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커져 가는 요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찾아보는 것이 더 이상은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대학교에서도, 코워킹(co-working) 사무실에서도, 각종 글자와 그림들이 복잡하게 자리 잡은 종이들을 앞에 두고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이렇듯 우리가 실생활, 뉴스와 인터넷 등을 통해 접하게 되는 사회적 기업들을 들여다보면, 많은 경우 인생에서 어떤 특별한 경험을 한 후 그로부터 얻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번뜩이는 센스로 자신만의 아이템을 탄탄히 쌓아 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회적 기업 창업이 단지 ‘그들’만의 리그인 것일까요? 특별한 경험을 통해 얻은 개인적 소명은 없어도 무언가 좋은 일을 하고 싶고, 더 나아가 그 일을 사업으로서 잘 해나가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사회적 기업 창업의 문은 열려 있는 것 아닐까요?

이에 Fast Company에서는 “4 Business Opportunities That Are Driving Innovation In Social Enterprise(사회적 기업에서의 혁신을 주도하는 4가지 비즈니스 기회)”라는 제목으로, 좋은 일을 잘 하는(doing well and doing good)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자본이 흐르고 있고 임팩트가 강화될 수 있는 섹터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이 하고 싶지만 어떤 영역에 뛰어들지 쉽게 결정하고 있지 못하는 분들은 물론, 거창한 미션과 비전만을 수립한 채 실질적인 결실은 거두지 못하는 빈약한 비즈니스 모델로 골치가 아픈 분들에게, 많은 자본과 관심을 불러일으켜 사회적 성과는 물론 경제적 성과도 동시에 수확할 수 있는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그럼, 함께 살펴보실까요?

(아래의 내용은 Fast Company의 4 Business Opportunities That Are Driving Innovation In Social Enterprise를 번역, 참고하였습니다.)

 

1. PAY-AS-YOU-GO (PAYG)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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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y-As-You-Go란 간단히 말하자면 빈곤한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는 즉시 그 가격을 지불하기보다는 시간에 걸쳐 그 가격을 지불하도록 하는 아이디어입니다. 이와 같은 시장을 개척한 곳은 바로 케냐에 위치한 태양광 발전 및 모바일 기술 기업인 M-Kopa로, 현재 케냐에서 놀랄 만한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M-Kopa는 등유로 땐 불빛을 사용하던 케냐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빛을 전해주기 위하여,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값비싼 태양광 발전설비를 선불로 설치하고 운영시키는 시스템이 아니라 상품을 사용해가며 차차 그 가격을 지불해내가나는 Pay-As-You-Go 시스템을 도입하며 혁신을 이끌었는데요. 그 결과 빈곤한 고객층의 경제적 형편에 대한 기여는 물론이거니와 등유로 인한 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에 기여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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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M-Kopa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

 

그렇지만 M-Kopa가 더욱 놀라운 점은 단순히 빈곤 소비자와 환경에 대해 임팩트를 창출한 것이 아니라, 뛰어난 경영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을 텐데요. 2011년 설립된 이래 2013년 4월에 이미 고객 수 10,000명을 달성한 후, 같은 해 11월에 고객 수 40,000명을 돌파하였으며 2014년 상반기 현재까지도 매주 1,000여 가구씩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M-Kopa가 발산하고 있는 임팩트를 더욱 더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M-Kopa의 설립자인 Jesse Moore는,

“맨 처음 우리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짰던 원래의 비즈니스 플랜은 매주 1,000명, 혹은 연간 50,000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의 5개년 계획이었지만, 우리는 그걸 2013년 4월에 돌파해버렸다. 즉, 1년 반밖에 안 걸린 셈이다.”

