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임팩트스퀘어가 지속가능경영포털에 기고한 [공유가치 케이스.09_오래된 미래, 기존 사업에서 기회를 포착하다 – Kemira의 사례 살펴보기]를 옮긴 것입니다. 원문 PDF 파일은 지속가능경영포털 CSV 게시판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지난 11월, CSV 컨설팅 전문기관 FSG에서는 Harvard Business Review에 “Innovating for Shared Value”라는 아티클을 게재하며, CSV를 통한 사회혁신에 성공한 기업 서른 곳 이상으로부터 발견할 수 있었던 (1) 사회적 목적 내포(Embedding a Social Purpose), (2) 사회적 욕구 정의(Defining the Social Need), (3) 공유 가치 측정(Measuring Shared Value), (4) 최적의 혁신구조 구축(Creating the Optimal Innovation Structure), (5)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협업(Co-Creating with External Stakeholders) 등의 5가지 요소를 제시하였다. 이들은 이 중 (4) 최적의 혁신구조 구축 파트와 관련하여 공유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가가 선택할 수 있는 혁신구조 구축 방법 4가지에 대해 논하고 있는데, 각각은 다음과 같다.

 

[tabs type=”horizontal”][tabs_head][tab_title] Creating the Optimal Innovation Structure [/tab_title][/tabs_head][tab]

  • Integrate with a legacy business

  • Creat a Semiautonomous unit

  • Obtain philanthropic or goverment support

  • Finance external entrepreneurs

[/tab][/tabs]

 

본 케이스에서 살펴볼 Kemira의 사례는 가장 먼저 혁신구조 구축방안으로 제시된 ‘기존 사업과의 통합(Integrate with a legacy business)’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종합 화학산업 그룹이었던 Kemira는 기존의 중점 사업 중 하나였던 수자원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 구조 및 전략을 완전히 개편함으로써,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최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핵심 사업을 통해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 구조를 구축하였다. 따라서 본 케이스에서는, Kemira가 어떻게 최적의 혁신구조를 구축함으로써 공유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혁신에 기여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글로벌 화학회사, 혁신을 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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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에 본부를 두고 있는 다국적 화학산업그룹인 Kemira는 30개국 이상에서 펄프와 종이, 수질관리 산업에서부터 코팅, 페인트, 화장품, 잉크, 오일 및 가스, 광업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화학회사로, 2007년에는 펄프, 종이 분야 총수입 10억 유로, 수질관리 부문 총수입 7억 3천 유로를 달성하며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한 북유럽 굴지의 화학기업이었다. 28억 유로 규모의 총수입을 달성한 2007년 당시 Kemira의 사업영역은 아래와 같이 나누어볼 수 있었다.

 

[tabs type=”horizontal”][tabs_head][tab_title] Kemira의 사업영역 [/tab_title][/tabs_head][tab]

  • 펄프 및 제지(Pulp & Paper) : 펄프, 종이의 제조 및 표백

  • 수자원(Water) : 산업용수 및 음용수 관리, 수처리 및 수화학

  • 특수화합물(Specialty) : 페인트, 잉크, 화장품 제조

  • 코팅(Coatings) : 페인팅 및 코팅 솔루션 제조

[/tab][/tabs]

 

당해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각각의 사업영역이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 26%, 15%, 22%,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 23%, 7%, 37%였다. 그런데 2006년에는 통합 및 효율성(Focus on integration & Efficiency), 2007년에는 수익성(Focus towards profitability)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수행해오며 성장을 거듭하던 Kemira가, 2008년이 되자 자사만의 고유하고 경쟁력 있는 포지셔닝(Unique Competitive Position)과 고객 관점의 접근(Customer-Perspective Approach)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사업구조에 대하여 대대적인 개혁안을 들고 나오게 된다.

Kemira가 단행한 개혁은 단순한 조직 개편의 수준이 아닌 전사 차원의 전략 재수립에 이르는 혁신이었고, 그 결과 Kemira는 2008년을 기점으로 CSV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본 케이스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2008년 전후를 배경으로 Kemira가 어떠한 이유에서 변화를 꾀하게 되었고, 그 결과 어떤 혁신을 시도하였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떻게 공유가치 창출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Kemira가 2008년에 그러한 변화를 꾀하게 된 배경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2008년의 Kem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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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세계 시장을 강타한 2008년, Kemira 역시 범세계적인 경제 침체를 피해가기는 어려웠다. 원료 값 상승으로 인해 페인트 및 코팅, 펄프 및 제지 사업에서 타격을 입은 Kemira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주력해야 할 핵심 사업영역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면 개편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이 때 Kemira가 주력사업으로 채택한 것이 바로 ‘물(Water)’이었다.

