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06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테마로 활동을 시작, CSR을 투자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회 책임 투자(SRI) 리서치 기업에 몸담은 경험과 국내에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도입된 시점에 시작한 연구 동아리 활동 등에 이어 현재 임팩트스퀘어의 사업까지 수년간 임팩트 비즈니스와 관련된 분야를 두루 경험하며 한 가지 결론을 얻었다. 임팩트 비즈니스 섹터는 여전히 새로운 영역이기 때문에 정답은 없지만, 사후적으로 확인하고 예측할 수 있는 경향성, 즉 트렌드는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트렌드에 대한 이해와 준비는 임팩트 비즈니스 섹터에서의 사업 성공 여부와 업무 성과에 적지 않게 영향을 준다. 이유인즉슨, 임팩트 비즈니스는 완전히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의 자원, 영역, 전문성 등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인데, 따라서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하는 방식은 그때그때의 트렌드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임팩트 비즈니스 섹터에 뛰어든 사람들이 간혹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섹터만의 특별한 방법이나 프레임, 도구, 나아가 이론이 존재한다는 생각에 신기루만 좇다가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이다. 전체적인 트렌드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또 효율적으로 결합할 수만 있다면 임팩트 비즈니스 섹터에서의 적응은 더욱 수월할 수 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이직률이 높은 임팩트 비즈니스 섹터의 특성상 이러한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소홀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IBR Opinionator 지면을 빌어 2013년 임팩트 비즈니스 섹터 내 예상되는 트렌드 10가지를 공유하고, 독자 각자가 이를 사업이나 업무에 녹여내길 기대한다. (예측 대상이 된 2013년은 정확히 1년의 기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2012년 하반기부터 2014년 상반기 정도의 좀 더 긴 기간을 예측 대상으로 포함하였음을 미리 밝힌다.)

1. Impact Investment –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 시대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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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설립과 지원, 인프라 확산에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SK가 본격적으로 사회적 기업 투자 사업을 런칭하고, 서울시는 '사회적투자기금'을 마련,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가 이를 운용하는 등 사회적 기업의 자본 조달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 민간 독립 조직으로서는 최초로 임팩트 투자 펀드를 기반으로 사회적 기업 설립과 자문 사업을 수행하는 MYSC가 활약하고 있으며, D3Jubillee와 같은 얼리스테이지 벤처 캐피탈 회사도 현재 활동 중이다. 이런 플레이어들의 등장은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임팩트 투자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의미하며, 새로운 유형의 투자자들의 등장과 함께 임팩트 비즈니스를 위한 자본 시장을 키우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서도 현재 활발한 논의가 진행중이다.

2. Ecosystem – 사회적 기업의 양적 성장 대신 전체 생태계 발전의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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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정부가 육성에 나섰던 시점에서는 자생적으로 생겨났거나 성장한 사회적 기업을 빠르게 발굴하여 자원을 집중하는 양적 확대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민간 영역의 다양한 투자 활동과 기존의 정책 프레임에 담기 어려운 독특한 혁신 모델들이 많아지면서, 숫자 늘리기에 집중하는 일괄적인 양적 확대를 탈피하여 생태계 자체의 질적 발전으로 자연스레 무게 중심이 옮겨 가고 있다. 따라서 2013년에는 인재 양성부터 출발하여 혁신적 아이디어와 사업 모델의 개발(인큐베이팅), 자본 시장의 형성을 통한 투자 활성화, 그리고 이러한 투자 촉진의 기반이 되는 임팩트 평가, 나아가 공개 자본 시장의 설립이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새로운 법인 형태의 도입, 또 관련 규제와 법률 인프라의 구축 등 생태계를 고도화하는 데에 더욱 많은 자원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3. Government – 새 정부, 증세 없는 복지 실현을 위한 임팩트 비즈니스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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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임팩트 비즈니스는 공공 부문보다 더 효율적인 사회적 가치의 전달 체계로 기능한다. 각종 복지 확대를 약속한 새 정부가 세수 확보와 정부 사업의 효율화를 달성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복지 수요와 사회경제적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적응력(최근 임팩트 비즈니스 섹터에서 주목하고 있는 ‘Resilience’의 개념을 의미함), 즉 수요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발생하는 수요에 대해서는 가장 빠르고 협력적인 방법으로 해결해가는 역량 자체를 키우는 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새 정부는 큰 정부를 경계하고, 임팩트 비즈니스가 가진 사업의 지속가능성, 임팩트 창출의 효율성과 확장 가능성, 니치(niche) 수요를 찾아 해결하는 혁신 역량을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 Collective Impact – 개별 기업 성장 촉진에서 협력적 모델로 관심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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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적 경제 주체를 지원하는 방식은 개별 기업을 키우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의 모델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가정하에 자원을 투입하면 그 결과물을 통한 사회적 임팩트가 커질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이에 따라 많은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 단체들이 지원 혜택을 받았지만, 현재까지의 성과는 이러한 지원 방식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의 근본적인 원인은 최근의 사회 문제들이 개별 조직이 독자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데 있다. 사회적 기업 뿐만아니라, 기업의 사회공헌 자원, 정부의 정책 자원, 시민들의 주체적인 참여 등이 함께 어우러지고 체계적으로 계획, 관리되어야 문제의 해결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 지난 호 IBR에서 소개한 한국가스공사의 온누리 사업 모델을 살펴보자. 취약 계층의 에너지 복지 문제가 전통적으로 주거 개선 문제를 담당하는 비영리 단체들의 몫이었다면, 이제는 에너지 관련 사업의 기업 참여와 지자체의 협조, 설비 공사를 위한 사회적 기업의 설립, 민간 복지 기관의 긴급 복지 서비스 등 다양한 조직의 역량과 자원이 결합하는 집합적 모델(Collective Impact)이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 New Competition – 사회적 기업, 다양한 법인 유형(마을 기업, 협동조합, 사회 혁신 기업 등)과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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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국내 임팩트 비즈니스 섹터의 가장 대표적 조직 형태는 인증에 의한 사회적 기업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마을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 사회 혁신 기업 등 다양한 종류의 조직이 등장하면서 조직 내부의 생산과 분배, 책임 관계를 다양하게 정의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모델의 등장은 창의적인 기업가, 혁신가들의 활약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생겨나면서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판단된다.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형태의 조직 모델이 해외에서 도입되거나 정책/법률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현재 사회적 기업 모델의 입지 또한 상당 부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6. Talent – 젊은 전문 인재들의 참여와 인재 육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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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 인재들의 임팩트 비즈니스 섹터로의 유입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MBA나 대학원 출신들이 고등 교육을 통해 습득한 지식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 싶어하고, 잘 다니고 있던 컨설팅 회사, 마케팅 에이전시, 디자인 회사, 로펌, 대기업을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임팩트 비즈니스 섹터에서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자선이나 기부 활동에 굳이특별한 전문성이 필요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이제는 소위 ‘선한 활동’에도 비즈니스 활동이나 조직 창출, 기술 개발까지 필요한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카이스트는 올해 SK와 손잡고 사회적 기업가를 위한 전문 MBA 프로그램을 런칭했으며, 주요 대학들이 미래의 전문 인재를 키우기 위하여 사회 혁신과 관련된 교육 과정이나 센터를 속속 설립하고 있다.

