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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ACUMEN 챕터의 첫 번째 세미나, Open Table: POOR ECONOMICS 가 5월 30일 금요일 저녁 7시, Impact HUB Seoul 에서 진행됩니다. Open Table 의 목적은 단순합니다. ACUMEN 의 가치와 원칙들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죠.


S+A의 첫 번째 Open Table 에서는 개발경제학자인 아비지트 배너지와 경제학자 에스테르 뒤플로의 책, "POOR ECONOMICS: A Radical Rethinking of the Way to Fight Global Poverty" 에 대하여 논의합니다. 한국에서는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MIT 경제학자들이 밝혀낸 빈곤의 비밀" 이라는 제목으로 변역되어 출판되었죠. 서구 사회가 지난 50년 간 대외원조로 2조 3천억 달러를 지출했지만 여전히 수백만 명의 빈곤국가 아이들이 12센트에 불과한 말라리아 예방약과 4달러자리 모기장을 제공받지 못해 목숨을 잃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자들은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소모적인 원조 논쟁에서 벗어나, 가난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현장에서 분석하고, 과학적 실험을 통해 어떤 접근이 가난한 사람들을 빈곤의 악순환에서 구할 수 있는지 연구했습니다. 빈곤을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 POOR ECONOMICS 를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인도네시아에서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과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의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때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개입될 수 있습니다. 사업에 돈을 지불한 기부자들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가?”라고 물어본다면, 여기에는  “우리가 지불한 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가” 를 확인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을 것입니다. 동일한 질문을 프로그램 연구자들과 정책결정자들이 한다면, 이는 “프로그램이 지역의  욕구(필요)를 충족시키고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가?” 라는 함의를 담고 있을 것입니다.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면, 우리는 이러한 질문을 위한 대답을 준비해야합니다. 따라서 프로그램의 평가는 이러한 질문에 대답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며 유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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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Bank에서 소개하는 'Randomized Controlled Trial'과 'Impact Evaluation'

 

