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의 지원으로, 기업 및 NGO가 캄보디아에서 수행하고 있는 ‘민관협력사업’에 대한 모니터링 및 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 1주일 동안, 캄보디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글로벌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사업과 NGO 협력 사업을 직접 현장에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와 덜컹거리는 차를 타고 여러 도시로 이동하는 빡빡한 일정이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사업 참여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원조와 관련하여, 정부 외에도 다양한 민간기관들이 기관의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1년 OECD 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부산회의에서 민간의 전문기술과 재원을 활용하는 공공민간 파트너십이 논의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열악한 빈곤 상황을 극복하고 비교적 단기간에 성공적인 경제 발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다른 개발도상국들에게 우리의 경험 및 노하우를 전해줄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발전을 위해서 오랜 기간 민간과의 협력관계를 맺고 충분한 경험을 축척해 왔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원조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최근에야 확산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업 경험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특히 세계경제 침체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공공재원을 공적원조에 투입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되면서 전통적인 원조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논의의 핵심은 첫째, 타겟효율성의 문제입니다. 즉 원조가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정부는 확실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사업에만 지원을 하는 경향이 있으며 따라서 예방사업(prevention intevertion)에는 투자를 적게 합니다. 둘째, 사업의 결과(outcome 또는 impact)에 대한 인센티브에 초점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즉 원조금은 프로그램이 목표로 한 성과의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되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실패 할 경우 회수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이는 프로그램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없다는 점도 포함합니다), 정부는 주로 프로그램 산출물(outcome)이 아니라 투입물(input)에 초점을 둔,  즉 어떻게 할 것인지(how)에 대한 고민보다는 표면적으로 어떤 활동들이 이루어질 것인지(what)에 초점을 둔 사업계획서를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사업 진행중에 수집되는 데이터가 향후 사업진행과 의사결정에 충분한 근거를 제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즉 사업 모니터링과 중간 평가, 그리고 결과물(outcome)의 달성을 위해서 수집 되는 데이터들이 적절히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통적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투입물 중심의 원조 방법의 대안책으로써,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국제협력정책, 민간의 기술과 자원을 이용한 국제개발정책인 글로벌 CSR과 공유가치창출(Creating Social Value, CSV), 결과물에 따라 원조금을 지급하는 SIB(Social Impact Bond; 국제개발에서는 이를 DIB(Development Impact Bond)라고 합니다) 정책이 있습니다. (Center for Global Development 참고)

올해 1월에 열린 코이카 제42회 자문위원회 및 2014년 혁신 코이카 선포식(아래 요약글 참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사용의 투명성, ODA 사업의 효과성 강화를 위한 한국형 모델개발 및 ODA 재원 다양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세계적인 원조 정책의 흐름에 맞추어 개발도상국에 민간기업의 투자, 기술이전 등을 통한 고용창출 및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실시되고 있는 시장형 CSR사업인 GS칼텍스의 태양광 사업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공유가치창출(CSV)를 2차년도 사업목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원조 분야에서 민간재원이 단순히 참여하는 것을  넘어서서, 민간기관과 정부와 수원국이 함께 지속가능하면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래 지도는 캄보디아에서 민관협력사업이 수행되는 지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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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캄보디아 지도

 

 

‘원조’라는 목적에 알맞는 사업 디자인의 필요성 : 웹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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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에서 방문한 기관은 글로벌 CSR을 수행하는 ‘웹케시’라는 회사와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한마음 사랑운동본부’였습니다.  웹케시는 캄보디아에서 IT 전문인력을 양성하여  이들에게 한국으로의 취업 기회를 열어 주는 것을 목표로 글로벌 CSR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었고, 졸업 후에 캄보디아에서 창업을 하거나 한국 또는 캄보디아 내 한국기업에서 일을 하고 싶어했습니다.  또한 웹케시는 지역사회의 IT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일환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교재도 나눠주고 기본적인 컴퓨터 교육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사업담당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회사 입장에서 보면 본 사업의 목표와는 일치하지는 않지만,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라는 생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아닌 경우에는 원조사업의 적절성에 대해서 비판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고학력 학생들의 경우는 캄보디아에서도 다양한 기회를 얻기 쉬운데 왜 그러한 학생들을 지원해야하느냐는 것입니다. 이는 원조사업이 우선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따라서 웹케시의 경우도 이러한 비판을 피해기 위해서, IT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면죄부를 얻기 위해서 이런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이 과연 필요할까요?

