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s type=”horizontal”] [tabs_head] [tab_title]기고자 프로필[/tab_title] [/tabs_head] [tab]

김정태

MYSC, Vice President, jtkim@mysc.co.kr

김정태 이사는 헐트국제경영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했고 현재는 사회혁신투자컨설팅 MYSC에 이사로 있다. 유엔사무국 산하기관인 유엔거버넌스센터에서 근무했고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등 적정기술, 디자인 총서의 기획자이다. 저서로는 «적정기술이란 무엇인가?» (공저)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등이 있고, 블로그(www.theUNtoday.com)에 디자인씽킹과 국제개발 이야기를 쓰고 있다.

[/tab][/tabs]

최근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라는 용어가 널리 회자되고 있다. 일반적 투자가 아닌 임팩트 투자란 무엇인가? 여기서 임팩트란 사회·환경적 임팩트(social and environmental imp-act)를 의미한다. 기존의 투자가 주로 경제적인 성과에 주목한 데 비해 임팩트 투자는 경제적 성과를 기본으로 추가적으로 사회·환경적인 임팩트를 추구하는 투자를 말한다. 

그동안 임팩트는 주로 자선(philanthropy) 목적으로 운영되는 재단이나 비영리 단체와 밀접하게 관련된 용어이자 개념이었다. 그러한 개념이 전통적인 금융시장의 전유물이었던 투자와 결합되어 만들어진 임팩트 투자는 이전까지 확연히 구분되어 오던 자선과 투자의 두 기능이 융합한 혁신적인 접근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접근의 등장 배경으로 무엇보다 자선 활동과 공공 예산의 활용만으로는 사회·환경적인 임팩트 창출이 어렵다는 인식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각국의 경제가 휘청거리는 지금, 경제적 성과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성과 외에 추가적인 성과를 이루겠다는 임팩트 투자는 과연 현실적인 접근일까? 동 글은 임팩트 투자가 부상하고 있는 환경적 요인과 더불어 임팩트 투자가 국내외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획되고 실행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며 임팩트 투자의 기회를 살펴본다.

임팩트 투자의 세계적인 부상과 현황  

[divider]

먼저 임팩트 투자의 의미를 다시 짚고 넘어가보자. 임팩트 투자란 ‘원금과 추가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규모 있는 자본투자’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회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가 상장된 기업 중 사회·환경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규모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반면 임팩트 투자는 기업의 상장 여부와는 상관없이 사회·환경적인 임팩트를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한다. 

추가적인 수익이 과연 얼마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임팩트 투자를 진행하는 Mulago Foundation은 그 기준을 ‘시장수익률 이하’(less than a market rate of return)라고 규정한다. 시장수익률 이상을 내는 투자 대상에는 굳이 임팩트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임팩트 투자는 기부가 아닌 투자라는 점 그리고 원금 상환 이외에 추가 수익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융자(loan)와는 다르며 주로 지분 투자(equity investment)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미소금융(micro-credit)과도 구별된다.   

J.P. 모건은 2010년에 발행한 ‘Impact Invest-ments: An Emerging Asset Class’라는 보고서를 통해 임팩트 투자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임팩트 투자를 ‘재무적 이익과 더불어 긍정적인 사회·환경적인 임팩트도 달성하는 자본투자(capital investment)’라고 정의한 J.P. 모건은 2015년까지 총 5천억 불  이상의 임팩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경우 임팩트 투자 규모는 2020년까지 약 740억불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01년부터 전통적인 비영리 부문에 투자 개념을 도입했던 아큐먼펀드(Acumen Fund)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0여개의 임팩트 투자 관련 기관이 활동하고 있다고 파악한 바 있다.