7. Foundations – 민간 자선 재단의 활약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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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해에는 대선 정국으로 인해 국내 주요 기업 재단이나 민간 자선 재단들이 큰 폭의 활동을 펼치지 못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특정 재단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걷힌 올해부터는 주요 재벌 그룹이나 기업인이 출연한 재단들이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교육, 금융, 주거 등과 관련된 복지 사업, 사회적 기업 창업 및 일반 벤처 창업을 활성화 하는 데에 많은 지원금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8. Sharing Economy – 불경기의 장기화로 공유 경제 및 재활용 사업 아이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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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경제 불황의 장기화로 기업들은 이제 소비자들이 쉽게 주머니를 열지 않는 현상에 익숙해지고 있다. 일례로 도심까지 진출한 아웃렛이 백화점을 턱밑에서 위협하고 있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고, 공유 경제와 재활용 컨셉에 기반한 알뜰 상품에 자연스레 눈을 돌리게 된다. 특히 최근에 해외 임팩트 비즈니스 섹터에서 창의적인 공유 경제 사업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이 모델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작은 기술과 지식이라도 나누려는 경험 공유 사업, 집도 나눠 쓰는 쉐어 하우스, 중고 도서를 재활용하는 사업, 자동차를 회원제로 공유해서 나눠 타는 카 쉐어링 서비스 등 다양한 공유 경제 모델들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9. Creating Shared Value – 국내 기업들의 CSV 도입 및 실행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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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초 마이클 E. 포터가 HBR을 통해 CSV(공유가치창출, Creating Shared Value) 개념을 처음 주창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후 꾸준히 글로벌 기업의 CSV 사례들이 발굴되며 점차 많은 지역으로 개념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작년 하반기에는 클린턴 재단의 후원으로 공유가치 이니셔티브(SVI, Shared Value Initiative)까지 발족되기에 이르렀다. SVI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CSV 케이스들을 체계화하여 확산 시키고, 각종 지식과 솔루션을 기업에 제공하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도 지난 해 부터 CSV 개념을 인지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이 CSV 전략이 산업계에 확산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순 학습을 넘어 본격적인 전략 도입이나 조직 전환 등의 자발적 활동이 증가하고, 새 정부 또한 CSV 확산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10. Globalization – 사회적 기업 섹터의 글로벌화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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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에코준(Ecojun)은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를 연이어 석권하며 국내 친환경 제품 디자인 사회적 기업 사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딜라이트 보청기는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여 미국의 B Corporation 인증까지 획득하며 해외 판로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 사회적 기업 전체 섹터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외 오피니언 리더들이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컨퍼런스나 세미나, 학술 활동 등 지적 교류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쇼카 코리아 설립, 허브 서울 오픈, 록펠러 자선 자문단(RPA)과 (사)루트임팩트 간의 전략적 제휴 등 해외 기관들의 한국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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