기업들이 CSR을 시행하는 목적은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미지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공헌형 CSR과 시장기회를 확보고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시장형 CSR의 두 가지 목적으로 시작합니다. 웹케시의 경우  캄보디아에 글로벌 CSR 사업을 시작한 주된 이유는 회사에 필요한 인력을 키우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회사는 캄보디아에서 이미 대학교 교육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바나 보안 프로그램 등을 가르치고, 이런 학생들을 한국에 있는 회사에 취업시키는 것입니다. 물론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무료로 좋은 교육을 받게 되고 한국 기업에 취직할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원조’라는 목적 아래 낙후된 지역을 지원하거나 소외계층에게 혜택을 주고 싶다면, 학생들을 선발할 때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모집하는 등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는 것보다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또는 현지에서  IT관련 창업을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들을 위한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과 관련한 사업을 시행하고 학생들이 졸업 후에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의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장기적으로 사회적 임팩트(Social Impact)라는 측면에서 평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기업은 NGO보다는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나 프로젝트에 대해서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업초기에 사정평가(readiness assessment) 가 정확하게 시행되어야 하며, 전문가와 함께 사업계획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추구하는 장기적인 목표(예를 들어 CSV)를 위한 체계적 접근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할 것 입니다.

 

모니터링, 평가, 사업 운영을 위한 지식의 필요성 : 평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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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에서 방문한 평화센터는 ‘한마음 사랑운동본부’와 현지 NGO가 함께 ‘권리와 자립에 기반한 지체장애인 자력화 프로그램’을  2006년부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 NGO와의 협력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현지의 욕구를 잘 반영하여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또한 현지인 선생님이 정기적으로 지역을 방문하여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학생들을 모집하며,  졸업생을 대상으로 사후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졸업생들 대부분이 본인의 고향으로 돌아가 휴대전화나 라디오를 고쳐주는 상점을 열고 지역 주민들에게 기술교육도 제공하고 있어 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의 편견을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오랜기간 동안 잘 수행되어 온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업 담당자는 몇 가지 문제점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첫째로, 구체적인 사업과는 맞지 않는 Impact(또는 장기적 Outcome)설정으로 인하여 적절한 모니터링과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기대효과 부분에서 MDG 목표 중 하나인 ‘HIV/AIDS, 말라리아 및 기타 질병 퇴치에 기여(예방을 위한 보건 교육 실시)’하는 것은 ‘직업기술 및 기초교육 능력배양’이라는 사업 목적과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이러한 기대효과를 달성·측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가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오랜시간 잘 수행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임팩트에 대한 측정이 이루어지지 못한 한계가 있습니다.

둘째로, 현장에서 학생들과 지역사회의 욕구 변화에 대한 데이터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사용하고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사업시행단계에서 정확한 기준선(baseline)을 설정한 후, 어떠한 방식으로 사업의 효과성을 비교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방법이 정해지면(예를 들어 무작위실험방법이나 프로그램 시행 전후 집단간 비교방법 등), 이를 통해서 좀 더 유의미한 함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장애인 학생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이 있는데, 기관에서는 이 가게를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하고 싶으나 이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다고 하였습니다. 처음부터 정부나 공공재원에 의존한 채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보다는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한 순서라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이러한 생각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적 컨설팅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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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한마음 운동본부 장애인 교육

 