임팩트 투자의 분야와 범위  

[divider]

임팩트 투자는 자선과 투자가 융합된 성격을 가지며 주로 그 대상 분야는 기존의 공공 부문과 비영리 자선단체가 활동하던 사회 및 환경 분야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그러한 분야에서 밀접하게 활동하는 사회적기업 또는 사회혁신 추구형 기업이 임팩트 투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자본시장을 통한 사회문제의 해결’이란 관점에서 임팩트 투자가 앞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은 주요 분야는 표 1.과 같다.

 

IBR Image.005

표 1. 향후 활발한 임팩트 투자가 예상되는 주요 분야 (출처: InSight at Pacific Community Ventu-res & Initiative for Responsible Investment, «Impact Investing: A Framework for Policy Design and Analysis», January 2011)

 

표 1.과 같은 특정 분야 외에도 임팩트 투자는 공공 부문 및 기존의 비영리 단체 등 자선단체와 투자자와의 협력으로 진행되는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s)을 통해 공공 부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공공서비스에도 적용 가능하다. 교정서비스, 장애인복지, 대중교통, 임대주택, 공공의료, 다문화서비스 등이 이러한 공공서비스의 대상에 포함된다. 

또한 임팩트 투자는 앞서 언급된 모든 분야의 수요에 대처할 자원이 극히 제한되어 있는 개발도상국 및 최빈국(least developed countries)에서 일회성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대신 지속가능한 사업체에 투자해 시장규모를 확대하고 고용창출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기부 중심의 접근은 현지의 시장 질서를 왜곡할 위험이 있기에 시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장에 참여해 기존에 없었던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가 이루어지게 된다.

사회적 금융으로서의 가능성

[divider]

늘어나는 공공서비스 수요에 직면하면서도 세수입의 획기적인 증대가 어려운 지방 정부와 지자체의 경우 이러한 임팩트 투자를 포괄하는 사회적 금융(social finance)을 도입할 가능성이 특별히 높다. 사회적 금융이란 ‘사회문제를 개선하고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한 금융’으로서 한정된 정부의 예산을 획기적으로 보충하면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사회·환경적 임팩트는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하도록 돕는 자본 흐름을 뜻한다.  

실제로 영국의 피터버러(Peterborough)시는 직영 교도소의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의 사회성과연계채권에 기반한 혁신적인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2010년부터 6년 기한으로 운영하고 있다. 시 정부는 6년간 총 5백만 파운드 규모로 록펠러 재단 등 민간에서 모집하는 투자기금을 One Service라는 중간지원조직(intermediary)을 매개로 수감자의 자활과 교육을 담당하는 지역기반 민간단체에 투자하고 있다. 가석방 등 출감자의 60%가 1년 이내에 다시 수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 전역의 재범률과 비교해 지역의 재범률이 7.5% 이하로 떨어질 경우 민간 투자자들은 최대 12%의 이자와 함께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민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투자 수익은 범죄 예방을 통해 절감된 시 정부의 예산에서 집행된다. 

시 입장에서는 예산절감뿐 아니라 재범률의 감소라는 임팩트까지 확보하게 되는 매력적인 접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재범률 7.5% 이하로 감소’라는 기대 임팩트가 달성되지 못할 경우 5백만 파운드는 기부금으로 처리되기에 민간 투자자들에게는 고위험 투자일 수 있지만 프로그램의 현재까지의 성과는 상당히 고무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그램을 자문하고 있는 영국의 임팩트 투자 전문기관인 소셜파이낸스(Social Finance)의 앨리사 헤비츠 이사는 “파악되고 있는 수감자의 출감 이후 이야기는 긍정적이다”라고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바 있다.

