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유통업체, 월마트(Walm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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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할인점의 대명사로도 통하는 ‘월마트(Walmart)’는 미국 아칸소 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규모의 유통업체이다. 1962년 창립자 샘 월턴(Sam Walton)이 아칸소 주에서 작은 잡화점을 연 것에서부터 시작된 이후 미국 50개 주 전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유통망을 뻗치고 있는 월마트는, 현재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27개국에 걸쳐 220만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1만 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월마트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식료품부터 건강용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생활소비재인데, 특히 식품류가 전체 매출액의 5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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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Walmart의 매장 내부

 

월마트가 2013년 연 매출액 4,691억 달러(USD)를 기록하며 Forbes 선정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매출 부문 1위를 차지한 바 있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유통공룡’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월마트의 성공에는 “EDLP(Every Day Low Price)”라는 슬로건에 따라 구매가에 10~15% 정도의 낮은 마진을 붙이는 할인전략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월마트는 이와 같은 저가 전략을 통해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월마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공급업체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도 하다.

 

유통공룡에게 겨누어진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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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작은 잡화점에서 시작된 월마트의 신화는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지만, 월마트가 세계 최대 규모의 유통업체가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찬사의 대상이 되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월마트는 비윤리적인 거대기업의 대표격으로 항상 비난을 받아왔는데, Fortune지의 표현을 빈다면 한마디로 ‘거대 기업의 나쁜 점은 모두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기업이었다. 이는 월마트의 핵심 전략인 저가 전략을 가능케 해주는 값싼 노동력과 대량 생산 및 환경 파괴로부터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값싼 노동력과 관련하여 월마트가 수년간 무노조 정책을 유지하며 열악한 노동조건과 저임금을 통한 노동착취기업으로 악명이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중 하나였다. 월마트는 이러한 과정에서 얻어진 낮은 가격을 통해 결과적으로 지역 상권과 공정 경쟁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로도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저가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또 하나의 축인 대량 생산 및 대규모 유통 시스템이 필연적으로 환경 파괴를 야기함에 따라, 월마트는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환경파괴 대기업의 표본격으로 비난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환경적 관점에서의 월마트에 대한 비판은, 월마트의 가격 시스템을 가능케 하는 핵심이 대량 생산 및 국제 운송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즉 생산성을 제고하고 낮은 가격을 형성하는데 기여하는 컨테이너와 대규모 선박을 이용한 월마트식 거대 물류 유통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천연자원이 소모되고 보다 많은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가 야기됨으로써 더 큰 공공의 희생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특히 시스템이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이러한 시스템 유지에 드는 비용과 에너지는 증가하며, 현재 지구상의 화석 연료는 유한하기 때문에 이러한 월마트식 유통시스템은 지속가능성에 있어 분명한 한계가 있는 방식이었다(고든 레어드, 가격 파괴의 저주, 민음사(2011)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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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월마트의 비윤리적 경영을 비판한 다큐멘터리 필름 “Wal-Mart: The High Cost of Low Price(2005)”

 

이상과 같이 다각적인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었던 월마트가 소비자와 전문가 등으로부터 쏟아지는 많은 비난을 피할 수 없었음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사실일 것이다. 특히나 환경 이슈와 관련하여서는 1989년 실시한 그린태그 캠페인에서 환경친화상품 코너에 진열되었던 타월 상품이 재활용된 통에만 담겨있을 뿐 실제로는 염소표백된 비재활용 타월임이 알려지면서 빈축을 산 일이 있었는데, 이 사건으로 타격을 입은  월마트는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반(反)-환경적인 거대기업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게 된다(“The Greening of Walmart”, Stand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참고).

실제로 이러한 행보의 여파는 이후 2005년 McKinsey & Company의 연구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2~8%의 소비자들이 월마트의 기업윤리를 이유로 월마트에서의 쇼핑을 중단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고, 집단적 움직임으로까지 결집되어 2000년대 초중반에는 미국 내에서 대대적인 반 월마트 시위가 펼쳐지기도 하였다. 이러한 시장에서의 반응이 단순한 이미지 손상을 넘어 매출에도 타격을 주게 되자, 위기 의식을 느낀 월마트는 전사 차원에서의 대응책을 모색할 필요성을 체감하게 된다.