시장에 대한 이해 증진의 필요성 : 태양광 에너지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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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에서 두 개 기관을 방문한 후, 북쪽에 위치한 바탐방이라는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바탐방 지역은 GS칼텍스가 2011년 12월부터 굿네이버스, 코이카와 함께 ‘적정기술을 활용한 캄보디아 바탐방 지역 저소득층 에너지 개발 지원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는 지역입니다. 캄보디아의 전기 공급율은 20%로 매우 낮고, 인구의 80%가 거주하는 농촌지역 중 230만 가구는 화재위험성이 높은 기름램프나 충전을 정기적으로 해줘야하는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연중 일조량이 매우 높은 나라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에너지인 태양광 에너지를 보급하는데 매우 적합한 지역이므로 태양광 에너지 사업은 지역욕구에 적합하면서도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적절한 사업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또한 본 사업을 통해서 GS칼텍스는 단순히 태양광 제품을 배포하는 것을 넘어서서, 지역사회의 고용창출 및 CSV를 사업목표로 삼고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활동이 이루어져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사업담당자들과 태양광 발전기를 이용하고 있는 가정, 태양광 렌터 등을 판매하고 있는 중간소매업자를 방문하면서 매우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렌턴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의 제품이 잘 팔리는 지역이 있는 반면에, 가격이 싸도 팔리지 않는 곳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태양광 제품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센터는 1개의 제품을 18달러에 소매업자에게 제공합니다. 그 후 소매업자는 지역의 욕구에 맞춰서(수요가 높으면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겠지요) 가격을 설정한 후 판매를 합니다. 저희가 방문한 소매업자는 판매를 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1개의 제품을 20달러에 판매하였는데도 2달 안에 렌턴을 전부 팔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 렌터를 판매하고 있는 소매업자의 경우 15달러에도 렌터를 팔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왜 시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상품 구매자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파악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보 파악이 어려운 것은 판매가 중간소매업자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사용하지 않았던 상품이 시장에 도입되었을 때, 상품에 대한 가격탄력성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필요하지만 구매하지 않는 경우(또는 구매할 수 없는)도 있고, 단순 호기심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잠재적 수요자들은 제품을 사용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효용성이 가격이 조금만 비싸지면 구매율이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무료 배포에 익숙해진 경우에는 가격이 부과되면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새로운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먼저 지역사회의 욕구를 파악하고, 상품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가격 설정과 판매 방식에 대한 다양한 실험들이 선행되어야 좀 더 효과적으로 시장에서 판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글로벌 CSR과 사회적 기업 모두가 고려해야 하는 전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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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태양광 시설 / 현지 인터뷰

 

지역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장기적인 관심의 필요성 : 경희대학교 지역개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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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 즐겁게 방문했던 곳은 경희대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역개발 사업이였습니다. 젊은 대학생들이 최소한 몇 개월 이상, 수도 시엡립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농촌 빈곤지역에서 각자 본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목표와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열정이 매우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인상 깊었던 것은 현지에서 사업을 총괄하고 계신 담당자분과도 나눈 이야기지만 ‘지역개발은 사실 쉽게 시작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사업’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농촌 빈곤지역은 가난한 지역이 겪을 수 있는 모든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의 지역개발 사업도 지역의 식수부족, 빈약한 위생상태, 빈곤(일자리 문제), 교육문제을 동시에 해결하고자는 목표 아래 시행되고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이러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지역의 역량강화를 위해서는 동시에 여러 사업이 시행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현장에 가보지 못한 우리의 생각으로는, 식수 부족 문제나 위생 상태의 개선 등과 같이 생활에 밀접한 문제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이후 일자리 창출을 통해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을 통해 미래 발전 동력을 만드는 것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기술의 순차적 발전에 따른 발전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경우는 무선호출기에서 아날로그 핸드폰,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활 양식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캄보디아와 같은 저개발 국가에서는 식수문제와 화장실 오물처리와 같은 문제들을 고민함과 동시에 컴퓨터 교육을 받으며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컴퓨터 교육에 열심히 참여하고 핸드폰을 귀중하게 생각하지만 위생상태와 식수문제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에 더하여,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외부인이 자신들의 지역사회에 들어와서 새로운 교육을 하고, 첨단기기를 제공하며 지역의 문화를 바꾸는데 저항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주민들이 겨우 마음의 문을 열고 변화에 익숙해졌을 때, 외부에서 들어온 서비스 제공자는 사업 목표가 달성 되었다고 또는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재원이 없다고 떠나는 경우는 없을까요? 저를 비롯한 대학생들은 그런 사람들을  ‘나쁜남자 스타일’이라고 말하면서 함께 웃으면서도, 지역개발사업을 할 때 매우 중요하게 고민해야하는 지점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였습니다. 지역사회의 진정한 변화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서비스 제공자의 진정성과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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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경희대학교 지역개발 사업 중 식수정화 시스템