물, 즉 수자원이 개인의 생명은 물론 산업 전반에 걸쳐 필수적인 자원임은 자명한 사실이나, 문제는 이렇듯 귀중한 수자원의 공급이 충분히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으로, 실제 지금 현재 사용 가능한 담수(Freshwater)의 공급량이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Water)의 0.01%도 채 되지 않으며, 심지어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담수 자원(Freshwater Resources)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Kemira가 조사한 결과, 공급은 불충분한 상황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급작스러운 가뭄이나 거대한 해일 등의 이상 기후현상의 증가는 물론, 수처리 및 수화학 시설의 미비 혹은 점검 부재 등으로 인하여 적절한 수자원에 대한 요구가 늘어가고 있어, 수자원 공급의 질적, 양적 수요는 전세계적으로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였다. 이러한 공급과 수요의 심각한 불균형은 수익성 개선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고 있었던 Kemira가 수자원 시장을 눈여겨보기에 충분한 요인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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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수자원은 개인의 생명은 물론 수많은 산업에 있어 필수적인 자원이다

 

한편 수자원 시장이라는 기업 외적 환경 외에도, Kemira는 자사가 사업 영역으로 삼고 있는 펄프 및 제지, 오일 및 가스, 광업, 발전, 식품 및 음료, 건설, 제약, 화학, 금속 등의 부문에서 원수(Raw Water), 폐수(Wastewater), 공정 용수(Process Water) 관리와 관련하여 자사의 수자원 사업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잠재되어 있음을 발견하였고, 더 나아가 이와 같은 영역에 대해서는 산업 내에 뚜렷이 지배적인 기업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기업 내적, 외적 상황이, 이미 기존에 물과 관련하여 수처리 및 수화학 분야 업체들을 인수하여 산업용수 및 음용수의 수질 관리 및 처리와 관련한 사업을 수행해오고 있었던 바, 수처리 및 수화학 분야에서 노하우와 기술을 다량 축적하고 있었던 Kemira에게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매력적인 기회였음은 두 말 할 나위 없이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에 따라 Kemira는 기존에 확보하고 있었던 넓은 고객층과 세계 시장 점유율에다가 자사가 보유한 수자원 사업에 대한 역량을 결부시켜 독보적인 경쟁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세웠고, 그 결과 자사의 활동을 ‘수자원 집약적 산업(Water-Intensive Industries)’으로 정의하며 조직 안팎으로 거대한 혁신을 시도하게 된다.

 

수(水)화학회사로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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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mira는 ‘수자원의 효율적 활용 및 재활용(Efficient use and reuse of water)’을 미션으로 내건 수화학회사(Water Chemistry Company)로서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우선 여러 차례의 수자원 관련 회사 인수 및 개별적인 연구 프로젝트 시행 등으로 인해 사내의 여기저기에 축적되어 있었던 수자원과 관련한 모든 지식(Water Knowledge)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코팅 사업은 별도로 분리하고, 특수화합물 사업 부문은 해산시킨 뒤 특수화합물 기업 Rockwood와 새롭게 이산화 티타늄 부문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등 수익성이 저조한 부문을 조정하고 수자원 산업(Water Business)이라는 키워드 아래 조직 구조를 재구축한 결과, Kemira는 다음과 같은 형태의 사업 부문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tabs type=”horizontal”][tabs_head][tab_title] Kemira의 새로운 사업 부문 [/tab_title][/tabs_head][tab]

  • 제지(Paper) : 펄프 및 제지 공정
  • 수자원(Water): 수처리 효율성 개선 및 원수/폐수 관리
  • 오일 및 광업(Oil & Mining) : 오일, 가스 및 금속 채굴 과정 개선

[/tab][/tabs]

 