 

이미지 손상의 위기를 경영 혁신의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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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의 이미지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기본적인 목적이자 방침이었으나, 월마트 측에서는 이미 그린태그 캠페인에서의 섣부르고 미흡한 실천으로 인하여 단순한 보여주기식의 관행만으로는 주어진 상황을 타개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이미 잘 인식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창립 50주년을 향해가고 있는 월마트에게 필요한 최우선 과제는 과거 수준의 매출 회복이 아닌, 한 단계 위로의 도약을 위한 경영 혁신이라 할 수 있었다.

이에 2005년 당시 월마트의 CEO였던 리 스콧(Lee Scott Jr.)은 이와 같은 전화위복의 기회를 포착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당시 전세계 6,000개 이상의 매장과 160만 명의 임직원, 그리고 60,000여 개에 달하는 공급업체들을 대상으로 “지속가능 전략(Business Sustainability Strategy)” 이니셔티브를 발족할 것을 발표하였다. 해당 이니셔티브는 크게 3가지 목표를 통해 환경에 대한 자사의 부정적 임팩트를 감소시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였는데, 이는 각각 다음과 같았다.

 

[tabs type=”horizontal”][tabs_head][tab_title]Walmart의 Business Sustainability Strategy 3대 목표[/tab_title][/tabs_head][tab]

  • 에너지 공급원을 100%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충당할 것(To be supplied 100 percent by renewable energy)

  • 폐기물 배출량을 ‘0’으로 만들 것(To create zero waste)

  •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제품을 판매할 것(To sell products that sustain our resources and the environment)

[/tab][/tabs]

 

월마트의 혁신에서 특히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은 위의 세 가지 목표를 포괄하는 전략 자체의 전반적인 방향성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월마트의 지속가능 전략 수립 컨설팅을 맡았던 Blu Skye Sustainability Consulting의 창립자인 Jib Ellison이 언급하였듯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하나의 방대한 비즈니스 기회”로 본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즉, 환경적 아젠다를 추구하는 것이 월마트에게는 손상된 이미지 회복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경쟁에서 자사를 차별화시키고 공급 사슬(Supply Chain)의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가격을 절감하고 이윤을 창출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The Greening of Walmart”, Stand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참고).

월마트의 이와 같은 지속가능성 전략은 공유가치 창출 전략 중에서도 “가치 사슬 내에서 생산성을 재정립(Redefining productivity in the value chain)”하는 전략의 형태로 나타났다. 이는 다시 말해 자사의 가치 사슬 내에 존재하는 사회적, 환경적 제약을 해결함으로써 자사나 공급업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전략인데, 지역사회나 비영리단체, 정부 기관, 연구 기관 등의 외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고립되어 독자적인 가격 절감 정책만으로 경쟁을 유지해오던 월마트가 환경이슈를 다루고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함에 있어 부족한 내부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구조를 구축하고 그러한 확장된 영역으로부터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실질적으로 환경적 측면에서의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대부분의 기회들이 월마트 사내보다는 이를 둘러싼 공급업체 생태계에 포진해 있다는 사실 역시 이와 같은 방향 설정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월마트는 환경적 임팩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들을 파악하고 이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해산물, 포장재, 전자제품 등 14여 개의 다양한 영역에 걸친 각각의 “지속가능한 가치 네트워크(Sustainable Value Networks)”에 참여케 독려하고 이들이 각각의 영역에서 함께 비즈니스적 지속가능성과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네트워크 참여업체들은 월마트의 운영현황에 대한 정보를 얻고 경영에 대한 발언권을 얻을 수 있었고, 각각의 네트워크는 상기의 지속가능경영 전략 목표를 해당 영역에 부합하는대로 수행하며 월마트가 환경에 가하고 있었던 부정적 임팩트를 차차 걷어내기 시작하였다.