여기서 소개하는 영향평가란 “수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영향평가를 측정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최근에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위의 영상에서 제시된 무작위 통제실험 방법론(Randomization:이하 RCT, 무작위 방법론)을 이용한 평가(randomized evaluation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기) 입니다. 이 방법은 통계적으로 동일한 실험집단과 비교집단을 설정하여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적인 요인들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무작위 방법론을 설명한 poor economics 소개). 영상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하나의 집단을 대상으로 고용 훈련 프로그램 전후 효과를 비교하는 것은 다른 외부적인 요인들을 고려하지 못할 뿐 아니라 비교집단이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 자체의 효과를 알아내기가 어렵습니다. 한편 무작위 할당 없이 두 개의 집단을 대상으로 고용프로그램의 효과를 비교하는 방법은 두 집단의 참여자들이 원래 지니고 있는 특성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용프로그램의 성과가 집단의 차이인지, 또는 프로그램 자체의 특성인지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RCT는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극복하는 데 유용한 방법론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이제부터는 RCT를 이용한 영향평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컨대 조금 전의 사례에서 우리는 현재 인도네시아 초등학교 교육격차가 크다는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우리는 인도네시아의 가난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겪는 교육문제를 제시하고, 어떻게 프로그램이 해결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변화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싶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이러한 고민에 직면했을 때 바로 RCT를 이용한 영향평가 방법을 통하여 상황을 풀어 갈 수  있습니다.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하기 전에 우리는 무작위 방법론을 통해서 학습능력이 비슷한 아이들을 두 집단으로 구분하고, 다음으로 ‘논리적인 가정(방과후 교육프로그램은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을 설정하여,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확인합니다. 이 때 영향평가를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들을 확인하고, 프로그램이 해결하고자 하는 가정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하고, 프로그램의 의도대로 목표들이 달성되는지를 구체적인 지표를 사용해서 측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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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린 배포프로그램을 통한 영향평가(Impact Evaluation)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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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도에서 설사병을 줄이기 위해서, 오염된 물을 깨끗하게 소독할 수 있는 클로린(염소소독제)을 배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각종 수인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에 클로린 배포 프로그램(염소소독제)은 수인성 질병(waterborne illness)의 빈도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효과적인지를 알아보는 평가를 시행하려고 할 때 누군가는 “‘클로린이 박테리아를 죽이는 데 효과적인가?’ 또는 ‘클로린 사용이 인체에 유해하냐?’ 등의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은 실험실에서나 가능할 수 있는 질문이며, 직접적으로 프로그램의 목적과는 연관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논리는 수인성 질병을 줄이는 것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클로린이 제대로 수혜가구에게 전달되어야 하고, 수혜가구들은 클로린을 받아야만 하며, 이들은 클로린을 정기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깨끗한 물에는 클로린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논리과정에서  필요한 질문들을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수혜가구들이 클로린을 열심히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확인해야 하고, ‘클로린이 실제로 설사병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건강을 증진시키는 지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우기 때마다  보건소에 설사병 환자들이 인산인해라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궁금해질 것입니다. “사람들이 클로린을 사용하는데, 왜 비가 오면 설사병에 걸리는 것일까?”, “클로린이 효과적이라면 비가 많이 와서 물이 오염되더라도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클로린이 정말 박테리아를 죽이는 데 효과적인 것일까?”, “사람들은 클로린을 적절한 시기에 사용하는 것일까?”, “참여가구들을 방문하는 현장직원이 우리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 “참여가구들이 심지어 약을 받지조차 않은 것은 아닐까?”, “현장직원이 비가오는 동안에 마을에 직접 찾아가는게 어려우니깐 약을 나눠주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때 우리는 영향평가를 통해서 이러한 질문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RCT를 이용하여 비교집단 설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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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평가는 프로그램 참여자(실험집단)를 비참여자(비교집단)와 비교하여 프로그램의 상대적 효과성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영향평가의 주된 어려움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클로린 프로그램의 예를 생각해봅시다. 장기적인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클로린을 사용한 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건강해졌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프로그램이 시행되지 않은 상태와 비교해보았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건강해졌는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즉 프로그램이 시행되지 않았을 때 보다, 얼마나 설사병 발생율이 줄어들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참여자 사이에서  설사병 발병률을 측정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프로그램이 시행되지 않은 상태를 가정(이를  counterfactual이라고 합니다)’ 한 상황에서의 설사병 발생빈도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즉, '클로린을 먹지 않았더라면 어떠했을것인가?'를 직접 측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설사병을 앓은 수준이 ‘클로린이 없었던 상태에서 사람들이 설사병을 앓았던 수준'과 동일할 것이라는 가정을 한다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을 측정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비교집단으로 가정하고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살펴보는 것이 영향평가 시행의 첫번째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비교집단을 설정하는 다양한 방법정리). 효과적으로 영향평가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시작단계에서부터 비교집단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 때 무작위 방법론이 가장 유용한 접근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무작위 방법론은 새로운 방법론은 아니지만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작위 방법론을 통해서 통계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을 선정함으로써 가장 정확한(unbiased)결과를 도출할 수  있으며, 사람들의 행동에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찾아내고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클로린 프로그램의 예에서처럼 프로그램의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고, 여기에 대해 다양한 질문들이 발생될 수 있는데, RCT를 이용한 영향평가는 우리의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줄 수 있습니다.

 

1. 어떤 요인이 프로그램에 더 영향력을 미치는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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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프로그램에는 하나이상의 요인들이 있으며, 어떤 요인이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더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해야만 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조건부 현금급여(Conditional Cash Transfer: 이하 CCT) 프로그램이 수혜대상자의 건강과 교육에 효과적인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데요. CCT 프로그램 은 크게 두 가지 요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수혜가구들에게 지급되는 '돈'이고, 다른 하나는 수혜가구들이 돈을 받는 조건으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거나 보건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조건(Conditionality)'입니다. 프로그램에서 어떠한 요인이 더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는것은 프로그램을 스케일 업(scale-up)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가구들이 돈이 없어서 교육이나 건강에 투자할 수 없다. 따라서 이들은 돈이 더 있으면, 아이들의 교육과 건강에 돈을 더 투자할 것이다’ 라는 논리가 성립한다면, 조건없이 돈을 제공하는 것이 조건부급여(CCT)보다 더 나은 방법일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조건을 수행하지 못하는 정말 가난한 가구들(예를 들어 너무 가난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를 원하지 않는 가구, 학교가 너무 멀리 있어서 학교에 통학하는 것의 기회비용이 큰 가구, 또는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는 가구)을 배제하지 않으며, 대상자들이 조건을 수행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및 행정비용이 들지 않아 비용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급여를 받기위해서 수혜가구들이 수행해야 하는 조건 자체가 프로그램의 임팩트(impact)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면, 무조건적인 이전은 의도한 영향을 달성하는데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영향평가를 통해서 프로그램의 어떤 구성요소가 가장 현격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 분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를 통해서 가장 비용효과적이고, 영향력있는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2. 두 가지 대안책 중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인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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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양한 방법들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를 찾고 이를 스케일 업(scale-up)하기 위해서, 각각의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측정하기를 원합니다. 마이크로 파이낸스(microfinance)의 예를 살펴봅시다. 마이크로 파이낸스 프로그램 수혜자들이 빌린 돈을 약속한 날짜에 갚도록 하기 위해서, 집단에 법적책임을 부과하는 것과 개인에게 법적책임을 부과하는 방법 중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인가라는 질문을 생각해봅시다. 어떤 방식이 참여자들이 돈을 갚는 비율을 증가시킬 수 있을까요?