라며 Pay-As-You-Go Technology가 적용될 수 있는 시장이 가진 잠재력에 대해 시사한 바 있습니다. 이미 IBM의 클라우드 저장 시스템 등에서도 이러한 Pay-As-You-Go 모델을 따라 하는 등, 점차 PAYG 모델을 사용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M-Kopa가 시작했던 태양광 발전과 같은 에너지서비스 뿐만이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시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Pay-As-You-Go 식의 비즈니스 접근이 가진 잠재력의 가치를 확인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기 구매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인구를 타겟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구상 중인 분이라면, Pay-As-You-Go Technology를 적용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2. MICRO-INSU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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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보험(Micro-Insurance) 상품은 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Under-served) 시장에 위치하고 있는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라고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하루 소득이 10달러가 채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와 같이 가난한 사람들을 그들이 일생 동안 직면하게 되는 크고 작은 위험들(사고, 질병, 자연재해 등)로부터 보호하는 대신 그들의 위험 수준과 소득 요건, 니즈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받는 보험산업이 바로 소액보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자면 Leapfrog Insurance이 바로 이들이 존재하는 영역에 커다란 자금이 동원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직접 보여주고 있는 기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의 고성장 기업들에 투자하고 저소득층의 보험접근성을 개선하는 Leapfrog Insurance에서는 현재 수하에 약 3억 달러 상당의 자본을 관리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보험회사 Prudential 역시 소액보험 투자의 시작을 알리며 Leapfrog Insurance의 피투자회사 중 일부를 인수할 것을 공표한 바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또 다른 대형 글로벌 보험회사 Old Mutual 역시, 소액보험 확보에 5억 5천만 달러를 책정할 것으로 밝혀 화제를 일으킨 바 있구요.

이와 같이 세계적인 보험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소액보험(Micro-Insurance) 산업, 임팩트와 자본이 만나 흐르는 이 곳에서 가히 탐날만한 회사를 일구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3. AGRICULTURAL SUPPLY CHAIN AGGREGA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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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에서도 다룬 바 있듯이(단언컨대 농사는 가장 완벽한 혁신입니다 : 농업인의 날 기념 농업혁신벤처 이야기) 농업은 인간이 영위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로 꼽아도 손색이 없는 산업입니다. 비록 갈수록 더 많은 마을들이 도시화되어가고, 농사는 농촌봉사활동에서나 잠깐 체험해봄직한 경험이라는 식의 인식이 팽배해져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농업은 인간이 먹고 살기 위해 빠질 수 없이 중요한 산업이라 할 수 있을 텐데요. 보다 정확한 수치를 위해 The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에서 추정한 결과를 살펴본다면, 2013년 현재 전세계에서 약 25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5억 개 가량의 소규모 자영농장에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어마어마한 숫자의 농업 종사 인구에 대하여, 세계적인 컨설팅펌 Dalberg에서는 이러한 소규모 자영농들의 융자(Financing)에 대한 수요가 4억 5천만 달러에 이르지만 그 중 대부분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업체들로부터 크게 무시 받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에 틀림없이 잠재되어 있는 가능성의 규모를 보여주는 수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숨어 있는 기회를 미리 포착한 기업들은 벌써부터 이 시장 내에 존재하는 거대하고 확장 가능한(scalable) 잠재력을 발굴, 개발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의 좋은 예로는 케냐, 르완다, 부룬디, 탄자니아 등지에서 자영농에 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One Acre Fund를 들 수 있을 텐데요. One Acre Fund는 동아프리카에서 급성장중인 자영농자 네트워크에 대하여 융자(Financing), 교육(Training) 및 판매지원(Sales Support)을 제공하고 있는 비영리조직입니다. 현재까지 One Acre Fund에 의해 16만 3천 여 명의 농부들이 혜택을 받았으며, 이들의 수익은 2010년 160만 달러에서 2012년 1400만 달러로 증가하였다고 하는데요. 결과적으로 이 네트워크에 포함된 농부들은 그렇지 않은 농부에 비해 에이커 당 두 배가량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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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One Acre Fund의 지원을 받고 있는 농가

 

One Acre Fund가 보여주는 “Supply Chain Aggregators”의 아이디어는 공급 사슬 위에서 연결된 모두가 win-win할 수 있는 게임을 이끌어가는 시장 기회라고도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양봉산업(Honey)이나 삼림업(Forestry)에서는 이와 같이 공급 사슬 속에 뛰어들고 있는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다른 분야에서 역시 마찬가지일 텐데요. 이와 같은 윈윈게임에 관심이 있는 여러분 역시, 또 다른 공급사슬에 참여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4. SOCIAL IMPACT BONDS (S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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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과연계채권(SIB, Social Impact Bonds)Pay for Success Bond, Social Benefit Bonds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최근 한국에서도 서울시를 중심으로 도입이 추진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투자자들의 사적 자본(private capital)을 저소득 가정의 교육 문제나 범죄자의 재범률 문제 등의 사회적 문제(social issue)로 연결시켜줄 수 있는(channel) 효과적인 방법인데요. 사회성과연계채권이 어떠한 방식으로 작동되는가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How it works?