아시아 최초로 진행되는 서울시의 사회적 금융

[divider]

한편 서울시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사회적 금융을 도입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2년 7월 30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서울특별시 사회투자기금의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를 통해 국내에도 사회적금융과 임팩트 투자를 운용할 수 있는 설립 기초가 마련되었다. 서울시는 동 조례에 근거해 서울시 일반예산 500억 원과 민간 기부금 500억 원 등으로 출연한 최대 1,000억 원 규모의 사회투자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사회투자기금은 민간위탁 운영을 통해 마을공동체기업 등 사회목적형 기업에 융자로 운용이 되며, 추후 민간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법 개정이 추가로 이루어질 경우 영국과 미국의 사례와 같이 사회성과연계채권을 도입하는 등 본격적인 임팩트 투자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가 된다. 초안에서는 기업이 아닌 사회적기업가 등 개인도 융자의 대상에 포함되었지만 최종안에서는 법인 등으로 융자 대상이 제한되었다.

서울시의 사회투자기금 운용은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경기도는 최근 사회성과연계채권을 경기도의 공공서비스에 적용하는 연구용역을 시작했다. 영국 피터버러시의 재소자 재범률 인하를 목표로 한 사회성과연계채권에 이어 최근 캘리포니아에서는 지역 주민의 보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성과연계채권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분야는 앞으로 다문화, 교육, 취업, 에너지 등 더 많은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에 맞물려 관련된 인력과 전문적인 컨설팅의 수요 역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팩트 투자의 기회와 의미  

[divider]

앞서 언급되었듯이 임팩트 투자는 자선활동과 기존의 투자부문의 결합을 통해 기존에 존재하지 못했던 다양한 혁신의 ‘경우의 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피터버러시의 경우 사전 합의된 임팩트가 나오지 못할 경우 민간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의 위험을 지지만 올해 뉴욕시가 동일하게 재소자의 재범률 감소를 목표로 미국에서 최초로 시작한 사회성과연계채권은 이보다 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피터버러시의 경우 해당 임팩트 투자의 이해관계자는 시 정부, 민간 투자자 그리고 실제 사업을 진행하는 비영리 단체 등이었지만 뉴욕시의 경우는 추가로 투자자의 원금 일부를 보장하는 민간 재단이 포함되어 있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960만불로 시작된 뉴욕시의 사회성과연계채권은 사전 합의된 ‘재범률 10% 이하로 축소’라는 임팩트가 실현되지 못하더라도 블룸버그 재단이 보증하는 720만불은 투자자에게 상환될 수 있다. 따라서 골드만삭스는 240만불의 투자손실 가능성과 함께 임팩트 달성 시 뉴욕시가 지급하는 최대 201만불의 투자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민간 투자자가 가진 투자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민간 재단이 종래에 수행해오던 기부형 활동을 통해 상쇄한 것으로 민간 재단이 보유한 유휴 자산(endowment)의 새로운 활용이라고 불 수 있다. 

그렇다면 임팩트 투자를 통해 기업, 자선단체 그리고 지자체 등이 각각 가지게 되는 새로운 기회와 의미를 알아보도록 하자. 

 

기업: 사회공헌에서 사회투자로 

임팩트 투자는 기업이 전통적인 사회공헌 사업에서 한 단계 발전해 기업의 고유한 핵심 역량과 친숙한 비즈니스 방법론에 입각한 새로운 사회·환경적 임팩트를 창출하도록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사회공헌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소멸성 비용이라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사회공헌으로 책정된 예산 가운데 일부를 임팩트 투자 형식으로 전환하여 기업의 핵심역량과 연계되거나, 기업의 사회공헌 전략 분야 가운데 지속가능한 임팩트를 창출하는 소셜벤처나 사회적기업에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얻어진 투자 수익은 기업 자체의 사회투자기금으로 적립되어 또 다른 임팩트 투자로 연계될 수 있다. 기업이 이러한 전략을 취할 경우 가지게 되는 혜택은 대기업이 직접 사회적기업을 출범하고 운용함으로써 수반되는 소규모 사회적기업 당사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임팩트를 창출하는 보다 다양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최초의 사회혁신 전문 투자컨설팅 회사인 MYSC는 국내의 청년 소셜벤처 ‘프로젝트옥’과 공동으로 기업이 ‘기부가 아닌 투자’로도 참여할 수 있는 임팩트 투자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주’(우리들의 집, woo宙)라 불리는 소셜하우징(social housing) 프로젝트는 소외계층 대학생들이 겪는 고질적인 이슈인 높은 주거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후한 빈 집이나 미분양된 임대주택을 개선하여 보증금 없이 약 30만 원의 월세로만 거주할 수 있도록 접근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러한 주거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전세자금 등은 임대 수익과 광고 수익 등으로 충당되게 된다. 