전통적인 마이크로 크레딧 프로그램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은 빌린 돈(loan)을 몇 주안에 갚아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로 다양한 유예기간(grace period)을 두어야 할까요? 돈을 빌린 사람이 투자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을 만큼의 유예기간을 설정해야 한다면 그 기간은 몇달에서 몇년으로 설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다음 우리는 상환기간(repayment period)을 다양하게 설정한 후 실험을 설계합니다.

한편 말라리아 예방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모기장을 구매할 수 있도록 바우처(voucher)를 제공하는 데, 지역약국에서 쉽게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캠페인을 합니다. 이 때 어떤 방식이 구매비율을 높일 수 있을까요? 여기에 아주 눈에 띄는 마케팅 캠페인이 있습니다. 말라리아의 부정적인 영향(예를 들어 말라리아에 걸리면 죽을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광고: 그들이 사지 않는 이유? : Amy Lockwood TED 강연 – 우리에게 콘돔을 팔아봐 참조)을 강조하는 캠페인과, 말라리아 예방이 저축이 증대되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의 광고를 강조하는 캠페인, 두 가지 종류입니다. 이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을까요? 이 방식 외에도 우리는 매우 다양한 방식을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우처를 남성(아버지)에게 줄지 여성(어머니)에게 줄지를 결정할 수 있고(실제로는 여성에게 준 경우 바우처 사용비율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는 완전 무료에서부터 개인이 지불해야 하는 분담금액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우리는 어떠한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3. 문제를 한번에 하나씩 해결해야만 하는 것일까? 연관된 모든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하는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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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역사회에는 복잡하게 얽혀진 문제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티오피아 농촌에서 농부들에게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씨앗(improved seeds)과 비료를 제공하여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하고,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해봅시다. 농부들에게 농업에 필요한 부가적인 서비스들(extension services), 예를 들어 쟁기나 삽같은 장비 지원, 재정적인 지원, 상품 마케팅, 교육, 도로정비를  전부 고려해서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확인해야할지, 아니면 오로지 씨앗 및 비료의 배분과 사용에만 집중해서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확인해야 할지 고민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들에 대해서는, 하나씩 테스트하는 것이 더 현실성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가설들을 테스트 해볼 수도 있고, 집단 1에는 씨앗만 제공하고 집단 2에는 농업 외 부가적인 서비스들도 같이 제공하고 집단 3에는 농업 외 부가적인 서비스들 및 재정적인 지원까지 동시에 제공하는 실험을 설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조인트 프로그램(예를 들어 집단1과 집단2)이 각각의 프로그램의 영향력보다 더 효과가 큰 지 아닌지를 알아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4. 라틴아메리카에서 성공한 프로그램이 다른 지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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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평가는 프로그램 또는 정책이 특정한 집단과 국가에 적합한지 역시 평가합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매우 다양한 환경/국가에서 사업을 진행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접근방법이 다른 국가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를 확인 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CCT는 멕시코와 브라질을 비롯한 라틴아메리카에서 매우 성공했고, 다른 국가들 역시 이러한 모델을 적용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라틴아메리카와 다른 환경(예를 들어, 사회문제의 우선순위가 다르거나, 경제상황이 다른 국가들)에 놓인 국가들에서는 CCT가 성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실험방법을 통해서 CCT를 사전테스트 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컨대 아프리카 국가들은 더 가난하기 때문에, 라틴아메리카에서 지급하였던 현금지급액을 사하라 사막이남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동일하게 사용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만약 현금지급액수가 매우 작다면 비슷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라틴아메리카 국가의 경우는 면역접종완료가 더 중요한 건강문제일 수 있지만, 아프리카에서는 HIV/AIDS문제가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렇듯 건강문제에 대한 우선순위도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동일한 강제조건을 부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맥락에서, 말라위에서는 CCT를 HIV/AIDS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써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장이 비효율적이라면, 조건을 수행한 후 돈을 받아도 적절히 소비하거나 저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방글라데시에서는 현재 현금 대신 가난한 가구를 대상으로 농업에 필요한 가축을 제공하는 CCT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동일한 이름의 프로그램도 국가별로 다른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이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RCT를 이용한 영향평가가 유용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5. 