같은 전자부품 등이 이에 속하며 석유·정밀화학 산업 및 각종 원자재 관련 산업도 제조업으로 분류된다. 참고로, 인쇄업과 의약품 관련 산업 역시 제조업에 포함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자칫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접근이 될 수 있다. 제조업이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서비스업과의 단순 비교, 그리고 특정 시기의 통계 수치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 국가 경제의 차원에서, 그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시간적 흐름을 염두에 두고 제조업의 의미를 살펴보아야 한다.

실제로 위와 같은 한국 사회의 분위기와는 달리, 미국, 독일, 일본 등과 같은 경제 선진국에서는 금융 위기 이후 오히려 제조업의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의 선진화를 위하여 미국은 “Advanced Manufacturing Technology”, 독일은 “Industrie 4.0”, 일본은 “전략적 이노베이션 창조프로그램 (SIP)”이라는 이름 아래 R&D(Research and Developmen) 사업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제 위기를 계기로 금융업에 대한 불신이 커진 까닭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조업에 기반을 두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이 커다란 리스크를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왜 제조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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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논의는 곧 전체 경제 시스템에서 제조업이 수행하는 역할과 관련된다. 제조업은 모든 산업, 특히 서비스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제조업은 ‘생산’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반면 서비스업은 ‘소비’ 부분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즉, 제조업에서 생산 활동이 이루어지면, 생산된 제품이 판매되는 과정 속에서 소득이 창출되며, 이는 개별 가계의 소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가계는 벌어들인 소득을 통해 서비스를 소비하게 된다. 방송·통신·정보·금융· 교육·의료·여가 등과 같은 지식 서비스, 공공행정·사회복지 등과 같은 사회서비스 등을 생각해보면, 결국 가계 소득을 기반으로 한 소비를 통해 이들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체 서비스업의 약 26%를 차지하는 도·소매·운수·보관 산업의 경우 ‘제조업지원서비스’의 일종으로 이들은 제조업이 없을 경우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더하여, 제조업은 세계 경제의 불황이 예고되는 미래에도 한국 경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은 석유나 원자재와 같은 자원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경제 발전에 필요한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수출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수출 실적을 비교해보면, 제조업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2012년까지 연평균 291억 달러(한화 약 30조 3천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서비스업은 연평균 54억 달러(한화 약 5조 6천억원)의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즉, 수출을 통한 한국 경제의 성장에 제조업이 가장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지만, 사실상 수출 활성화와 내수 진작이 완전한 반대 급부에 있다고 보기 보다는 두 방법의 균형 있는 조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 때, 제조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통해 수출을 활성화함과 동시에 제조업 자체가 ‘생산’에 바탕을 둔 산업이기 때문에 그 기반을 잘 다져 놓을 경우 외부적인 충격에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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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제조업은 다른 산업의 근간이 되며,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비록 서비스업에 비해 취업유발계수가 낮긴 하지만 여전히 제조업은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동력을 가지고 있다. 제조업을 통해 창출되는 일자리는 다른 산업들에 비해 고용 측면에서 안정적(정규직 85.6%)이며 임금 수준도 높아 ‘좋은 일자리’로 꼽힌다. 게다가 미시간 대학이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일자리 하나가 6개 이상의 파생적인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다고 한다. 국내 차원에서는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에 따르면 제조업으로 인해 간접적으로 유발되는 고용인원(제조업 외 다른 산업에 고용됨)이 취업인원 2.1명당 5명으로 간접취업유발율이 약 241%에 이르는 반면 서비스업은 43%에 그친다. 이는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한데, 기본적으로 제조업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고용 효과가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나타내는 수치라 할 수 있겠다. 앞서 언급한 제조업으로 인한 수출 증가 역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수출에 의한 취업유발인원수는 600만명으로, 총취업자수 대비 25.9%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조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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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조업, 그 중에서도 한국과 같이 발달된 제조업이 가지는 한계도 분명히 있다. 제조업이 한창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 들었을 때에는 초기와 같은 대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지기도 어렵고 공정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되면서 고용을 늘리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국가의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들이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하며, 앞선 논의를 통해 살펴볼 수 있듯이 제조업이 다가 올 경제 상황에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의 성장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그동안 선진국을 추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조업에 대해 주로 양적인 투자에 힘써왔는데, 이러한 투자 방식으로는 글로벌 경제에서 제조업 분야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했던 미국, 독일, 일본 등과 같은 제조업 강자들이 여전히 우리보다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전체 경제의 차원에서 제조업이 가지는 의미와 그 발달 과정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으며, 제조업 자체의 특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함께 세계적인 비즈니스의 흐름을 파악·접목시킴으로써 제조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이다.

 

제조업의 도약을 위한 혁신을 꿈꾼다 : CSV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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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 성장은 많은 돈을 투자하거나 관련 시설을 더 많이 건설하는 양적 투자와는 달리, 산업에 대한 접근 방향 자체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통해 가능하다. 분명 전체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그 잠재력을 충분히 발현하지 못하고 있는 제조업이 지금보다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산업을 운영해나감에 있어 보다 ‘혁신적인(innovative)’ 접근법이 필요하다.

사실 제조업의 ‘혁신’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들이 이루어져 왔으며,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향후 3년을 우리나라 제조업이 재도약 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설정하고 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제조업혁신 3.0전략」을 마련하여 스마트공장 건설과 같은 혁신 방안을 내놓고 있다. 물론 제조업과 관련된 기술을 혁신하고 선진화하려는 노력도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제조업이 가진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조업을 경영하는 관점 및 전략 자체의 혁신도 필요할 때이다. 즉 각각의 제조 산업들이 가진 가치사슬(Value Chain)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가치사슬의 생산성을 재정의하고 이를 통한 혁신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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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제조업이 도약함에 있어 CSV(공유가치창출)가 효과적인 발판이 될 수 있다.

 

제조업이 처해있는 대내외적인 상황 그리고 제조업 자체가 가진 가치사슬을 분석하다보면, 제조업 혁신의 방향 중 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CSV(공유가치창출)이다. CSV(공유가치창출)이란 기업이 본연의 활동인 가치 창출을 추구하되,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적 가치,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가치 역시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경영 전략이다. 기존의 CSR(기업의 사회적책임)과는 달리, 단순히 선한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각각의 경쟁 우위를 만들어가면서 동시에 기업 관련 이해관계자들을 비롯한 지역사회와의 공생을 추구하는 것이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제품에 필요한 자재를 구매하는 것부터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이를 판매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가치 사슬 내에 매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며 더 나아가 산업의 운영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따라서 제조업을 운영함에 있어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고리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며, 이는 곧 제조업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례로 제조업에 필요한 각종 에너지원의 공급과 관련된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 대체 에너지를 적극 개발·활용할 경우, 제조업의 입장에서는 화석 연료의 고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원 부족 문제에 대처함으로써 생산의 안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사회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화석 연료 사용 방식이 우리 사회에 가져온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데 긍정적인 임팩트를 기대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에 이어질 글에서는 제조업의 종류(산업재, 소비재, 혁신 제조업)에 따라 구체적으로 CSV의 관점을 적용시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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