기업은 사회공헌 예산 중 일부를 ‘우주’의 운영자금으로 기부할 수 있고 일부는 임팩트 투자 형식으로 일정한 기간 내 원리금 상환을 전제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대학생들의 주거비용 감소 및 삶의 질 향상이라는 사회·환경적 임팩트를 창출하면서 투자 원금과 추가 수익을 만드는 이러한 접근은 건설업 등 관련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핵심역량과 연계될 수 있는 최적화된 임팩트 투자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자선단체: 무상 기부에서 임팩트 기부로 

임팩트 투자는 민간 기업 외에도 기부금을 모금하거나 집행하는 자선단체와 비영리 단체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자선단체는 주로 보수적으로는 기금(endowment)의 이자 수익보다 적극적으로는 기금의 투자 수익을 통해 발생한  추가 수익으로 다양한 기부 활동을 전개해왔다. 어떤 경우에는 자선단체가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 진행하는 투자가 자선단체의 가치와 상관없이 투자 수익률에만 기반해 진행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임팩트 투자는 자선단체가 진행해오던 기부의 방향에 투자 성격을 가미한 ‘임팩트 기부(impact giving)’라는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임팩트 기부란 기존의 비영리기관이나 일회성 프로그램에 기부하는 형태가 아닌, 자선단체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기업과 같은 영리 기관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단순 기부와 비교했을 때 기대되는 임팩트와 측정할 수 있는 지표들을 통해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만에 하나 임팩트가 달성되지 못했더라도 임팩트 기부는 투자 손실이 아닌 기부금으로 전환 처리할 수 있기에 자선단체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의 ‘기부성 투자’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임팩트 기부를 모니터그룹은 ‘사업 자선(Enterprise Philanthropy)’이라 부르기도 한다. 

기부성 투자가 효과를 본 가장 대표적인 예로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추구하는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을 들 수 있다. 임팩트 투자의 원형이라 볼 수 있는 그라민 은행은 1976년에 설립되었지만 장장 17년이 흐른 후인 1993년에야 흑자 경영으로 돌아섰다. 마이크로파이낸스라는 하나의 혁신적인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 그동안 약 200억불의 증여(grant), 저금리 대출(soft loan), 지급 보증(guarantee) 등 다양한 방식의 금융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 자선 또는 임팩트 기부는 그라민 은행과 같이 혁신적인 접근법을 보유하면서 장기적인 투자를 필요로 하는 조직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  

 

개발협력기관: 개발 원조에서 개발 투자로

전세계적으로 임팩트 투자가 가장 활발히 전개되는 현장은 바로 개발도상국이나 최빈국이다. 전통적인 자본 시장의 역할이 제한되어 있고, 정부의 예산으로는 특히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무적 이익과 사회·환경적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임팩트 투자자들에게는 이곳이 기회의 땅이다.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지원하는 국제개발 협력의 큰 축은 OECD 회원국과 중국, 브라질 등이 제공하는 공적 개발 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라고 할 수 있다. 공적개발원조는 증여와 양허성 차관으로 진행되는데 많은 경우 고속도로, 댐, 병원, 학교 등 기간 시설을 만드는데 활용되어 왔다. 임팩트 투자는 이러한 개발 원조 외에 개발 투자라는 새로운 접근의 기회를 제공한다.   