 

Doing Good and Doing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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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민간과 협력해서 원조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지역의 다양한 욕구에 맞는 적절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코이카 역시 기관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캄보디아에 가기 2주 전 쯤에 코이카에서 열린 자문위원회 및 2014년 혁신 코이카 선포식에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기도 하였습니다. 코이카는 원조 사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하여 조직 자체의 혁신을 포함하여, 원조 활동의 방향 설정 및 그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구상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전문성의 측면과 관련해서, 코이카와 외부 민간 기관들간의 파트너십 구축 및  현장경험 기반의 사업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는데, 이는 앞으로 글로벌 CSR 사업과 NGO협력 사업을 더욱 확대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 생각됩니다(그 때 논의된 내용들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아래에 첨부합니다.). 다가오는 3월 20일, 21일에는 코이카 연수센터에서 ‘효과적인 민관협력(PPP) 기반조성을 위한 역량 강화’를 주제로 교육이 진행되기도 하는데, 저희 임팩트스퀘어도 여기에 참석하여 민관협력사업에 대한 이론 및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제로 사업이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지도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 때 좀 더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제 42회 자문위원회 및 2014년 혁신 코이카 선포식 ]

 

지난 1월 24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에서 제42회 자문위원회 및 2014년 혁신 코이카 선포식을 개최하였습니다. 저희 임팩트스퀘어도 그 자리에 참석하여 어떤 혁신 전략들이 논의되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자문위원회에서는 코이카 조직경영혁신 계획안의 발표 및 이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앞으로의 혁신 및 발전 방향 및 그 방안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최재성 민주당 국회위원, 김성환 前외교통상부 장관, 임채민 前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하여  오영주 외교부 개발협력부장, 김영목 이사장,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김영길 한동대 총장,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학수 SRG컨설팅 대표이사, 박종원 코리안리 부회장,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 조명행 영월 아프리카 미술관 관장, 박상원 홍보대사 등 코이카 내외의 다양한 사회적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이 참여하였습니다.

2012년 기준으로 코이카가 공적개발원조(ODA)에 사용한 원조금은 총 15억5천100만 달러로, 국민 1인 당 세금 3만4천900원이 ODA에 쓰인 셈이며, 국제 협력 및 원조를 확대해야 한다는 기조에 따라 원조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만큼 투명하고 효과적이며 의미 있는 원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코이카는 기존의 경영 방식으로는 원조효과성을 제고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2014년을 혁신과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지금까지 제시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를 굳건히 하였습니다. 그래서 2013년 말부터 2개월에 걸쳐 TF팀 구성 및 직원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 크게 ①투명성, ②전문성, ③조직관리 등의 3가지 측면에서 개혁을 추진할 것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자문위원회에서는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구상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그 논의 내용을 한 눈에 정리한 것이 아래의 도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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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의 부족

먼저 투명성 부족의 문제는, 원조금을 사용함에 있어서 그 재정의 운용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비판적인 시각이 크다는 것입니다. 원조는 타 국가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에 필요한 원조금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만큼, 원조의 투명성에 대한 신뢰와 국민적 지지는 원조를 지속시키고 그 규모를 확대하는데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 자문위원(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은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코이카가 전국민적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보다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었습니다.