 

공룡의 발걸음이 불러 일으킨 거대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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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의 이와 같은 노력들은 다양한 수치를 통해 입증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폐기물 감축과 관련하여, 우선 직접적인 폐기물 배출량에 대해서는 2011년 이후 폐기물 배출량을 80% 이상 감축, 2011년 당해 3억 3,800만 파운드에 달하는 식품을 전 세계 푸드뱅크에 기부함으로써 2억 3,100만 달러에 상응하는 가치를 창출해낸 바 있다. 또한 2007년에는 포장회사, 제조업체, 정부 부처 및 비영리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제품 포장 기준을 개발하여 공급업체들의 포장재 감축을 유도함으로써 6년 후인 2013년에는 2008년 대비 5% 이상의 포장재 절감 효과를 기록하였다.

더 나아가 월마트는, 이와 같은 폐기물 및 포장재 감축 효과를 통해 화물 트럭 당 제품 적재량이 기존보다 늘어남으로써 66만 여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켜, 34억 달러의 유통 비용을 절감하는 성과까지 거두었다. 덧붙여 유통과 관련하여서는 화물 트럭의 물류 효율화를 통해 주행거리를 단축시킴으로써 1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감소시켜, 1억 3,000만 달러에 상당하는 이득을 얻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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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Walmart는 물류 효율화를 통해 2만 대의 자동차가 도로에서 사라지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낳았다.

 

한편 지속 가능한 제품 판매에 있어서도 월마트는 산업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TSC(The Sustainability Consortium)를 구축하여 제품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고 비용절감 및 공급망 효율성을 개선할 방안을 모색하였는데, 그 결과물로 탄생한 “Sustainability Index”를 통해 공급업체들의 친환경제품 공급 노력을 도모한 바 있다. 이와 같은 TSC를 통해 관련 기업 및 기관에 돌아간 수익이 총 1조 5,000억 달러로 추산되었다고 한다(Kotra, "기업에 공유가치를 입혀라 : 창조경제를 만든 해외기업의 CSV 사례(2013)" 참고).

이외에도 수많은 다양한 수치들로부터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월마트의 환경적 임팩트를 더하는 노력은 필연적으로 월마트 자사의 비용절감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이는 이니셔티브 발족 당초부터 폐기물 배출량의 절감을 곧 처리 비용의 절감으로, 유통 구조 혁신을 통한 이산화탄소 발생량 감소를 곧 물류비용의 감소로 바라보고 접근한 월마트에게는 당연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움직임, 물결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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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의 공유가치 창출 전략은 단순한 전화위복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가격에 기반한 거래상의 상호작용으로부터 가치를 창출해내던 메커니즘에서부터 비영리단체와 공급업체를 비롯한 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장기적, 협력적인 관계 구축으로부터 가치를 창출하는 메커니즘으로의 전환에 그 핵심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지속가능전략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네트워크 접근을 유지하고 확장시켜나가기 위한 주의깊은 노력이 요구된다. 비영리단체, 정부, 연구소 등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 주체들과의 파트너십의 비용이 증가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이러한 사회적, 비영리적 파트너들을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상실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파트너십과 네트워크를 관리해야 한다. 또한 환경친화적인 제품(Green products)과 기존 판매 제품간의 적절한 균형점을 모색하고, 지나치게 환경적 노력을 추구함으로써 보다 바람직하고 혁신적인 제품 판매의 기회를 간과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 또한 있다(“The Greening of Walmart”, Stand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참고).

월마트의 지속가능경영전략이 단순한 보여주기식 환경친화 캠페인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이것이 월마트가 창출해내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모두를 바람직한 균형점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전략으로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마트의 이와 같은 시도와 노력은, 업계 내는 물론 세계 경제 속에서 거대한 흐름을 담당하고 있는 대기업으로써 내리는 결정과 이에 따른 실제 운영상의 변화가 그를 둘러싼 공급업체와 지역사회, 정부, 비영리단체 등의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더욱 더 거대한 변화를 이룩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실 속에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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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가치는 그가 세상으로부터 무엇을 받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가 세상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 Albert Einstein

1 COMMENT

  1. 푸드뱅크에 기부를 하는 부분에서 유통기한이 얼마 안남은걸 던진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건 내가 너무 삐뚤어진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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