개발 투자(development investment)는 원조의 형식이 아닌 일반적인 자본 투자를 통해 개발 협력 현지의 물, 에너지, 식량 등과 관련된 임팩트를 추구하는 기업이나 민간 단체를 지원하게 된다. 세계적인 개발 협력 관련 임팩트 투자 기관인 아큐먼펀드는 BOP(bottom of the Pyramid) 시장을 대상으로 약 120불에 구매가능한 농업용 관개 기구를 판매하는 킥스타트(KickStart), 2~4불에 구입가능한 저렴한 안경을 판매하는 비젼스프링(VisionSpring) 등에 이러한 개발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개발 투자는 원조가 가져오는 의존성 심화와 시장 왜곡이라는 부정적 임팩트를 차단하고 현지의 수요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개발 투자는 앞서 언급된 사회성과연계채권과 같은 방식으로도 진행이 가능한데 이러한 접근을 개발성과연계채권(Development Impact Bonds)이라고 부른다. 민간 투자자가 개발협력 현지의 특정 부문에 투자를 하고 사전 동의된 임팩트가 달성된 경우 현지 정부나 미국국제개발처 등 원조기관 등으로부터 투자수익을 실현하는 구조다. 영국 피터버러시의 사회성과연계채권에 자문을 하는 소셜파이낸스는 국제개발센터(Center for Global Development)와 함께 ‘개발성과연계채권 작업반(Development Impact Bonds Working Group)’을 올해 구성한 바 있다. 현재 이 작업반에는 시티그룹 등 민간 투자자와 세계은행, 영국국제개발부, 록펠러 재단, 빌게이츠 재단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결과가 주목된다.

 

IBR Image.004

그림 1.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임팩트 투자의 역할. 임팩트 투자는 초기 단계의 사회적기업 등이 일반적인 자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출처: Asian Value Partners) 

임팩트 거버넌스의 구축 

[divider]

임팩트 투자가 효과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영역, 민간 투자자 집단, 중간지원조직, 자선재단, 비영리 단체 등 이해관계자가 모여 만드는 효과적인 거버넌스 구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거버넌스(governance)란 일종의 ‘의사결정 과정’으로서 특정 이해관계자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자가 공유한 공통적인 가치 실현을 위해 해당 이해관계자가 협의와 협력을 해나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임팩트 투자를 위한 거버넌스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임팩트 거버넌스(Impact Governance)’란 임팩트 투자가 이루어지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법제 제도적 지원 체계와 평가 기준의 마련, 초기 고위험 투자대상에 대한 자선단체와 투자자들의 역할 분담, 임팩트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의 활성화 등이 해당 이해관계자들의 협의를 통해 최적화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된 서울시의 사회투자기금은 정부가 거버넌스 구축을 주도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임팩트 투자 시장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거버넌스 구축은 양날의 칼이라 볼 수 있다. 정부가 가진 정책 기획과 행정력을 바탕으로 임팩트 투자가 적극적으로 시도 되도록 시장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정부의 긍정적인 역할이 있다. 도시의 주거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소셜하우징을 취약 계층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토지주택공사와 같은 공사 외에도 일반 민간기업의 참여가 요구된다. 하지만 민간 기업 입장에서는 ‘취약 계층의 주거문제 해소’라는 사회적 임팩트만으로는 이러한 분야에 뛰어들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정부는 임팩트 투자 집행에 우호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함으로 임팩트 거버넌스 구축에 나설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익성이 높은 지역에 건축을 하기 위해 취약 계층을 위한 소형주택 건축을 일정 비율 의무화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커뮤니티재투자법(Community Reinvestment Act)이나 주택투자파트너십(HOME Investment Partnership) 등의 정책을 통해 저소득층 주택건설 사업에 투자 기관의 참여를 의무화 했다. 호주 역시 비슷한 정책으로 민간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저소득층 주택 건설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거버넌스를 제공했다.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임팩트 거버넌스는 임팩트 투자의 환경 조성에는 유리하지만, 조성된 환경에서 확실한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임팩트 투자 대상을 발굴하거나 임팩트 비즈니스가 효과적으로 진행되도록 하는 데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임팩트 거버넌스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민간 투자자가 임팩트 투자에 매력을 느끼고 장애물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나 세제 혜택 등으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민간 투자자들이 재무적 수익을 별도로 추구하면서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효과적인 거버넌스 구축에 기여할 것이다.