사회성과연계채권은 문자 그대로 채권을 통해 얻는 수익이 사회성과와 연계되어 있는 채권으로, 투자자들은 그들이 투자한 프로젝트가 일정 수준의 측정 가능한 지표(certain measurable milestones)를 달성하였는지의 여부에 근거하여 프로젝트를 집행한 정부로부터 재무적인 수익(financial return)을 지급받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 때 사용되는 지표로는 교육성과의 5% 증진이나, 재범률의 10% 감소 등을 들 수 있구요. 사회성과연계채권은 이와 같은 시스템을 통하여, 정부에게는 정부 혼자 그 목표를 성취하려 할 때 들어가는 비용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소기의 성과를 성취할 수 있게 하는 효과를 가져다주는 한편, 투자자에게는 그들의 자본에 대한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성과연계채권의 참된 진가 역시 투자자, 소셜 섹터의 조직, 정부라는 세 주체 모두가 win-win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으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에 대한 수익(Return)을 거둘 수 있고, 소셜 섹터에서 일하는 조직(Social sector organization)은 입증된 결과(Identifiable results)에 기초하여 수익(Revenue)을 창출할 수 있으며, 정부는 사회 문제(Social Issue)에 대한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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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Social Impact Bond의 기본적인 구조 

 

따라서 사회적기업에서의 혁신과 기회를 도모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사회성과연계채권은 소셜 섹터의 조직이 수익(Earned revenue)을 효과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성과연계채권이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는 가정 하에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소셜 섹터 조직에게 있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보다 더 성공적으로 사회적 임팩트를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부자나 후원자의 눈치를 보고 굽실거리기보다는 조직이 창출하는 임팩트에 집중함으로써 이를 통한 대가를 수익으로 지급받는 시스템은, 사회성과연계채권을 통해 사회적기업과 같은 소셜섹터 조직이 본래의 목표를 추구하면서 재무적으로 지속가능한 조직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사회성과연계채권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 굴지의 투자은행 겸 증권회사인 Goldman Sachs에서 이미 두 가지 종류가 발행된 바 있고, 미국의 또 다른 증권회사 Merrill Lynch 또한 사회성과연계채권을 발족시키고, 미국 정부 역시 이에 5억 달러 상당을 2014년도 예산에서 책정하는 등의 움직임을 통해 활발하게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사회성과연계채권이 처음으로 만들어진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구요.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Social Finance USA의 Tracy Palandjian 과 Jane Hughes가 출판한 analysis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이와 같이 살펴본 바와 같이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SIB 산업 속에서도, 사회적기업을 시작하고 혁신을 주도해나가고 싶은 여러분을 위한 광범위한 기회가 산재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기회는 열려있는 셈이지요.

 

Opportunity is a bird that never per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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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외교가 Claude McDonald 경“기회란 절대 내려앉지 않는 새와도 같다(Opportunity is a bird that never perches).”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살펴 본 네 가지 비즈니스 기회들은, 사회적기업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있어 더 없이 좋은 참고사항이 될 수도 있지만, 사회와 시장이 변해감에 따라 혁신의 기회가 어디에서 어디로 옮겨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뜻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기회를 예측하고 포착하는 것은, 그를 치밀하게 관찰하고 준비하는 사람의 몫이겠지요.

새로운 분야이고 도전이 필요한 분야이기에, 사회적 기업의 세계에서는 기회를 발굴하고 포착하는 능력이 더더욱 중요시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위에서 살펴본 기회들은 좋은 일이 하고 싶지만 어떤 아이템을 잡아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지침이 될 수 있으며, 원하는 일을 보다 더 잘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강력하고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 속에서 자신 만의 기회를 찾아 나가는 그 이후의 과정일테지만요.

그럼, 영국의 또 다른 정치가이자 작가인 Benjamin Disraeli가 한 말로 글을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인생에서 성공의 비밀이란 기회가 왔을 때 그가 그 기회에 대해 얼마나 준비되어있는가에 달렸다(The secret of success in life is for a man to be ready for his opportunity when it comes).” 사회적 기업, 좋은 일을 더 잘 하기 위한 기회를 찾는 여러분은 지금 얼마나 많은 기회에 눈을 뜨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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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가치는 그가 세상으로부터 무엇을 받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가 세상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 Albert Ei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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