새로운 아이디어와 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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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서쪽 지역에서는 모기장을 무료로 배포하는 방식과 사용자에게 일정부분 비용을 받는 방식에 대해서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무료배포가 급속하게 모기장 사용률을 높일 순 있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사용자에게 비용을 받는 것이 사용가자 모기장을 소중하게 사용하는 심리적인 책임감(내가 돈을 지불하였으니 소중하게 사용하겠다)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는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즉, 장기적으로 보면 무료배포는 이론적으로 모기장을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willingness)을 감소시켜, 지속적으로 사용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몇 가지 실험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실험은 단기적으로 모기장 수요 및 사용과 관련하여 가격효과를 알아보는 것이였는데, 가격이 오를수록 급속하게 수요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가격이 증가하여도 그 사용수준에는 큰 변화가 없었는데요. 우리가 이 지역에서 모기장을 10년동안 팔고 싶다면, 가격민감성은 줄이면서 사람들의 구매를 촉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두번째 실험은 같은 집단에게 몇 개의 마켓팅 캠페인을 시행하였는데, 그들 중 어떤 것도 효과가 없었으며, 이는 오로지 가격이 문제라는 사실을 의미하였습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모기장을 팔기 위해서는 마켓팅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모기장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얼마동안 모기장을 무료로 나눠줘야 할지에 대해 알아볼까요? 세번째 실험에서는 사람들이 무료 모기장에 익숙해질 것인가?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것들을 살 것인가?를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첫 해에는 무료로 제공하고, 두 번째 해에는 약간의 비용을 청구한 후, 무료로 사용한 사람이 두번째 년도에 구매한 비율을 살펴본 것입니다. 과연 무료로 모기장을 사용했던 사람들이 나중에 그것들을 구매하기 위해서 돈을 지불했을까요?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두 번째 년도에는 약간의 돈을 지불하고 모기장을 구매하였고, 그 이유는 모기장 사용이 유용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상품을 어떤 지역에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면,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구매자의 욕구와 행동을 확인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좋은 상품을 만들어서 시장에 판매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양한 실험설계를 통해서 이 상품이 지역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가장 비용효과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실패로부터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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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평가를 시행하면서 우리는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 '프로그램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조건은 무엇인가?', '필수조건들은 서로 어떠한 관계에 있는 것인가?', '우리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바꾸고 싶은 것인가?',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들의 대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우리는 농업기술의 발전(Green Revolution)이 식량생산량을 증대시키고, 이는 궁극적으로 이티오피아의 가난한 농부들의 복지(wellbeing)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가정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농부들은 농업기술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발전된 농업기술이 식량생산을 증진시키고, 자신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인데도 말입니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마 농업신기술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덜 효과적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농부들은 신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자신들에게는 충분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의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농부들에게 위험회피적인 성향(가난하거나 지적능력이 높지 않을수록 위험회피적일 수 있습니다)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들을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비록 기술을 적용하면  수익율을 높일 수 있다 할지라도, 초기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이 수익은 더 위험적이라고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프로그램이 실패한 원인 역시 우리는 RCT를 이용한 영향평가를 통해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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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er | IMPACT KNOWLEDGE] The reasonable man adapts himself to the world; the unreasonable one persists in trying to adapt the world to himself. Therefore, all progress depends on the unreasonable man.

1 COMMENT

  1. 그렇다면, 모기장 수요 및 사용과 관련한 가격효과를 본 집단은 통제집단, 마케팅을 시행한 후의 효과를 보는 집단은 처리집단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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