임팩트 투자로 활성화되는 사회적경제 

[divider]

마지막으로 임팩트 투자는 최근 경제민주화 흐름과 더불어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를 활성화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회적 경제란 기존의 경쟁과 우열에 기반 한 경제 중심의 자본주의에서 호혜와 연대를 기반으로 하는 시민사회 중심의 경제사회활동을 뜻한다. 사회적 경제 생태계에서는 기존의 영리 기업 외에도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다양한 형태로 경제 이익과 사회 가치를 실현하는 주체들이 활동하게 된다. 이러한 주체들이 규모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신생 기업들의 성장 발판인 채권 발행이나 주식 투자 등을 활용해야 하는데 사회적 경제 주체들은 현재 이러한 자본시장에 접근 불가능한 상태다. 따라서 기업 규모를 키우고 비즈니스 모델을 정교화하여 초기 단계의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등이 향후 자본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할 추가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바로 임팩트 투자가 그 연결고리의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 경제 주체의 비즈니스 모델이 정교화 된다면 최종적으로 기업공개(IPO)나 전략적 인수합병 등을 통한 기업의 출구 전략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기업이 지원대상에서 투자대상으로 전환되도록 이끌어주는 지렛대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임팩트 투자의 핵심은 결국 임팩트

[divider]

앞서 임팩트 투자의 동향과 임팩트 투자가 가져오는 새로운 기회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임팩트 투자의 생태계가 활성화되기 위해 앞으로 더욱 주목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바로 임팩트 투자의 핵심인 ‘임팩트’에 대한 깊은 이해일 것이다. 

Mulago Foundation의 Laura Hattendort는 스탠포드소셜이노베이션리뷰(SSIR)에서 “임팩트 투자에 단 하나의 핵심 키워드를 뽑아야 한다면 그것은 임팩트여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임팩트 투자자들은 투자에 나서기 전 자신들이 정확히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원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팩트 투자의 핵심은 결국 임팩트이다. 임팩트란 특정한 이슈에 대해 일정 규모 이상의 사람들의 삶이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를 말해주는 이야기이다. 즉, 이슈와 사람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이며 임팩트 투자는 부정적 임팩트가 아닌 긍정적 임팩트를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임팩트 투자가 결국 해결하고자 하는 근원적인 사회의 문제란 무엇이며 그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어떠한 지속적이며 긍정적인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치밀한 고민이 필요하다. 

임팩트란 ‘프로그램 X회 운영’이나 ‘X명의 교육 참가자’에 대한 산출(output), 혹은 해당 산출을 통한 ‘관련 지식의 증가’나 ‘행동의 변화’를 뜻하는 결과(outcome)를 넘어서는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효과이다. 임팩트는 결론적으로 사회가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했는지에 주목한다. 일부 계층의 지식이 증가하고 행동이 변한 결과가 측정된다 하더라도 사회의 전체 관점에서 볼 때 다른 계층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면 그것은 실제로 긍정적인 임팩트를 가져오지 못한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사회의 유기적인 구조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사회의 다양한 이슈가 어떻게 서로 연계되었는지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섣불리 시도되는 임팩트 투자는 제대로 된 임팩트 투자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 어느 투자보다 임팩트 투자는 다시금 인간 중심의 관점과 접근을 요구한다. 임팩트 투자가 가져올 임팩트에 대한 생각에 앞서 우리 사회의 기저에 어떤 문제가 뿌리 깊게 존재하는지를 먼저 명확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 임팩트 투자를 준비하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첫 번째 과제일 것이다. 

NO COMMENTS

LEAVE A REPLY