 

전문성의 부족

다음으로 전문성, 즉 기관 운영 및 사업의 기획·실행˙평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는 국제원조나 개발 영역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그래서 기관 운영이나 사업 수행의 방향성이나 목표에 대한 논의는 이미 여러 차례 이루어졌지만, 그 목표에 맞는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한 상황이며, 제안된 방안들도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그 현실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한 자문위원(박종원 코리안리 부회장)은 이와 같은 전문성의 부족 때문에 코이카의 사업이 백화점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사업을 수행할 때 중장기 계획을 바탕으로 우선순위나 성공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위해 전문가로부터 컨설팅을 받거나 외부 기관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현장에 기반한 노하우를 배우는 등의 방안이 제시되었습니다. 이 때,  외국의 모범사례를 무작정 따라할 것이 아니라, 한국의 실정과 특성, 강점을 바탕으로 ‘한국형 ODA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tabs type=”horizontal”][tabs_head][tab_title]‘한국형 ODA 모델’에 대한 논의[/tab_title][/tabs_head][tab]

한국의 특성, 강점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원조 모델을 만드는 것이 코이카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제시되었습니다. 국제 원조 및 개발 분야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한국의 강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언급되었습니다.

 

  • 침략의 역사 부재 → 서양 국가들의 침략적 이미지와는 다른 우호적인 이미지 형성
  • 개발도상국에서 단기간에 커다란 경제 발전을 이룸 → 경험 및 노하우 공유
  • 인간관계(human relationship)를 중요시하는 아시아권 문화 → 사후관리 용이
  • 풍부한 문화 자본 → 한국 홍보 효과, 각종 사업에 활용

[/tab][/tabs] 

 

조직관리의 어려움

마지막으로 조직관리는 코이카라는 조직이 보다 효과적으로 원조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과 동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와 관련된 문제로, 역시 혁신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혔습니다. 코이카는 기본적으로 정부에 소속된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같은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NGO에 비하면 그 조직문화가 경직되어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한 자문위원(조명행 영월 아프리카미술관 관장)은 목표 및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맞게 사업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그 과정에서 조직의 신축성이 확보되어야 사업의 변화에 대해서도 직원들이 융통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조직구조를 바꾸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조직문화 자체의 변화가 필요한 지점으로, 지속적인 ‘내재화(어떤 사상이나 가치관을 자기의 것으로 의식화하는 것)’ 과정을 통해 기존의 분위기를 바꿔가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조직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처우개선, 동기부여를 위한 인센티브의 제공 및 역량강화 역시 조직의 동력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었습니다. 한 자문위원(임채민 前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이카만의 독특한 동기부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코이카 직원들에게는 타 공공기관과는 다른, 업무에 대한 내재적 동기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력 부족 문제는 기존의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한 자문위원(인요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은 현재 국내외 원조활동에 대한 열의가 높기 때문에, 코이카 볼런티어나 해외봉사단으로 활동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이에 더하여 노하우와 경험, 그리고 활동에 대한 열정을 갖춘 퇴직 인력 또한 좋은 인적자본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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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er | IMPACT KNOWLEDGE] The reasonable man adapts himself to the world; the unreasonable one persists in trying to adapt the world to himself. Therefore, all progress depends on the unreasonable man.

2 COMMENTS

  1. 유익한 기사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프놈펜의 평화센터가 말라리아 퇴치 같은 MDG를 기대효과로 설정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 안녕하세요. 임팩트스퀘어의 윤남희 입니다. 제가 평화센터를 방문했을 때, 어느정도 사업이 진행된 시점이었기 때문에 말라리아 퇴치 같은 MDG를 어떤 이유로 기대효과로 설정했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알기는 어려웠습니다.
      사업계획서에서 평가항목을 작성할 때, 장기적인 결과물(long-term outcome) 지표로 MDG항목을 측정하는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여기서 제시된 논점은 건강교육을 부가적으로 실시하는 것(사업의 핵심목표는 아닙니다)과 위의 MDG항목을 장기적인 평가지표로 설정하는 것 사이에 논리적인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현실적으로 측정가능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에서 로짓모델이나 변화이론을 바탕으로 평가계획서를 작성하는 경우에도 이와 같이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거나 측정할 수 없는 지표임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결과물 지표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궁금하신 내용은 메일로 보내주시면 답장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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