이러한 사업영역 구분은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물(Water)’을 테마로 한 산업 분류라고 보기 모호할 수 있으나, 제지 산업은 전통적인 용수 다소비 산업으로 펄프 및 종이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물이 가장 핵심적인 매개물질로써 이와 관련한 수처리 이슈가 필수적으로 따르는 산업인데다가 재활용 종이의 경우 특히 수자원 사용 및 오염이 문제시되어왔다는 점, 기름이나 가스 및 금속을 채굴하는 광업의 경우 역시 천연자원이 풍부한 지역 중 물부족이 심각한 곳이 많으며 많은 광산기업들이 환경 이슈로 인한 사회적 압박 때문에 광업용수의 보다 효과적인 공급 및 이의 재사용과 폐수 처리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Kemira의 조직 개편은 수자원 사업이 그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고 유망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영역만 알짜로 모은, 그야말로 ‘수(水)화학회사’다운 결정이라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Kemira는 공통적으로 공정 과정에서 수자원이 보다 효과적으로 소비될 수 있도록 하는 통합적인 수처리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사업들로 자사의 활동과 조직을 완전히 개편함으로써, 각각의 부문의 제품 및 서비스의 개선을 위해 요구되는 연구 개발이 ‘물’에 대한 연구 하나로 통일될 수 있게 하였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Kemira 내에서 수자원 관련 R&D 및 그로 인해 축적되는 역량과 노하우가 한 군데로 집약될 수 있고, 이렇게 집약된 Kemira의 수자원에 대한 전문성이라는 자산을 각각의 사업 부문이 공통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그 효율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Kemira는 수화학회사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선언한 2008년 이후, 이러한 수자원과 관련한 연구 역량을 토대로 NGO인 Plan International과 협력하여 제3세계의 식수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거나, 탄소발자국에서 착안하여 개인이 하루에 양치, 세면, 세탁, 설거지 등에 쓰는 물의 양을 질문을 통해 측정하여 ‘물 발자국(Water Footprint)’을 계산해주는 ‘물 발자국 계산기’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Kemira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수자원을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본질인 그들의 기본 사업, 수처리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자사의 수익을 창출하는 과정을 통해 동시에 수자원 사용의 낭비를 막고 자원 부족 및 환경 오염과 같은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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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Kemira의 ‘물 발자국 계산기(Water Footprint Calculator)’


 

공유가치  케이스로서의 수(秀) 화학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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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펴본 Kemira의 사례는 앞서 언급하였던 것과 같이 기존 사업과의 통합(Integrate with a legacy businss)을 통해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구조를 구축한 예에 해당하는데, 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여기서의 기존 사업(Legacy Business)은 자사가 기존에 수행해오고 있었기에 그에 관한 역량과 노하우(Know-how)가 축적되어 타사에 의한 대체가 불가능한 고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사업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공유 가치 이니셔티브가 재무적 성취와 동시에 사회혁신을 꾀할 수 있는 최적의 경우, 다시 말해 가장 효과적인 공유가치 이니셔티브가 될 수 있는 경우는 바로 이와 같은 기존 사업과 완전한 통합을 이룰 때에 가능하다 볼 수 있다. 즉, 어떤 기업이 기존에 수행하고 있었던 사업 영역 내에서 지향해야 할 사회적 가치(Social Cause)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고, 이미 이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문제 해결에 대한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이것을 경제적으로도 지속가능할 수 있게 구조화할 수 있다면, 해당 기업이 공유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구축할 수 있는 최적의 혁신 구조는 바로 그 핵심 사업으로부터 CSV 이니셔티브를 발족시키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본 케이스의 Kemira가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써, 이는 화학물질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산업에 걸쳐 있던 사업 구조를 기존에 축적되어 있었던 전문성과 역량을 활용하여 재무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수자원 사업을 중심으로 재편성함으로써 핵심 사업이 곧 공유가치 이니셔티브와 통합되도록 한 사례라 평가해볼 수 있다. 즉, Kemira는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 자체가 사회적인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도록, 공유가치 이니셔티브를  아예 자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통합시킨 것이다. 이러한 공유가치 이니셔티브 하에서는, 예를 들어 Kemira가 고객의 니즈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보다 혁신적인 수처리 솔루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수자원과 관련한 각종 연구 기관, 정부 부처 등과 협력하는 활동이 동시에 전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물 부족과 환경 오염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여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전체 수입의 약 80%가 수자원의 양적, 질적 관리로부터 창출되고 있을 정도로 강력한 공유가치 이니셔티브와 핵심 사업의 통합을 보여주는 Kemira의 사례가 CSV 사례로서 갖는 의의에 대해서는, FSG의 이사 Marc Pfitzer의 제2회 CSV 포럼 기조연설 중 Kemira를 직접 언급하며 나누었던 발언으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이다.

“CSV 전략을 기업의 핵심전략과 통합하기 위해서는 ‘목적’이 반드시 그를 뒷받침해야 한다. (…) ‘목적’의 본질은 바로 핵심전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는 ‘당신이 무엇을 하는가’로부터 ‘당신은 그것을 왜 하는가’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 이 때의 ‘목적’이란 단순히 개별 프로젝트나 전략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 자체가 특정한 사회 문제를 다루기 위함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스칸디나비아의 화학회사 Kemira를 보라, 그들은 수자원 솔루션에 대한 니즈(needs)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전체 비즈니스 모델의 포커스를 바꾸었다. (…) 공유가치는 변화가 발생할 때만이 창출될 수 있다. 사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바로 비즈니스의 성장을 위한 잠재력이 폭발시킬 수 있는 기폭제와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상에 대해 훨씬 더 심도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want)가 아니라,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need)를 이해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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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가치는 그가 세상으로부터 무엇을 받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가 세상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 Albert Ei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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